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 가격보다 ‘취향’…유통가 경쟁축이 달라졌다
3만~5만원대 실속형부터 10만원 이상 프리미엄까지 소비 양극화 전통주·이색 과일·K뷰티·캐릭터까지 ‘받는 사람’ 중심 상품 확대 유통업계, 할인 넘어 AI 추천·체험형 콘텐츠로 차별화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올해 추석 선물 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단순히 ‘싸게 사는 소비’가 아니다. 실속형 상품 수요가 이어지는 동시에 전통주와 이색 과일, 프리미엄 한우, K뷰티와 캐릭터 협업 상품 등 받는 사람의 취향을 겨냥한 상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최근 유통업계는 명절 선물을 가격대별로 나누는 데서 나아가 ‘누구에게 어떤 선물을 하느냐’를 중심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롯데온의 최근 추석 행사 판매량을 보면 전통주 선물세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배 증가했고, 10만원 이상 한우 선물세트 판매량도 20% 늘었다. 동시에 2만원대 미만 가공식품·생활용품 선물세트도 판매 상위권에 올랐다. 실속형과 프리미엄 수요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선물 선택의 기준이 ‘얼마짜리인가’에서 ‘상대방에게 얼마나 맞는가’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상품 구성도 세분화되고 있다. 롯데온에서는 전주이강주·안동소주 등 지역 특색을 담은 전통주와 망고·멜론 등을 조합한 이색 과일 상품이 주목받았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추석 한우 선물세트를 지난해보다 10% 늘린 12만 세트로 확대하면서 1++등급 한우와 특수부위를 200g 단위로 나눈 소포장 상품을 강화했다.
유통업계는 상품뿐 아니라 ‘고르는 과정’도 차별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통해 예산과 받는 사람의 연령대, 선물 상황 등을 바탕으로 상품을 추천한다. 롯데온 역시 받는 사람과 예산, 선물 목적에 따른 큐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설보다 50여 종 늘어난 260종의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헬스앤웰니스와 신선식품으로 범위를 넓혔다. 카카오와 포켓몬 등 IP를 접목한 상품도 내놓으며 ‘받는 재미’까지 강조했다. 롯데백화점은 전문 카버가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찾아가 약 7.5kg 하몽을 손질하고 플레이팅하는 출장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명절 마케팅의 ‘경험화’도 이어진다. 현대백화점 울산점에서는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쿵야 레스토랑즈’ 추석 팝업을 열고 전통놀이를 활용한 포토존과 티셔츠 커스텀 등 체험 콘텐츠를 선보인다. 면세업계 역시 K뷰티·K푸드와 전통문화 체험을 결합하며 단순 할인에서 벗어나고 있다.
결국 올해 추석 유통 경쟁은 할인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실속형과 프리미엄 상품이 동시에 확대되는 가운데 취향을 반영한 상품, AI 추천, 체험형 콘텐츠까지 경쟁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명절 선물 시장이 ‘가격 경쟁’에서 ‘선물할 이유를 만드는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올해 추석에는 전통적인 명절 선물뿐 아니라 전통주와 이색 과일 등 다양한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선물 대상과 취향에 맞는 상품을 편리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과 혜택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