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특판’ 반짝 효과 저축은행…수신 5조 늘었지만 개인예금 기반은 약화

7월 수신 105조 돌파, 2년 7개월 만에 최대 4% 이상 상품 113개→7개로 급감…금리 다시 낮춰 SBI·OK 개인예금 비중 동반 하락…일부는 법인·기관 자금으로 대체 대출 확대 어려운 상황서 개인예금 기반 약화…소매금융 경쟁력에도 부담

2026-09-17     박지안 기자
[사진=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저축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고금리 수신상품을 앞세워 감소하던 수신 잔액을 반등시켰지만 영업 기반인 개인예금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줄어드는 엇박자가 나타나고 있다. 금리를 높여 단기 자금을 끌어모은 뒤 다시 낮추는 과정에서 수신 규모와 고객 기반의 변화가 엇갈린 것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와 가계대출 규제로 자금 운용처가 제한된 가운데 저축은행업계가 수신 총량 회복과 장기적인 개인 고객 기반 유지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녹색경제신문이 한국은행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종합한 결과 7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105조2141억 원으로 전월(100조3558억 원) 대비 4조8583억 원 늘었다. 이는 2023년 12월(107조1491억 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리 올려 수신 채우자마자 다시 인하

수신 반등을 이끈 것은 7월에 집중된 고금리 특판이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6월 초 3.32%에서 7월 말 3.81%로 뛰었고,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4% 이상을 주는 상품만 113개로 전체의 36.2%에 달했다.

그러나 일정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저축은행들이 조달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다시 내리면서 고금리 경쟁도 빠르게 잦아들었다. 이달 16일 기준 평균 금리는 3.73%로 떨어졌고, 연 4% 이상 상품도 7개로 급감했다.

대형사 개인예금 2조 감소…일부는 법인·기관 자금으로 대체

고금리 수신 경쟁이 한창이던 7월과 별개로, 대형 저축은행의 개인예금 기반은 최근 1년간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1위 SBI저축은행의 6월 말 개인예금 비중은 66.67%로 1년 전보다 1.06%포인트 하락했다. 개인예금 금액으로는 1조1230억 원 감소했다. OK저축은행 역시 같은 기간 개인예금 비중이 3.59%포인트 낮아졌고, 금액은 9182억 원 줄었다. 두 회사에서 감소한 개인예금만 2조 원을 웃돈다. 한국투자·애큐온·신한·DB·하나저축은행 등 주요 저축은행에서도 개인예금 비중이 일제히 축소됐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개인예금 감소분을 법인·기관 자금이 보완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SBI저축은행의 법인·기관 예금 비중은 1년 새 4.92%에서 7.43%로 2.51%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확대 어려워…개인예금 기반 약화 부담

저축은행이 개인예금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배경에는 자금 운용처인 여신 확대의 제약이 자리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와 재구조화로 건전성 지표는 다소 개선됐지만, 가계대출 규제와 지역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신규 대출을 크게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 상반기 저축은행 전체 대출금은 전년 말보다 2조3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고 가계대출도 사실상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달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개인 장기예금의 확대 필요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개인예금은 저축은행의 소매금융 영업을 뒷받침하는 핵심 조달 기반인 만큼 단기적인 수신 규모 확대와 별개로 개인 고객 기반이 약화될 경우 향후 대출 영업 확대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당장의 조달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하면서 개인예금 기반이 약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소매금융 영업 기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향후 경기 회복 이후 대출 영업을 다시 확대할 때 이탈한 개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