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우리PE, 315억 베팅한 곳은 싱가포르 DDSP…亞 AI 데이터센터 1.1GW 공략

IMM·우리PE 공동운용 정책펀드서 2080만달러…에스에너지 130만달러 추가 투자 대상은 싱가포르 AI 데이터센터 개발사 DDSP…亞 5개국서 1.1GW 개발 정부 정책자금, AI 데이터센터로 투자처 확대…국내 기업 O&M 수주까지 연계

2026-09-13     한순구 기자
싱가포르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IMM인베스트먼트와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우리PE)이 공동 운용하는 정책펀드가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개발사 디지털 디카보나이제이션 솔루션스 플랫폼(DDSP)에 2000만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투자 대상이 '싱가포르 소재 AI 대응형 데이터센터 개발기업'으로만 알려졌지만 해외에서 공개된 거래 자료를 통해 투자 대상이 DDSP라는 사실과 구체적인 사업 규모가 확인됐다.

DDSP는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대만·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서 약 1.1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및 관련 에너지 인프라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확대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 정책자금이 아시아 AI 데이터센터와 탈탄소 인프라를 동시에 겨냥한 셈이다.

 

IMM·우리PE 운용 정책펀드, DDSP에 2080만달러

12일 DDSP와 글로벌 로펌 데이비스폴크(Davis Polk), 호건러벨스 캐드왈라더(Hogan Lovells Cadwalader) 등이 공개한 자료를 종합하면 DDSP는 최근 IMM Investment Hong Kong과 우리PE, 에스에너지로부터 전략적 금융조달을 완료했다.

이번 투자는 '녹색인프라 해외수출 지원펀드 2호'를 통해 이뤄졌다. IMM Investment Hong Kong과 우리PE가 이 펀드를 공동 운용하고 있다.

해당 펀드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내 녹색산업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정책펀드다. 탄소감축과 순환경제, 물산업 등 녹색전환 관련 해외 프로젝트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 수주·수출을 함께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펀드의 관리기관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다.

KIND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해외 인프라와 도시개발 사업의 발굴·개발·금융지원을 담당하는 투자개발 전문 공공기관이다. 「해외건설 촉진법」에 따라 설립됐으며 도로·철도·발전소·도시개발 등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에서 사업성을 검토하고 직접 투자하거나 정책펀드를 통해 금융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녹색인프라 해외수출 지원펀드에서도 KIND는 개별 투자를 직접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라기보다는 정부 정책자금이 들어가는 펀드의 조성·운용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실제 투자를 집행하는 2호 펀드의 공동 운용사는 IMM Investment Hong Kong과 우리PE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해외사업 투자 전문성을 갖춘 KIND를 녹색인프라 해외수출 지원펀드의 관리기관으로 선정해 펀드를 조성해 왔다. 2호 펀드는 정부 출자금 1500억원과 민간 자금 1092억원 등 총 2592억원 규모로 지난해 6월 말 조성을 완료했다.

이번 DDSP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전체 자금은 2210만달러, 약 315억원이다. 이 가운데 녹색인프라 해외수출 지원펀드 2호에서 2080만달러를 투자하고 에스에너지가 자체 자금 130만달러를 별도로 투입했다.

2080만달러는 2592억원 규모인 2호 펀드 전체의 약 8%에 해당한다. 다만 이는 투자액을 전체 펀드 결성액과 단순 비교한 수치로 실제 펀드 내 투자한도나 프로젝트별 자금배분 비중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투자처 DDSP, 아시아서 1.1GW 데이터센터 개발

이번 투자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투자 대상인 DDSP의 사업 규모다.

2022년 설립된 DDSP는 싱가포르와 룩셈부르크를 거점으로 AI·클라우드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저탄소 에너지 인프라를 개발하고 있다.

DDSP가 현재 확보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발 파이프라인은 약 1.1GW다. 주요 개발 지역은 대만과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이다.

