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부실채권 40%가 '사실상 떼인 돈' 추정손실...지방은행권 '최고'

2026-09-11     이준성 기자
광주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광주은행의 부실채권 가운데 회수 가능성이 가장 낮은 '추정손실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5개 지역 기반 은행(iM뱅크·부산·경남·전북·광주)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말 기업여신 내 추정손실여신 잔액이 1년 전보다 4배 가까이 불어나면서 전체 증가세를 주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상매각을 늘리고도 기업 부실이 악화된 만큼 기존 여신의 추가 부실화를 막는 사후관리 역량이 향후 광주은행의 건전성 개선을 좌우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녹색경제신문>이 5개 지역 기반 은행의 경영공시 등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말 광주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은 전년 동기 대비 61.1% 늘어난 2817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추정손실여신은 같은 기간 110.2% 증가한 1096억2000만원으로, 전체 NPL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8%에서 38.9%로 9.1%포인트(p) 상승했다.

추정손실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나뉘는 여신건전성 5단계 중 가장 낮은 등급이다. 은행업감독규정은 "회수불능이 확실하여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되는 거래처"에 대한 자산 중 회수예상가액을 초과한 부분 등을 추정손실로 분류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추정손실여신이 '사실상 떼인 돈'인 셈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광주은행의 NPL 내 추정손실여신 비중이 주요 지방은행 중 유독 높았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말 5개 지역 기반 은행 가운데 이 비중이 30%를 상회한 곳은 광주은행이 유일했다. 다음으로 높은 iM뱅크(옛 DGB대구은행)조차 28.7%에 그쳐 광주은행과 10.2%포인트(p)의 격차를 보였다.

이처럼 광주은행의 추정손실여신이 급증한 데는 기업 부문의 영향이 컸다. JB금융그룹의 올 2분기 팩트북에 따르면 광주은행의 기업 추정손실여신은 지난해 상반기 말 13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514억2000만원으로 278.1% 증가했다. 은행 전체 추정손실여신 증가액(574억7000만원)의 65.8%가 기업 부문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 같은 부실 증가를 대출 확대만으로 설명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광주은행의 기업여신은 지난해 상반기 말 16조804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7조6516억원으로 5% 늘었다. 

반면 기업 NPL은 같은 기간 1120억9000만원에서 1921억5000만원으로 71.4% 증가했으며, 기업 NPL 내 추정손실여신 비중도 12.1%에서 26.8%로 14.6%p 높아졌다. 기업 부실이 늘어나는 동시에 그 안에서 회수 가능성이 가장 낮은 여신의 비중은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는 뜻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추정손실여신은 신규 부실뿐 아니라 기존 부실채권의 등급이 내려가면서 늘어날 수도 있다"라며 "대출 증가율이 낮더라도 과거에 취급한 여신의 부실이 심화할 수 있는 만큼 이미 고정이나 회수의문으로 분류된 기업여신이 추정손실로 넘어가는 흐름까지 살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광주은행 입장에서 다소 뼈아픈 대목은 상매각을 통한 기업대출 정리 규모가 전년보다 확대됐음에도 부실의 양적·질적 악화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광주은행의 기업대출 전체에 대한 올 상반기 상매각 합계는 324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48억4000만원보다 30.6%(76억원) 늘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대출은 연체가 생기기 전에도 현금흐름이 나빠지거나 이자 부담이 커지는 식으로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실적과 담보가치가 함께 떨어진 뒤에는 돈을 돌려받기가 더 어려워지는 만큼 이런 변화를 일찍 파악할수록 은행이 대응할 여지도 많아진다"라고 전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자금이 막힌 기업은 갚을 시간을 주는 게 도움이 되겠지만, 회복 가능성이 낮은 곳은 기다리는 동안 손실이 더 커질 수도 있다"라며 "광주은행도 지원 이후 차주의 실적이나 상환 상황이 기대에 못 미칠 때 얼마나 빨리 대응을 바꾸느냐가 추가 부실 규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은행 관계자는 "기업 추정손실여신 증가는 특정 업종 전반의 부실 확대보다는 개별 차주의 경영 상황과 상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보수적으로 건전성을 분류한 데 따른 것"이라며 "건전성이 저하된 여신은 차주별 상황과 정상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회수 노력을 강화하고 있고, 필요 시 상매각도 병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