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이어 김승원도 사퇴…민주당 '사수' 끝내 무산된 2기 개각
與 단독 청문보고서 채택 이틀 만에 자진사퇴 이 대통령 “국민 눈높이 고려” 발언 하루 뒤 결단 용혜인 이어 두 번째 낙마…2기 개각 인사 부담 커져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방어에 나섰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마저 결국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용 후보자가 지난 13일 사퇴하면서 여야 인사청문 정국의 전선이 김 후보자 한 명에게 집중된 지 불과 엿새 만이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이후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단독 채택하며 임명 절차를 밀어붙였지만, 김 후보자가 직접 사퇴를 선택하면서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은 또다시 인사 부담을 안게 됐다.
김 후보자는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20일 만이다.
김 후보자는 “어제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며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작은 부담이 더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후보직 사퇴와 별개로 검찰개혁과 자신을 둘러싼 수사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용혜인 사퇴 뒤 “김승원은 지킨다”…결국 엿새 만에 동반 낙마
김 후보자의 사퇴는 용 후보자의 낙마 직후 형성됐던 여야의 대치 구도를 완전히 바꿔 놓게 됐다.
앞서 용 후보자는 지난 13일 장관 후보자직에서 자진사퇴했다.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는 용 후보자 문제를 조기에 정리하는 대신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다.
국민의힘 역시 용 후보자 사퇴 직후부터 김 후보자를 다음 공격 대상으로 지목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용혜인을 버려도 김승원은 살릴 수 없다”며 김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고, 이후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재산신고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장관직 수행에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실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7일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여당 주도로 채택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자의 임명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분위기는 하루 만에 달라졌다.
李대통령 “최종 결론 못 내렸다”…다음 날 김승원 사퇴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나름대로 최선의 인선을 했다고 하지만 국민 검증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국회에서 청문보고서까지 단독 채택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임명을 즉각 확정하지 않고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면서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자의 거취가 다시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후보자가 이날 사퇴 이유를 설명하면서 직접 “대통령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고 밝힌 만큼 전날 이 대통령의 발언이 거취 결정에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용 후보자를 정리한 뒤 김 후보자의 임명을 추진하던 여권의 구상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신약 임상 청탁 의혹부터 재산신고까지…청문회 이후에도 논란 지속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가장 큰 쟁점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업체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과 관련한 청탁 의혹이었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특정 업체의 치료제 임상시험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하면서 정상적인 민원 처리 과정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청문회 과정에서 “문과라 코로나19 치료제 성능을 잘 알 수 없다”고 말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이 다시 확산됐다.
재산신고 누락과 세금 납부 문제, 가족 관련 의혹 등도 야당이 제기한 주요 쟁점이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이후에도 김 후보자가 관련 의혹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김 후보자와 여당 측은 검찰 수사에서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거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의혹 제기라고 반박해 왔다.
2기 개각 두 번째 낙마…다시 시험대 오른 인사검증
김 후보자의 사퇴로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에서는 용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 낙마자가 나오게 됐다.
특히 용 후보자 사퇴 당시만 해도 민주당이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 17일까지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단독으로 처리했지만 이틀 만에 후보자 본인이 물러나는 결과를 맞게 됐다.
이 대통령 역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인사 시스템을 다시 살펴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용 후보자 사퇴 이후 여야의 인사전선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대결로 좁혀졌다.
하지만 김 후보자까지 후보직을 내려놓으면서 이번 2기 개각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개별 후보자의 의혹을 넘어 청와대의 인사추천과 검증 시스템 전반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졌다.
법무부 장관 인선도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