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로보틱스, 휴머노이드로 ‘로봇손’ 판매 가속한다

완제품 CAPA 확대 대신 핵심 ‘로봇손’ 집중…AMR 편중 매출구조 다변화 승부 삼성전자 접점 확대 주목…대기업 레퍼런스 확보 시 산업용 시장 확산 기대

2026-09-17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원익로보틱스가 산업용 휴머노이드 개발에 뛰어들면서 매출 구조를 고부가가치 로봇손 중심으로 다변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회사가 강점을 가진 다관절 로봇손과 기존 AMR 기술을 결합한 '모바일 휴머노이드'를 앞세워 연구용 중심이던 로봇손을 실제 제조·물류 현장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17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원익로보틱스는 바퀴형 이동 플랫폼 위에 사람 형태의 상반신과 로봇팔·로봇손을 결합한 모바일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물류 작업 투입을 최우선 목표로 국내 대기업과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생산해도 핵심은 알레그로 핸즈

원익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사업은 완제품 자체를 새로운 주력 매출원으로 키우기보다 핵심 제품인 로봇손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일종의 '액셀러레이터' 성격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원익로보틱스의 핵심 제품인 '알레그로 핸드(Allegro Hand)'는 주로 산업 투입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현재 180곳 이상의 연구 파트너가 활용하는 등 연구·교육용 시장에서는 상당한 레퍼런스를 확보했지만, 이를 제조·물류 등 대규모 산업 수요로 연결하는 것이 다음 과제다. 

로봇손은 휴머노이드의 핵심 부품이지만 부품만 제조기업에 공급해서는 실제 공정 적용까지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어떤 로봇팔과 이동 플랫폼을 결합할지, 비전·제어 소프트웨어와 어떻게 연동할지 등 시스템 통합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원익로보틱스가 직접 알레그로 핸즈를 장착한 휴머노이드를 공정에 투입하면 성능과 내구성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는 면에서 산업 현장 진입 장벽을 한층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로봇손 단품을 글로벌 휴머노이드 제조사에 공급할 때 필요한 산업용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셈이다. 

회사는 향후 휴머노이드 수요가 늘더라도 완제품 생산능력(CAPA)을 대규모로 확대하지 않고, 로봇손을 제외한 주요 부품은 외부에서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제한된 자본과 생산역량을 완제품 조립보다 경쟁우위를 확보한 로봇손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원익로보틱스 매출은 약 326억원으로 아직 사업 규모가 크지 않고 영업손실도 약 26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매출의 과반을 AMR이 차지하는 만큼 기업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AMR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기술 진입장벽과 부가가치가 높은 로봇손 사업을 본격적인 매출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레퍼런스 확보할까? 가전 공정 투입 주목

업계에서는 원익로보틱스가 모바일 휴머노이드와 로봇손을 앞세워 삼성전자와의 협업 범위를 넓힐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원익로보틱스의 주요 AMR 고객사 중 하나로 꼽힌다. 원익로보틱스는 원익QnC와 원익머트리얼즈 등 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삼성전자에 AMR을 공급하며 제조·물류 현장 레퍼런스를 축적해왔다. 원익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오랜 기간 삼성전자 공급망에 참여해온 만큼 기존 거래 관계를 로봇 사업으로 확장하기에 유리한 구조다.

현재 원익로보틱스의 AMR은 반도체 공정보다는 가전제품 제조현장의 공정 간 이송이나 물류창고 등에 주로 투입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향후 모바일 휴머노이드나 로봇손으로 삼성전자와 협업 범위가 확대될 경우에도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보다 가전·모바일 등을 담당하는 DX부문 제조현장이 우선적인 적용처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도체 팹은 이미 OHT(Overhead Hoist Transport 등을 기반으로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작업자가 직접 개입하는 공정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원익로보틱스 관계자는 "현재 몇몇 기업과 휴머노이드 PoC를 진행 중인데, 구체적인 기업명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로봇손이 범용으로 개발되면서 물류, 제조, 식품 등에 폭넓게 쓰일 수 있고 AMR과 로봇손 판매 비중이 점점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