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가에 1900억원 쏟지만…전통시장에선 “싸졌다는 느낌 글쎄”
정부, 추석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1930억원으로 확대 4인 가족 제수용품 비용은 31만3089원…1년 전보다 2.3% 내려 하지만 소비자 체감은 엇갈려…“몇 개 싸도 장바구니 가격 전체 내려간 건 아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정부가 추석 물가를 잡기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규모를 1930억원까지 늘리고 공급 물량도 대폭 확대했다. 통계상 일부 명절 장보기 비용은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실제 시장을 찾은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크게 싸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3주 전 기준 4인 가족의 제수용품 구입비용은 평균 31만3089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의 32만370원보다 2.3% 낮아졌다. 숫자만 보면 명절 장보기 부담이 다소 줄어든 셈이다.
정부의 지원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1030억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900억원을 추가해 총 193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농축산물 할인 행사는 오는 30일까지 연장하고, 추석 대책 기간에는 기존 1인당 2만원의 할인 한도도 적용하지 않는다.
수산물 공급도 늘어난다. 정부 비축 수산물은 기존 2만톤에서 2만2000톤으로 2000톤 확대되고, 공급가격은 시중가보다 최대 50% 낮추기로 했다. 전국 1만2000여개 농축산물 판매처에서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전통시장에서는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국산 농축수산물 구매액의 약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행사도 예정돼 있다.
다만 문제는 이 같은 지원이 소비자가 느끼는 ‘전체 장바구니 물가’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명절 장보기는 과일과 채소, 육류, 계란, 수산물 등 여러 품목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방식이어서 일부 성수품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다른 품목의 부담이 크면 전체 지출액은 크게 줄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할인은 모든 판매처와 품목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방식이 아니다. 행사 참여 여부와 대상 품목, 할인 기간 등에 따라 실제 소비자가 받는 혜택이 달라진다. ‘최대 50% 할인’과 같은 수치가 전체 장바구니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닌 셈이다.
한편 정부는 가격 안정과 함께 명절 대목을 겨냥한 ‘바가지요금’도 집중 단속한다.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전통시장과 관광지의 음식점·숙박업소 등을 대상으로 합동 점검을 실시한다.
결국 올해 추석 물가 대책의 성패는 투입된 예산보다 소비자가 실제 장바구니에서 얼마나 절약했는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품목의 할인 효과가 전체 장보기 비용 감소로 이어져야 정책에 대한 체감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소비자 A씨는 <녹색겨제신문>에 “최근 전통시장을 방문하니 몇 가지 품목은 할인되는 게 보이는데, 과일이나 고기까지 이것저것 담다 보면 구매 금액은 금방 올라간다”며 “지원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장보는 입장에서는 아직까지 크게 싸졌다는 느낌은 안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