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도매조달 의존 4분기 연속 확대...중장기 조달 여유↓

2분기 말 거액·금융기관 예금 비중 42.47%...전년 동기 대비 9.60%p↑ 소매·중기예금은 전분기보다 8조4130억원↓...도매조달은 22조5359억원↑ ASF 전분기比 4조9140억원 감소·RSF 2조805억원↑...NSFR 2.21%p↓ NSFR, 전년 동기 110.92%→올 2분기 105.15%...1년 새 5.77%p↓ 2분기 소매·중기예금 감소폭 5대 은행 최대…전분기 대비 ASF 감소도 신한이 유일

2026-09-16     이준성 기자
신한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신한은행의 도매조달 의존도가 최근 4분기 연속 높아지면서 원화 자금조달 구성이 도매자금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액·금융기관 예금 비중도 확대된 가운데 지난 1년간 필요한 안정자금이 가용재원보다 빠르게 늘면서 중장기 조달 여유도 줄었다. 자산 운용을 뒷받침할 재원을 꾸준히 확보하려면 소매예금 기반 확충과 도매자금의 만기 관리가 한층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녹색경제신문>이 신한은행의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말 신한은행의 원화 도매자금조달 비중은 74.33%로 전년 동기(68.01%)보다 6.32%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말 70.15%, 4분기 말 70.78%, 올해 1분기 말 73.69%를 거쳐 4분기 연속 높아졌다.

도매조달에는 은행채 등 시장성 자금과 기업·금융기관 예금 등이 포함된다. 신한은행은 원화 조달의 편중을 살피는 자체 점검기준으로 '도매자금조달 비중 75% 이내'를 제시하고 있다. 법정 한도는 아니지만 기준과 실제 비중 사이의 여유폭은 1년 전 6.99%p에서 0.67%p로 좁아진 셈이다.

거액 자금과 주요 거래상대방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졌다. 올해 2분기 말 1000억원 이상 거액예금 및 금융기관 예금 비중은 42.47%로 전년 동기(32.87%)보다 9.60%p 상승했다. 상위 10개 거래상대방의 조달편중 또한 11.38%에서 15.25%로 3.87%p 뛰었다.

특히 2분기에는 소매·중소기업 예금 감소와 도매자금 증가가 맞물렸다. 올해 2분기 말 가중치 적용 전 기준 소매·중소기업 예금은 168조3188억원으로 직전 분기(176조7318억원)보다 4.8%(8조4130억원) 줄었다. 반면 도매조달 잔액은 342조7203억원에서 365조2562억원으로 6.6%(22조5359억원) 늘었다.

문제는 도매조달 확대에도 소매·중소기업 예금 감소로 줄어든 안정재원을 충분히 보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안정자금 산정 과정에서는 만기와 조달 유형, 거래상대방 등에 따라 가중치가 달라지는데, 이를 반영한 소매·중소기업 예금 인정액은 올해 2분기 말 155조1407억원으로 전분기(162조8526억원)보다 4.7%(7조7119억원) 감소했다. 

이와 달리 도매조달 인정액은 1.1%(1조589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울러 자본 인정액도 3.6%(1조3171억원) 증가했지만 두 항목의 증가분을 합쳐도 예금 감소분에는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도매자금의 잔존만기 분포도 달라졌다. 만기가 없거나 6개월 미만인 구간의 잔액은 전분기보다 13.9%(33조6217억원) 증가했지만 6개월 이상 1년 미만은 22%(12조7763억원) 감소했다. 1년 이상 잔액도 3.9%(1조6905억원) 늘었으나 증가 규모는 만기가 없거나 6개월 미만인 구간에 집중됐다. 만기 도래와 재조달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다.

이 같은 변화 속에 올해 2분기 말 안정자금가용금액(ASF)은 340조2623억원으로 직전 분기(345조1763억원)보다 1.4%(4조9140억원) 감소했으며, 대출 등 자산 유지에 필요한 안정자금조달필요금액(RSF)은 0.6%(2조805억원) 늘어난 323조605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은 107.36%에서 105.15%로 2.21%p 하락했다.

ASF는 향후 1년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조달 재원을, RSF는 자산의 유동성·잔존만기 등을 고려해 같은 기간 필요하다고 산정되는 안정자금의 규모를 각각 뜻한다. NSFR은 ASF를 RSF로 나눈 비율로 은행은 규제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 비율이 낮아질수록 중장기 자금조달의 여유가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신한은행은 최근 1년 흐름에서도 가용재원보다 필요한 재원의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올해 2분기 말 신한은행의 ASF는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데 비해 RSF는 8.7%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NSFR도 5.77%p 하락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타 은행과 비교 시 신한은행의 변화 폭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5대 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의 소매·중소기업 예금이 모두 직전 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신한은행의 감소액(8조4130억원)과 감소율(4.8%)이 가장 컸다. 나머지 4곳의 감소율이 2.4~2.8%에 머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ASF가 줄어든 곳도 신한은행뿐이었다.

2분기 말 NSFR도 신한은행이 105.15%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다. 하나은행은 105.83%, 우리은행 110.79%, 농협은행 111.21%, 국민은행 114.18%였다. 달리 말하면 공통적인 예금 감소 흐름 속에서도 신한은행의 중장기 조달 여유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도매조달 비중이 높다고 해서 곧바로 유동성 위험이 커졌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소매예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단기 구간의 도매자금이 늘고 조달 편중도까지 높아지면 시장금리나 자금시장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관건은 조달 규모 자체보다 만기와 거래상대방을 얼마나 분산하고, 안정성이 높은 예금 기반을 얼마나 꾸준히 확보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주식시장 활황으로 개인 자금이 예금에서 증권시장 등으로 이동하면서 소매예금이 감소했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거액·금융기관 예금 등 도매조달 비중이 상대적으로 확대됐다"며 "특정 조달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려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변화로, 개인 정기예금 금리 상향 등 소매예금 확대와 함께 조달 만기 확대, 외화 커버드본드 등 장기채 발행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