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글로벌 VC 결합한 '뉴코'…K-바이오 새 해외진출 모델 각광

G-바이오위크 2026서 자산별 독립개발 구조와 성공 사례 소개 파라곤·아포지 사례 통해 개발비 부담·리스크 분산 가능성 제시

2026-09-17     민보영 기자
발표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수원 영통)] "원 개발사가 자체 자산을 기반으로 글로벌 VC와 뉴코를 설립하는 방식은 개발 과정의 리스크와 성과를 글로벌 투자자와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자체 자산별로 글로벌 VC와 뉴코를 반복적으로 설립해 후속 개발과 사업화를 맡기는 해외 사례도 눈길을 끕니다."

기술이전으로 자산을 넘긴 이후에도 뉴코(Newco) 성장에 따른 추가 가치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기술사업화 모델이 소개됐다. 원개발사 자산에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의 자금과 글로벌 개발 역량을 결합해 별도 법인에서 임상개발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뉴코 설립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 같은 방식으로 자산을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사업화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하경식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G-바이오위크 2026'에서 '글로벌 진출의 새로운 대안: NewCo 모델'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뉴코인 네비게이터 메디슨(Navigator Medicines)에 자산을 넘긴 뒤에도 뉴코 가치 상승에 따른 업사이드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VC가 자금조달 및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구조를 취하면서다. 네비게이터 이사회에 미국 바이오 투자사 RA캐피털 파트너나 공동창업자가 참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New Company'의 약어인 뉴코는 특정 신약 자산이나 개발 프로그램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임상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하는 모델이다. 하 대표는 자체 구분한 3가지 방식의 뉴코 중 글로벌 VC가 초기부터 자본과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전문 경영진을 구성해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기술이전과 자체 개발의 중간 단계로, 뉴코 설립 단계부터 원개발사와 글로벌 VC가 지분이나 이사회 등 거버넌스에 관여하는 구조다. 이후 뉴코가 임상개발을 거쳐 IPO나 M&A 등으로 가치를 실현하면 원개발사도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경제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그는 미국 항체 발굴 기업 파라곤 테라퓨틱스(Paragon Therapeutics)를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파라곤은 글로벌 VC인 페어마운트(Fairmount)와 공동으로 2022년 아포지 테라퓨틱스(Apogee Therapeutics)를 설립한 후 자체 개발 자산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아포지는 파라곤이 발굴·개발한 자산을 넘겨받아 독립적으로 임상개발을 진행했다.

하 대표는 "파라곤은 아포지 이후에도 스파이어(Spyre), 오루카(Oruka) 등 뉴코를 반복적으로 설립하며 항체 발굴과 초기 자산 개발 역량을 확보한 허브 역할을 하고, 글로벌 VC와 함께 자산별 독립 법인을 설립해 후속 개발과 사업화를 맡겼다"며 "이 같은 구조로 하나의 회사가 여러 파이프라인을 모두 직접 개발하는 대신 자산별로 투자와 개발 리스크를 분산하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포지는 올해 미국 제약사 애브비(AbbVie)에 약 109억달러 규모로 인수됐다.

국내에서는 아이엠바이오로직스의 네비게이터 메디슨이 이 같은 방식의 뉴코 사례로 꼽혔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와 협력해 2024년 5월 네비게이터 메디슨을 설립하고 한 달 뒤인 6월 자사 자산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VC로 참여한 RA캐피털은 충분한 펀딩을 확보하기 전부터 초기 자금조달에 관여했다. 

네비게이터 메디슨에 기술이전된 파이프라인은 현재 임상 2상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하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는 휴먼 데이터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하는 수준의 임상 결과가 확보될 경우 추가적인 기술이전이나 M&A 등 후속 가치 실현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글로벌 뉴코 사례는 총 47건으로, 설립 건수는 2020년 이전 3건에서 2021~2023년 8건, 2024년 12건, 2025년 12건, 2026년 8월 기준 12건으로 증가했다. 자산 원개발사 소재지로는 중국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은 9건, 한국은 3건이었다. 치료 분야별로는 면역·염증(I&I) 분야가 23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 질환 19건, 항암 분야 5건으로 나타났다.

하경식 대표는 "글로벌 임상시험과 사업화를 직접 수행하려면 초기뿐 아니라 후기 임상 단계까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데 이 때 뉴코 설립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글로벌 VC 입장에서는 이미 검증된 자산을 확보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인수합병(M&A)이나 IPO 등을 통해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네비게이터 메디슨의 설립 방식 외에도 두 가지 방식을 언급했다. 첫 번째는 글로벌 VC가 주도해 외부에서 유망 자산을 도입하고 뉴코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원개발사와 글로벌 VC가 함께 설립해 외부 자산을 도입하는 형태다. 하 대표가 언급한 파라곤의 방식은 두 번째 방식에서 좀 더 진화한 사례로 언급됐다.

국내 바이오기업이 이 같은 방식의 뉴코를 설립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글로벌 VC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제시했다. 하 대표는 "자체 자산의 경쟁력이 있다는 전제 하에 글로벌 VC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초기 개발비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투자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경기도 대표 바이오산업 행사인 G-바이오위크 2026는 17일까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진행된다. 올해는 '글로벌 바이오넥서스(Global BioNexus)'를 주제로 바이오헬스 산업의 기술·시장 동향과 기업 성장 전략을 다룬다.

'NewCo 모델과 AI가 여는 K-바이오의 미래'를 주요 화두로 제시한 16일 행사에서는 올릭스 권인호 부사장이 좌장을 맡고 ▲글로벌 바이오 대전환, K-바이오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 ▲글로벌 진출의 새로운 대안: NewCo 모델(아이엠바이오로직스 하경식 대표) ▲ 디앤디파마텍의 펩타이드 신약개발과 NewCo 기술이전 전략(디앤디파마텍 박은지 본부장) ▲바이오 AI: 생명현상의 이해와 신약 개발을 위한 통합적 AI 접근(갤럭스 석차옥 대표) ▲연구실에 AI 과학자가 들어온다: 연구자를 위한 생성형 AI 기반의 R&D 패러다임 전환(바이오넥서스 김태형 대표) 등을 주제로 강의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