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텐프리면 살 빠지고 속 편하다?…식약처가 들여다본 ‘건강 마케팅’의 실체
식약처, 온라인 글루텐프리 광고 20건 적발 ‘소화 잘돼’부터 ‘다이어트·면역력 증진’까지…일반 식품을 건강식처럼 홍보 시장 커지는데 효능 과장 논란…업계 “글루텐 제거와 건강 효과는 구분해야”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글루텐프리’를 앞세워 다이어트나 면역력 증진, 소화 개선 등의 효과까지 내세운 식품 광고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글루텐을 넣지 않았다는 제품 특성이 온라인에서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이미지로 확대되면서, 실제 성분이나 영양정보보다 특정 키워드가 구매를 유도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무글루텐 제품의 광고를 점검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부당광고 20건을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중에선 ‘속 편한’, ‘소화가 잘되는’ 등의 표현을 사용한 거짓·과장 광고가 8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이어트’, ‘면역력 증진’ 등을 내세워 일반 식품을 건강기능식품처럼 오인하게 한 광고도 6건 적발됐다. 소비자를 기만할 우려가 있는 광고는 5건, 질병 예방·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표현한 사례도 1건 확인됐다.
한편 글루텐프리 자체가 건강기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글루텐을 제거하거나 기준에 맞춰 관리한 식품이라는 특성과 체중 감량, 면역력 증진 등의 건강 효과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명확한 근거 없이 ‘속이 편하다’거나 ‘살이 빠진다’는 식으로 표현하면 소비자가 제품의 특성과 건강 효능을 동일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 자체는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글루텐프리 인증기업을 지난 2023년 8곳에서 오는 2028년 100곳까지 확대하는 등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쌀가공식품 등을 중심으로 글루텐프리 제품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주목받으면서 식품업계에서도 제품 개발과 마케팅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커질수록 ‘글루텐프리’라는 표시가 마케팅 문구에 그치지 않고 정확한 정보 전달 수단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당·고단백·비건 등 특정 성분이나 특성을 강조하는 제품이 늘면서 소비자 역시 한 가지 키워드만으로 제품 전체의 건강성을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적발된 광고 게시물에 대해 접속 차단을 요청하고 반복 위반 업체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정부에 현장 점검을 요청했다. 또 실제 제품에 표시된 ‘무글루텐’ 문구가 기준에 적합한지도 직접 제품을 수거해 검사할 계획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글루텐프리는 식품 선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제품도 계속 세분화되고 있다”며 “다만 글루텐을 제거했다는 사실과 다이어트나 면역력 증진 같은 건강 효과는 구분해서 봐야 하고, 업계 역시 소비자가 제품의 특성과 효능을 혼동하지 않도록 성분과 영양정보를 투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