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 분쟁 적체 해소 나섰다...14개사 관리체계 점검
상반기 분쟁 접수 1만5436건...전년 동기 대비 47.8% 증가 처리 건수는 25.2% 늘어...접수 증가세 못 따라가 KB·DB손보 시작으로 다음달 30일까지 생보 4곳·손보 10곳 점검 현장서 적체 분쟁 처리...민원 관리 전략 이행 여부도 확인 유사 분쟁 판단 기준 공유...법규 위반 확인 땐 검사 연계 가능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금융감독원이 보험 분쟁 급증에 대응해 생명·손해보험사 14곳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에 나섰다. 보험사 담당자와 현장에서 적체된 분쟁을 함께 검토해 처리 속도를 높이고, 민원·분쟁 관리체계도 살펴 유사 분쟁의 반복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1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금감원은 지난 7일부터 보험 관련 부서가 합동으로 참여하는 '릴레이식 분쟁 현장 신속처리반'을 구성해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KB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다음달 30일까지 생명보험사 4곳과 손해보험사 10곳을 순차적으로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 분쟁은 1만543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8%(4993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처리 건수는 1만4062건으로 25.2%(2832건) 늘었다. 처리량도 확대됐지만 접수 증가세를 따라잡지는 못한 셈이다.
보험상품 약관과 보험금 지급 기준 개선, 분쟁조정 인력 확충 등에도 분쟁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보험금 누수를 줄이려는 보험사의 지급심사 강화가 분쟁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소비자가 분쟁 신청 내용을 손쉽게 작성할 수 있게 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속처리반은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 가운데 보험사와 협의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사안을 현장에서 담당자들과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쌓여 있는 분쟁의 처리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보험사의 분쟁 관리 전략과 처리 절차도 점검한다. 금감원은 앞서 보험사들로부터 분쟁 발생 추이와 원인 분석, 관리 목표, 분쟁 유발 요인 제거 방안 등을 담은 '분쟁 민원 관리 전략'을 제출받았다.
이번 점검에서는 각 보험사가 마련한 전략의 적정성과 실제 이행 여부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민원·분쟁 처리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발견되면 현장에서 보완하도록 지도하고, 보험사와 개선 방안도 협의할 예정이다.
과거 유사 분쟁에 대한 금감원의 처리 결과와 판단 기준도 보험사에 공유할 방침이다. 비슷한 사안이 다시 발생했을 때 보험금 지급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유도해 소비자 불편을 줄이려는 취지다.
자동차보험·실손보험 등의 상품 감독·제도 업무 담당자들도 분쟁 전담 인력과 함께 현장점검에 참여한다. 현장에서 약관이나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면 관련 부서가 검토해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감원은 현장점검과 병행해 이달 중 AI 기반 민원·분쟁 처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점검 과정에서 법규 위반이 드러나면 검사 부서와 연계할 수 있다. 아울러 금감원은 현장점검에서 소비자 피해 등 문제점이 확인되면 검사국과 연계해 신속한 시정 조치와 피해 구제에도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