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 박영옥, 135억 조광피혁 주식 매도 계획…소액주주 운동 깃발 내리나

매도계획 실현 땐 지분율 10% 아래로…주요주주 지위 탈피 목적 가능성 과거 거래계획 미이행…소액주주 운동 이어온 박 대표의 매도 배경 '촉각' 조광피혁 "일별 거래량 미미한 상황서 매도 계획 의도 의심, 블러핑 아니길"

2026-09-17     조영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조영갑 기자] 장기간 조광피혁 주식을 보유하며 주주제안, 회계장부열람 소송 등등 소액주주 운동을 벌여온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돌연 지분 일부에 대해 매매계획 공시를 냈다. 조광피혁의 거래량 등을 종합하면, 사실상 시장에서 소화하기 힘든 물량이라 매매가 체결되기도 힘들 뿐더러 그동안 박 대표가 줄기차게 주장한 소액주주 운동과도 배치되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 대표는 오는 10월 14일부터 11월 12일까지 본인 보유 조광피혁 주식 19만9474주를 6만7700원(14일 종가기준)에 매각한다고 매매계획을 공시했다. 거래방법은 장내매도다. 14일 종가 기준으로 총 135억원에 이르는 물량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초에도 비슷한 물량에 대해 장내매도를 진행하겠다고 거래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거래계획 기간은 4월 10일부터 5월 9일까지였으나 이 역시 거래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를 결과적으로 위반했다. 1년 반 만에 다시 비슷한 규모의 물량을 비슷한 형태로 매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의 보통주 84만2549주를 보유한 개인 2대주주다. 지분율로 환산하면 12.67% 가량이다. 박 대표가 장내매도하겠다고 밝힌 물량은 약 20만주로, 총 주식수 대비 3%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이다. 계획대로 기간 안에 매도가 완료되면 박 대표의 지분율은 10% 이하(약 9.7%)로 줄어든다. 

이번 공시는 말 그대로 거래계획보고서이기 때문에 매매 단가나 수량 등은 변경될 수 있다. 자본시장법 제173조의3(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관련)에 따르면 법령이 정한 범위인 70~130% 범위 내에서 거래가 진행돼야 한다. 즉, 계획 거래액인 135억원의 70%인 약 95억원(주가 4만7390원)에서 130%인 약 176억원(주가 8만8010원) 사이에서 거래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키팩터는 조광피혁의 주가다. 조광피혁의 주가는 최근 1년 간 장중 최고 8만4300원(2월22일)에서 장중 최저 5만7600원(6월21일) 사이를 오갔다. 반도체 섹터나 코스닥 관련주들처럼 큰 낙폭을 보이지는 않았다.

문제는 거래량이다. 박 대표가 장내에서 20만주 가량을 소화하겠다고 밝혔으나 6월 초부터 현재까지 일일 거래량 5000주가 넘는 거래일은 5거래일 수준에 불과할 만큼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달에는 두 자릿수(36주) 혹은 세 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거래 자체가 미진한 종목이다. 

이 때문에 조광피혁을 비롯한 시장에서는 박 대표의 거래계획을 일종의 '블러핑'으로 해석하고 있다. 공시를 통해 매매 계획을 밝혔으나 결과적으로 거래 대상이 특정된 것도 아니고, 장내에서 소화하기에는 조광피혁 거래량 대비 계획 물량이 지나치게 크다는 이야기다. 조광피혁 내부에서는 박 대표가 매도예정 물량을 인수할 특정 FI(재무적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한 걸로 파악하고 있다. 장내에서 소화하기에는 주가가 매력적이거나 거래량이 충분한 상황도 아니다. 

박 대표는 타 보유주식의 처분 과정에서도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를 위반한 이력이 있다. 2024년 11월 말 기보유 한국경제TV 주식 337만1220주(14.42%) 중 절반인 170만7220주(7.42%)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거래계획 기간을 준수하지 않는 등 시행령을 위반했다. 특관인인 스마트인컴 지분 처분 기간 역시 마찬가지다. 내부자거래 사전공시 제도를 위반하면 경중에 따라 시가총액의 1만분의2에서 최대 20억원까지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분율을 10% 이하로 줄여 주요주주 지위에서 탈피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지분 10% 이상을 쥐고 있는 주주는 주요주주로 분류,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 보고 의무 및 단기매매차익에 대한 반환 의무가 발생한다. 지분을 줄여 일반 소액주주로 전환하고, 법이 정한 의무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목적이라는 이야기다. 역시 조광피혁의 주가, 거래량이 걸림돌이다. 

만약 거래가 장내에서 체결이 된다면 매도물량이 큰 탓이 필연적으로 주가 하락이 동반되는데, 이 역시 '가치투자'를 내세우며 소액주주 운동을 벌여왔던 박 대표의 명성에도 흠결이 될 전망이다. 결국 일련의 소액주주 행동들이 본인의 엑시트를 위한 '빌드업'에 불과했다는 류의 비판이다.

박 대표는 수년 전부터 조광피혁의 내부거래를 의심하며, 회계장부 열람 및 검사인 선임 등을 주주행동을 지속하면서 경영 투명성을 강조해 왔다. 다만 박 대표가 제기한 일련의 소송들은 법원이 조광피혁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됐다.

오히려 박 대표는 2023년 경 조광피혁 측에 보유주식에 대한 고가 매입을 제안하는 등의 시세조종성 행위로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지난해 회계장부열람 소송 재판부 역시 녹취록 등을 근거로 기각판결을 내기도 했다. 주주행동에 불순한 의도가 껴 있다는 논지였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 증선위 역시 727회에 이르는 박 대표의 통정매매 대해 고발조치하는 등 사법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당시 증선위 회의록에 따르면 박 대표의 이런 매매행위를 '기교를 사용한 통정매매'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조광피혁 측은 "거래량이 미미한 상황에서 어떤 의도와 목적으로 매도계획을 밝혔는지 의문"이라면서 "해당 거래행위가 정상적 범주를 넘어 자본시장 질서를 흔드는 시장교란 행위가 아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녹색경제신문>은 박 대표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통화 및 문자 메시지 발송을 했으나 박 대표의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