1GW는 1000MW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상업용 부동산과 달리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전력 용량이 사업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여서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개발 규모를 통상 전력용량 기준으로 비교한다.

다만 이번 2210만달러가 DDSP가 추진하는 1.1GW 규모 프로젝트 전체에 투입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DDSP는 이번 자금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데이터센터 개발 파이프라인 확대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캠퍼스의 개발·건설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DSP는 이미 개별 프로젝트 단위에서도 대규모 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5월 말 말레이시아 조호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위해 2억8300만달러 규모의 그린 파이낸싱을 완료했다. 해당 데이터센터에는 AI 서버의 높은 발열을 처리하기 위한 액체냉각 기술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어 6월에는 일본 노무라와 대만에서 추진하는 80MW 규모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1단계 사업을 위한 금융거래도 마무리했다.

IMM과 우리PE가 단일 데이터센터 건설사업에 자금을 넣은 것이 아니라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향후 DDSP의 추가 프로젝트와 연계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AI 데이터센터에 '탈탄소' 결합…정책펀드 투자영역 확대

이번 거래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투자와도 성격이 다르다.

DDSP는 데이터센터 개발과 함께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에너지 자산 등을 결합해 데이터센터 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사업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높은 전력 밀도를 필요로 해 안정적인 전력 확보와 냉각 시스템 구축이 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동시에 전력 소비 증가에 따른 탄소배출 문제가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의 과제로 부상하면서 재생에너지 확보 능력도 투자 판단의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

호건러벨스 캐드왈라더는 이번 거래와 관련해 AI와 클라우드 도입 확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이 디지털 성장성과 탈탄소화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플랫폼에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녹색인프라 해외수출 지원펀드의 설립 목적과도 맞닿아 있다.

이 펀드는 정부가 해외 사업에서 단순한 금융수익만 얻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의 지분투자와 설계·조달·시공(EPC), 운영·유지보수(O&M), 기자재 납품 등을 해외 프로젝트와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KIND가 정부 정책자금의 해외 녹색인프라 투자 구조를 만들고, IMM과 우리PE 같은 민간 운용사가 실제 투자처를 발굴·운용하는 방식이다.

 

에스에너지도 동반투자…5년 O&M 사업권 확보

이번 DDSP 투자에서는 정책펀드의 목적에 맞게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 수주도 함께 이뤄졌다.

국내 태양광 기업 에스에너지는 홍콩에 S-Nexus APAC Limited를 설립하고 130만달러의 자체 자금을 DDSP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에스에너지는 투자와 함께 DDSP의 아시아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에 대한 장기 ESG 기반 운영·유지보수(O&M) 계약도 확보했다.

데이비스폴크 역시 이번 거래 자료에서 에스에너지가 신설 홍콩법인을 통해 펀드와 함께 투자하고 DDSP의 아시아 포트폴리오를 대상으로 장기 O&M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5년이며 연평균 계약 규모는 약 30억원이다.

정책펀드가 해외 사업자에 자금만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권 확보로 연결된 구조다. 에스에너지는 기존 태양광 EPC와 발전자산 운영 경험에 자체 운영관리 플랫폼을 결합해 데이터센터 인프라 운영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DDSP도 한국의 정책자본 투자가 한국 기술기업의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사업 참여를 지원한다는 점을 이번 거래의 의미로 제시했다.

이영준 IMM Investment Hong Kong 대표는 DDSP가 공개한 자료를 통해 DDSP의 경영진과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높게 평가하면서 클라우드와 AI 투자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장기적인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정부 녹색산업 정책자금의 투자 대상이 기존 신재생에너지와 환경 인프라에서 AI 데이터센터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KIND가 관리하는 정책펀드의 금융지원이 IMM·우리PE의 해외 투자에 그치지 않고 에스에너지의 현지 O&M 사업 수주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기업의 데이터센터 전력·냉각·재생에너지 관련 해외 사업으로 추가 확장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