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브릴스, 공모가 최상단 확정… 초기 FI 엑시트 나설까②

IBK 계열 투자자 지분 29.8%…브릴스 “단기 엑시트 가능성 크지 않아” 프리IPO 투자자는 평가차익 미미…향후 현금창출력에 주가 향방 달려

2026-09-16     김지윤 기자
브릴스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로봇 시스템통합(SI) 기업 브릴스가 이번 주 일반청약에 돌입하는 가운데 상장 이후 기존 벤처캐피탈(VC) 투자자들의 보호예수 해제와 매물 출회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023~2024년 낮은 가격에 지분을 확보한 초기 투자자들은 공모가 기준 최대 4배 이상의 평가가치를 확보한 반면, 지난해 이후 프리IPO 단계에서 합류한 투자자들은 공모가와 투자단가 간 차이가 미미하다. 후기 투자자들은 장기적 파트너십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 브릴스 측의 설명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릴스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희망범위 1만6500~1만9500원의 최상단인 1만9500원으로 확정했다.

수요예측에는 8억5517만주의 주문이 들어왔으며 경쟁률은 약 1187:1이다. 공시에 따르면 전체 신청물량의 99%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브릴스가 로봇 SI 기업으로는 드물게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과 최근 로봇·피지컬AI 산업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이 수요예측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브릴스는 지난해 매출 237억5900만원, 영업이익 24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이익 8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초기 오버행 우려···브릴스, IBK와의 장기 파트너십 강조

공모가가 1만9500원으로 확정되면서 기존 VC들이 보유한 지분의 평가차익도 커졌다.

브릴스는 성장 과정에서 IBK 계열 투자조합으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대표주관사인 IBK투자증권은 현재 브릴스 지분 약 2%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IBKS혁신소부장 신기술투자조합 제2호, IBKS로봇솔루션 신기술투자조합, IBKS넥스트스케일업 신기술투자조합 등 관련 투자조합을 합산한 지분은 약 29.8%에 달한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IBKS혁신소부장 신기술투자조합 제2호다. 이 조합은 브릴스 주식 106만2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실질 취득단가는 주당 약 4706원 수준으로, 약 50억원의 투자원금 대비 평가차익은 157억원 수준이다. 특히 해당 조합은 이미 2년 이상 지분을 보유하면서 의무보유 대상에서 벗어나면서 보유주식 전량을 상장 직후부터 매도할 수 있다. 상장예정주식 1136만3649주의 약 9.3%에 해당하는 규모다.

IBKS로봇솔루션 신기술투자조합도 상당한 평가차익을 확보했다. 조합은 7600원대에 약 100억원을 투자했으며 평가 차익은 약 154억원이다. 이 조합이 보유한 주식은 3개월 내에 전량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IBKS넥스트스케일업 신기술투자조합 역시 약 7279원의 취득단가로 27만472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물량도 각각 약 9만주씩 1·2·3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보호예수가 풀린다.

이에 따라 상장 직후뿐 아니라 상장 이후 1~3개월 동안 초기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여부가 수급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진 브릴스 대표는 IBK와의 관계에 대해 “IBK는 단순히 투자하고 엑시트하는 재무적 투자자와는 관계가 조금 다르다”며 “초기 자본 조달 단계부터 3년 넘게 브릴스의 성장 과정을 함께했고, 투자뿐 아니라 고객사를 발굴하고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도 지원해왔다. 이후 IBK투자증권이 IPO까지 주관하면서 하나의 성장 포트폴리오를 함께 만들어온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IBK가 브릴스에 투자해서 돈만 벌고 빠져나간다면 결국 ‘투자수익을 얻기 위해 기업을 키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물론 투자기관인 만큼 일부 엑시트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IBK에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성장시키는 역할과 공공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각 신기술투자조합은 별도의 펀드로 운용되는 만큼 이를 IBK투자증권이나 IBK기업은행의 투자 판단과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개별 조합의 출자구조와 펀드 만기, 회수전략에 따라 보호예수 해제 이후 독자적인 엑시트가 이뤄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반면 지난해 이후 프리IPO 단계에서 들어온 투자자들은 대부분 주당 1만7000원대에 투자를 진행해 IPO이후 단기간에 수익을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브릴스는 2025년 5월 이후 약 175만주를 제3자배정 방식으로 주당 1만7911원에 발행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만 약 314억원으로, 이번 IPO를 통해 유치하는 총 공모자금보다 크다. 확정 공모가 1만9500원은 이들의 투자단가보다 1589원 높은 수준으로 단기간에 매도 유인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 대표는 "포스코기술투자 등 프리IPO 단계에서 투자한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성장세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5년 안에 현재 대비 기업가치를 5배 이상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흐름은 마이너스···안정적인 성장 중요

상장 이후 주가를 결정할 보다 근본적인 변수는 브릴스가 최근의 성장세를 실제 현금창출력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로 모아진다. 

브릴스는 자동차산업 중심의 고정밀 검사솔루션에서 제조·물류·식품 등으로 적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수주잔고는 총 58건, 174억6500만원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의 약 73.5%에 해당한다.

사업별로는 검사솔루션이 110억87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제조솔루션 36억8600만원, 물류솔루션 26억9000만원 식품솔루션 100만원 등이다.

다만 외형이 빠르게 확대되는 과정에서 운전자본 부담도 커지고 있다.

브릴스의 매출채권 및 계약자산은 2024년 말 약 21억원에서 2025년 말 75억원, 올해 상반기 말 117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 반 만에 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매출채권 회전율도 2023년 14.34회에서 2024년 11.75회, 2025년 4.93회, 올해 상반기 2.84회로 하락했다. 회전율 하락은 매출 증가 속도에 비해 매출채권을 현금화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의미다.

회사는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전체 공사가 끝난 뒤 대금을 회수하는 계약구조가 있고,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집중되면서 기말 매출채권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재고자산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2023년 57억9000만원에서 2024년 48억3600만원, 지난해 39억7700만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67억9100만원으로 6개월 만에 약 28억원 증가했다. 특히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공품이 지난해 말 5억89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30억12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브릴스는 회계상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마이너스 48억7100만원,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39억8800만원을 기록했다. 외형 확대 과정에서 매출채권·계약자산과 재고에 현금이 묶인 영향이 크다.

업계에서는 로봇 SI 사업 특성상 운전자본 관리는 수익성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프로젝트 수주 이후 로봇과 부품을 선구매하고 제작·설치한 뒤 검수 과정 등을 거쳐 대금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대금 회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고사한 영세 기업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브릴스가 상장 이후 수주 확대를 지속하면서도 매출채권 회수와 재고 회전을 개선해 회계상 이익을 실제 영업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향후 재무건전성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