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카자흐, 24.5억달러 금융·투자 약정…KIND·무보·두산 프로젝트로 확장
바이테렉 “9개 상업문서 중 6개에 금융규모”…총 24억5000만달러 KIND-QIC 2억달러 공동펀드 추진…향후 최대 10억달러 확대 무보 2억유로 보험한도·두산 참여 발전소엔 6억3100만달러 금융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정상외교를 계기로 약 24억5000만달러 규모의 금융·투자 협력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카자흐스탄 국영 투자기관이 공동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는 카자흐스탄개발은행에 최대 2억유로 규모의 보험 한도를 제공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는 1000MW급 복합화력발전소에는 약 6억3100만달러 규모의 현지 금융이 추진된다.
전날 정상회담을 전후해 발표된 산업·에너지 협력에 실제 투자펀드와 신용공여, 수출신용기관(ECA) 보험 등이 결합되면서 한·카자흐 경제협력이 금융 단계로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16일 카자흐스탄 국영 개발금융지주 바이테렉(Baiterek)에 따르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국빈 방한 기간 바이테렉그룹을 통해 총 9건의 상업 문서가 추진됐다.
이 가운데 6건에는 구체적인 금융 규모가 포함됐으며 바이테렉은 전체 금융 및 투자 약정 규모를 약 24억5000만달러로 집계했다.
다만 24억5000만달러가 모두 즉시 집행되는 확정 대출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동펀드 목표액과 대출·보험한도, 투자약정 등이 포함된 규모로 실제 자금 집행은 개별 프로젝트의 금융구조 확정과 사업 진행에 따라 이뤄질 예정이다.
KIND·카자흐 국영투자사 공동펀드…2억달러로 시작해 최대 10억달러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과 카자흐스탄 국영 투자기관 간 공동펀드다.
바이테렉 산하 Qazaqstan Investment Corporation(QIC)과 KIND는 이번 방한 기간 한·카자흐 공동 투자펀드 설립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초기 펀드 규모는 2억달러로 검토되고 있다. KIND와 QIC가 각각 절반씩 참여하는 구조다.
향후 투자 규모는 최대 10억달러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투자대상은 교통·디지털 인프라와 물류, 에너지, 도시개발 등이다. 카자흐스탄이 알마티 인근에 조성 중인 신도시 알라타우시티(Alatau City)도 주요 후보 사업에 포함됐다.
바이테렉은 한국 측에 알라타우시티 등을 포함해 약 70억달러 규모의 잠재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공동펀드가 실제 결성되면 단순 사업개발 지원을 넘어 한국 정책금융기관이 카자흐스탄 인프라·도시개발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통로가 만들어진다.
KIND는 해외 인프라·도시개발 사업의 발굴부터 개발, 투자까지 지원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무보, 최대 2억유로 보험…첫 사업은 4800만유로 페로실리콘 공장
한국무역보험공사의 금융지원 구조도 구체화됐다.
카자흐스탄개발은행(DBK)과 무보는 이번 행사에서 최대 2억유로의 보험한도를 설정하는 공동선언을 교환했다.
한국산 기자재와 기술이 투입되는 카자흐스탄 사업에 무보의 보험을 붙여 장기 금융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첫 후보 사업은 카자흐스탄 에키바스투즈 지역에 들어서는 Mineral Product International의 페로실리콘 생산공장이다.
바이테렉에 따르면 이 사업에서는 무보 보험을 기반으로 4800만유로 규모의 금융조달이 검토되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최대 16만톤의 페로실리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무보가 위험을 인수하면 국내외 은행이 장기 대출을 제공하기 쉬워지는 만큼 향후 한국 기자재 공급업체나 금융기관의 참여 확대 가능성도 생긴다.
무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4일 장영진 사장이 바이테렉 최고경영자와 카자흐스탄개발은행장을 만난 사실도 공개했다.
두산 참여 1000MW 발전소엔 6.31억달러…현지 개발은행 신용공여
두산에너빌리티가 참여하는 카자흐스탄 대형 발전사업에는 6억달러를 넘는 금융이 붙는다.
바이테렉에 따르면 카자흐스탄개발은행은 PGU Turkistan에 대한 신용한도를 개설하기로 했다.
약 6억3100만달러의 금융을 투르키스탄 지역에 들어서는 1000MW급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사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카자흐스탄 현지 건설사 Integra Construction KZ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구조다.
카자흐스탄 국부펀드 삼룩카즈나도 이번 한·카자흐 비즈니스 행사에서 카자흐스탄개발은행과 PGU Turkistan 간 신용한도 개설 계약이 체결됐으며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업에 참여한다고 별도로 발표했다.
발전사업에 국내 기업의 기자재와 기술이 들어가고 현지 정책금융기관이 대규모 대출을 담당하는 형태다.
신한도 최대 5억달러 협력…정상외교 따라 금융기관 움직인다
민간 금융사도 움직이고 있다.
바이테렉은 앞서 신한금융그룹과 카자흐스탄개발은행에 대한 신용공여, 신디케이트론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참여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잠재적 협력 규모는 최대 5억달러다.
해당 협력은 전날 국내에서도 알려졌지만, 이후 바이테렉이 추가 공개한 전체 금융·투자 약정 규모는 24억5000만달러로 커졌다.
바이테렉은 미래에셋과도 벤처투자 협력을 논의했다.
QIC가 SparkLabs Mirae Silkroad Fund I에 앵커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으로, 펀드 목표 규모는 6500만달러, QIC의 잠재 출자액은 최대 1000만달러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인프라와 핀테크 기업 등이 주요 투자대상이다.
바이테렉은 이밖에 한국벤처투자(KVIC)와도 글로벌펀드 프로그램을 카자흐스탄과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하고, 현지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펀드에 한국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전체 협정은 190억달러…‘사업규모’와 ‘금융약정’ 구분해야
이번 정상외교에서 발표된 전체 한·카자흐 경제협력 규모는 이보다 크다.
카자흐스탄 국부펀드 삼룩카즈나는 한·카자흐 비즈니스협의회를 계기로 약 80건, 총 190억달러 규모의 협정과 문서가 체결됐다고 밝혔다.
삼룩카즈나 그룹 계열사가 한국 기업과 체결한 협정 규모만 약 110억달러다.
여기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하는 카라차가낙 가스처리시설과 삼성E&A의 파블로다르 석유화학단지 증설, 희토류와 리튬 개발 협력 등 대형 산업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다만 190억달러 역시 한국 금융기관이 공급하기로 확정한 금융액과는 다르다.
프로젝트 사업비와 협력협정, MOU 등이 포함된 전체 경제협력 규모인 만큼 실제 금융계약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바이테렉이 별도로 공개한 24억5000만달러는 금융·투자 규모가 명시된 6개 협력문서를 중심으로 산정한 금액이라는 점에서 금융권이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 사업 파이프라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정상외교가 ‘MOU’ 넘어 금융구조로…오늘 한·중앙아 회의 주목
이재명 대통령과 토카예프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기존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미래지향적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원유와 핵심광물, 원자력,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AI와 신도시 등으로 경제협력 영역도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정상외교 과정에서 단순 MOU를 넘어 공동투자펀드와 수출신용기관 보험, 정책금융기관 대출 등 구체적인 금융수단이 동시에 등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측 역시 서명 이후 금융구조를 신속하게 구체화해 각 사업을 실제 프로젝트로 전환하는 것을 다음 과제로 제시했다.
16일 열리는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서도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5개국의 인프라·에너지·핵심광물 사업과 한국 정책금융을 연결하는 추가 협력 방안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