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수 밀려도 반도체 반등…외국인 '삼전·하닉' 1.3조 매도 멈출까

SOX 장중 0.5%↑·엔비디아·마이크론 반등 시도…전날 5.9% 급락 일부 회복 美10년물 5%·브렌트유 108달러…Fed 금리인상 확률 93% 외국인 SK하이닉스 1조·삼성전자 2911억 순매도…연기금은 114억 순매수

2026-09-16     한순구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미국 증시가 국제유가 상승과 국채금리 부담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날 급락했던 반도체주는 장중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15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합쳐 약 1조3000억원 순매도한 상황에서 미국 반도체주가 낙폭을 되돌릴 경우 16일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세가 진정되는지가 우선 확인 대상이 될 전망이다.

다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크게 웃돌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부근까지 상승한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져 성장주 전반의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오전 11시32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9% 내린 5만1957.19, S&P500지수는 0.49% 하락한 7582.70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도 0.75% 떨어진 2만5988.95에서 거래됐다.

 

전날 5.9% 급락한 SOX, 장중 0.5% 반등

지수 약세와 달리 반도체주는 전날 급락 이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미국 장 후반으로 접어들기 전 약 0.5% 상승했다. 엔비디아도 212달러대에서 소폭 상승했고 마이크론과 AMD 등 주요 AI·메모리 반도체주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전날 급락에 대한 일부 되돌림 성격이 강하다.

14일 SOX는 AI 기업 경영진의 개발 속도조절 발언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5.9%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3.4%, 마이크론은 5.3%, AMD는 4.4% 떨어졌다.

조 살루지 테미스트레이딩 공동대표는 이날 로이터에 "어떤 형태든 지연은 월가에 좋지 않다"면서도 현재 시장이 실제 AI 투자 둔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JP모건의 페데리코 마니카르디와 빅토리아 캄포스도 AI 개발 속도조절 논의가 AI 투자 자체의 중단을 뜻하지 않으며 AI 활용과 토큰 사용량 증가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투자심리가 전날보다 진정되는 모습이다.

 

SOXL 하루 만에 17% 급락…레버리지 변동성 확대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변동성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

필라델피아반도체 관련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ETF(SOXL)는 14일 16.98% 급락한 101.13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저가는 99.87달러까지 내려갔다.

SOX가 5.9% 하락하자 3배 레버리지 구조가 손실폭을 확대시킨 것이다.

SOXL은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기 때문에 보유기간이 길어질 경우 누적수익률이 기초지수 수익률의 단순 3배와 일치하지 않는다. 특히 최근처럼 반도체주가 하루 5~6%씩 움직이는 시장에서는 상승과 하락 양쪽에서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

미국 투자 커뮤니티에서도 SOXL 급락 이후 저가매수와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5일 관련 게시물에서는 풋옵션 매도나 저가매수를 거론하는 의견이 등장했지만 참여 규모가 작아 미국 개인투자자 전체 심리를 대표하는 지표로 보기는 어렵다.

 

AI 투자 '중단'보다 '수익성'이 쟁점

시장의 관심은 AI 투자 여부 자체보다 대규모 자본지출이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로 이동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향후 AI 투자 수익성에 대해 "점점 신중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레버리지 확대를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프랑크 스메츠 BIS 경제분석 책임자는 "지난해 주식시장과 세계경제를 지지해온 AI 모멘텀이 점차 취약성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BIS에 따르면 세계 5대 기술기업은 2025~2026년 AI 분야에 1조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계에서는 현재 약 5000억달러 수준인 전 세계 AI 투자가 2030년 최대 4조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AI 개발 속도조절이 반드시 설비투자 축소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번스타인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모델 개발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과 데이터센터·반도체 투자를 줄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결국 엔비디아와 HBM 공급업체의 주가에는 AI 설비투자 규모뿐 아니라 해당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지가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가 108달러·美10년물 5%…Fed 인상 가능성 93%

반도체주의 반등에도 미국 주요 지수가 약세를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은 유가와 금리다.

로이터에 따르면 장중 브렌트유는 2.6% 오른 배럴당 108.41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3% 상승한 104.76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수출터미널의 원유 선적 중단과 중동 지역 공급 차질 우려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0266%까지 상승한 뒤 5%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93%까지 반영하고 있다.

높은 시장금리는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를 낮추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높은 AI·반도체 성장주에는 상대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한다.

 

외국인, 하이닉스 1조·삼성전자 2911억 또 팔았다

국내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핵심 변수다.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11포인트(0.85%) 내린 6627.26에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0.20% 하락한 24만8500원, SK하이닉스는 0.41% 내린 16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오전 장중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반납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735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9044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8324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도는 다시 반도체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27억원, 삼성전자를 2911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에서만 약 1조2938억원​을 팔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외국인 순매도 종목 1·2위를 차지했다.

14일 두 종목에서 약 2조9000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따라서 16일 국내 증시에서는 미국 반도체주의 장중 반등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도를 중단하는지 여부가 실제 지수 방향을 판단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 리밸런싱, 이날 하락의 직접 원인은 아니었다

국민연금 리밸런싱 우려는 실제 수급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상향했으며 지난 6월 말 리밸런싱 유예 종료 이후 새 목표비중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15일 시장에서 '연기금 등'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오히려 114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이 1조5735억원, 기관 전체가 9044억원 순매도했다.

최근 시장 하락을 국민연금 리밸런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영향으로 이날 기타법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431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도체 대형주에서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사주 매입이 일부 수급을 흡수하고 있는 구조다.

 

CXMT 점유율 10%…HBM 추격은 중장기 변수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성장도 국내 메모리 업체에는 중장기 변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CXMT의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매출 점유율은 10%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에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CXMT는 범용 D램뿐 아니라 HBM 시장 진입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 단계에서는 CXMT의 성장이 당장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을 훼손한다기보다 범용 D램 공급 확대와 향후 HBM 시장 경쟁 심화 가능성을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AI 투자 속도와 HBM 수요가 동시에 시장의 검증 대상에 오른 만큼 향후 메모리 업황에서는 공급 증가 속도와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16일 첫 번째 변수는 '외국인'…두 번째는 美반도체 장 마감

16일 국내 증시가 확인할 변수는 두 가지다.

첫째는 외국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매다. 외국인은 이틀간 두 종목에서 4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15일 미국장에서 SOX와 엔비디아, 마이크론이 전날 급락에서 반등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매도 규모가 줄어드는지가 중요하다.

둘째는 미국 반도체주의 최종 종가다.

현재 미국 3대 지수는 유가와 국채금리 상승 영향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SOX와 주요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반등하고 있다. 미국 장 후반에도 이 흐름이 유지될 경우 국내 반도체에는 전날보다 우호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반대로 SOX가 다시 하락 전환하거나 미국 10년물 금리가 5% 위에서 추가 상승할 경우 반도체주의 기술적 반등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서는 'AI 투자 붕괴'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높은 유가와 금리, 외국인 반도체 매도라는 세 가지 부담도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16일 국내 증시에서는 지수 자체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전환 여부가 먼저 확인해야 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