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호르무즈 회담 연기·AI 속도조절론에 6700선 후퇴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코스피가 14일 장 초반 2% 넘게 하락하며 6700선까지 밀렸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중동 국가들의 고위급 회담이 돌연 연기되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가운데,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에서 개발 속도 조절론이 확산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2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6909.91) 대비 200.07포인트(2.90%) 하락한 6709.84를 기록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4일(현지시간)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란과 이라크,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의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 중동 지역의 긴장을 완화할 외교적 돌파구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투자심리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글로벌 AI 업계에서 개발 속도 조절론이 확산된 점도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AI의 잠재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첨단 AI 모델의 개발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xAI 창립자 등 주요 AI 기업 수장들이 이에 공감을 나타냈다.
AI 개발 속도 조절론이 부각되면서 이날 국내 반도체 대표주의 낙폭도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28% 하락한 25만1000원, SK하이닉스는 4.86% 내린 172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우(-3.00%), SK스퀘어(-6.43%)도 약세다. 삼성전기(-4.79%), LG에너지솔루션(-1.67%), 현대차(-4.05%), 삼성바이오로직스(-1.48%), 삼성생명(-4.39%)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하고 있다. 반면 KB금융은 0.17% 오른 17만8200원에 거래 중이다.
업종별로는 전자장비, 반도체, 자동차, 보험 등이 약세를 보이는 반면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해운, 우주항공·방산 등은 상대적으로 강세다.
수급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123억원, 241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개인은 8981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20.64) 대비 14.21포인트(1.73%) 하락한 806.43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약세다. 알테오젠(-3.36%), 에코프로(-3.32%), 에코프로비엠(-3.81%), 주성엔지니어링(-1.67%), 레인보우로보틱스(-3.56%), 원익IPS(-0.18%), 이오테크닉스(-2.58%), 리노공업(-0.60%), 심텍(-3.05%), 로보티즈(-2.78%) 등이 하락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58억원, 33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499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한편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국제유가 하락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98%(509.19포인트) 오른 5만2573.2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6%(65.28포인트) 상승한 7656.98, 나스닥지수는 0.96%(251.31포인트) 오른 2만6333.04에 거래를 마쳤다.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 0.4%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국제유가가 최근 급등세에서 한발 물러난 점도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이번 주 통화정책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