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황에 자산운용사 2분기 순익 2.7조...사모운용사 절반은 ‘적자’

2026-09-11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증시 상승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에 힘입어 자산운용업계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80% 넘게 증가했다. 운용자산도 한 분기 만에 400조원 이상 불어나며 2800조원에 육박했다.

다만 실적 개선의 온기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전체 운용사의 40% 이상이 여전히 적자를 기록했고, 특히 사모운용사는 두 곳 중 한 곳가량이 손실을 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자산운용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 513곳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68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1조4664억원보다 1조2226억원(83.4%)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 8555억원과 비교하면 214.3% 늘었다.

영업이익도 2조419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3조8803억원으로 46.4% 늘어난 반면 영업비용은 1조4608억원으로 1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율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1.1%에서 51.9%로 20.8%포인트 상승했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수수료수익과 증권투자이익 증가가 자리했다. 2분기 수수료수익은 2조607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7.7% 증가했다. 이 가운데 펀드 관련 수수료가 2조326억원으로 39.1%, 일임·자문 수수료는 5746억원으로 33.1% 늘었다. 고유재산 운용 등을 통한 증권투자손익도 829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59.6% 급증했다.

운용자산 외형도 크게 확대됐다. 6월 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의 전체 운용자산은 2777조5000억원으로 3월 말 2355조7000억원보다 421조8000억원(17.9%) 증가했다. 펀드 순자산은 1730조9000억원, 투자일임평가액은 1046조6000억원으로 각각 16.1%, 20.9% 늘었다.

특히 공모펀드 성장이 두드러졌다. 공모펀드 순자산은 897조4000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191조9000억원(27.2%) 증가했다. 금감원은 코스피 상승과 ETF 시장 확대가 공모펀드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자료상 ETF 순자산가치(NAV)는 지난해 말 297조1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360조7000억원, 6월 말 512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사모펀드 순자산은 833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2% 증가하는 데 그치며 공모펀드 대비 성장세가 둔화됐다.

업계 전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운용사별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됐다. 2분기 전체 513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흑자를 낸 곳은 293개사로 57.1%에 그쳤다. 적자회사 비율은 42.9%로 전분기 37.6%보다 5.3%포인트 높아졌다.

공모운용사의 적자 비율은 15.6%에서 14.3%로 낮아진 반면 사모운용사는 41.5%에서 47.9%로 6.4%포인트 상승했다. 증시 상승과 ETF 성장의 수혜가 대형 공모운용사에 상대적으로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2분기 자산운용업계가 국내 주가지수 상승 등에 힘입어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다만 특정 업종·종목으로 증시 투자자금이 편중되고 ETF 관련 과도한 단기매매와 레버리지 투자 등 리스크가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국내외 금리 상승과 주가·환율 등 시장지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전성이 취약한 운용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레버리지·빚투 억제 등 시장 변동성 완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