무료 강연 등 앞세운 불건전 보험영업?…금감원 "현장 가입 주의해야"
지난해 두 차례 금감원 소비자경보에도 관련 민원 이어져...지난달 불시 암행점검 설계사 신원·가입 목적 확인하고 청약·해피콜은 본인이 직접 해야 특별이익 제공받은 소비자도 처벌 가능...고가 유아용품 할인 '미끼' 주의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금융당국이 무료 강연이나 박람회에서 보험 가입을 권유받을 경우 상품의 목적과 주요 조건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료 수업이나 사은품을 계기로 상담이 시작된 뒤 중도해지 손실 등 불리한 내용이 충분히 안내되지 않거나 기존 보험을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2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금융감독원은 보험상품 브리핑·박람회 영업과 관련한 민원이 꾸준히 접수됨에 따라 지난달 불시 암행점검을 실시하고 가입 단계별 소비자 유의사항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4월 무료강연을 활용한 브리핑 영업에 이어 같은 해 8월 박람회 보험영업과 관련해서도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브리핑 영업은 케이크·화과자·도마 만들기 같은 무료 강연을 신청한 소비자에게 보험상품을 소개하는 형태다. 보험설계사가 후원사 홍보를 명목으로 재테크 강의를 진행하며 종신보험 등을 설명하고 가입 의사를 보인 참석자에게 신청서 작성과 모바일 청약을 권유한다. 후원사 홍보가 포함된다는 사실은 미리 알리면서도 구체적인 상품 내용은 밝히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박람회에서는 보험회사나 보험대리점이 설치한 부스를 중심으로 모집활동이 이뤄진다. 설계사가 아기용품 등 소액 사은품이나 태아보험 설명·재테크 상담을 내세워 방문객을 부스로 안내한 뒤 보험 상담과 청약 절차를 진행하는 식이다.
금감원이 공개한 민원 사례를 보면 한 소비자는 케이크 만들기 수업 중 별도의 사전 안내 없이 보험상품을 권유받았다. 상담 과정에서 휴대전화 사용까지 제한됐지만 중도해지 시 원금 손실이 클 수 있다는 점과 해당 상품이 저축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은 설명받지 못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베이비페어에서 설계사가 정상적으로 유지 중인 기존 계약을 깎아내리며 승환계약을 유도했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권유받은 계약의 모든 담보가 100세 만기라는 설명을 들었지만 실제 주요 특약은 30세 또는 80세에 끝나는 등 불리한 조건이 제대로 안내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금감원은 우선 보험 가입 상담을 받을 때 설계사의 소속과 성명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브리핑 영업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참석을 거부하고 현장을 떠날 수 있다. 안내자료와 녹취·문자메시지·카카오톡 등 상품 설명자료도 챙겨두고 의심스럽거나 이해되지 않는 내용은 다시 확인해야 한다.
상품 설명 단계에서는 충동적인 가입을 피하고 보장이나 저축 등 가입 목적과 주요 특징을 살펴야 한다. 특히 저축이나 목돈 마련을 목적으로 종신보험을 권유받았다면 상품 성격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종신보험은 주로 사망을 보장하는 보장성 보험으로 저축성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 보험금 청구권과 청약철회 등 중요사항을 비롯해 유사 상품과의 비교·설명 및 판매수수료 등급·순위에 관한 안내도 받아야 한다.
보험 가입 절차는 계약자가 직접 밟아야 한다. 빠르게 처리해주겠다는 이유로 휴대전화를 설계사에게 넘기면 계약서류의 주요 내용을 확인하지 못할 수 있다. 질병 정보와 직업·운전 여부 등 계약 전 알릴 의무도 사실대로 이행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 계약이 해지되거나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완전판매 모니터링인 해피콜에서도 설계사에게 실제로 설명받은 내용을 기준으로 가입자가 직접 답변해야 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은 추가 설명을 요구하고 설명받은 내용과 다르게 답변해서는 안 된다. 실제 설명과 다른 답변은 향후 보험금 지급 등을 둘러싼 분쟁에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보험 가입을 대가로 한 특별이익 제공도 주의해야 한다. 최초 1년간 납입보험료의 10%와 3만원 가운데 적은 금액을 넘는 금품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유모차·카시트 등 고가의 유아용품을 지나치게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별이익을 건넨 사람뿐 아니라 받은 사람도 처벌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 예방 및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브리핑·박람회 영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암행점검을 추진해 확인된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