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문턱 높이고 알짜 사업은 속도…건설사 '옥석 가리기' 본격화
사업계획승인 토지 소유권 95%→80% 완화, 정상 사업장 속도 빨라질 전망 서희건설·코오롱글로벌 등 지주택 사업 건설사 영향, 선별 수주 중요성 커져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의 토지 확보 규제가 완화되면서 관련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의 사업 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공포·시행된 개정 주택법에 따라 지역주택조합이 등록사업자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사업계획승인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토지 소유권 기준이 기존 95%에서 80%로 낮아졌다.
반면 사업 초기 문턱은 높아졌다. 기존에는 사업 대상 토지 50% 이상의 사용권원을 확보하면 조합원 모집신고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80% 이상 토지에 대한 소유권 또는 매매계약 등을 확보해야 한다. 정상 사업장의 추진은 지원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조합의 무분별한 진입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지주택 사업에서는 일부 토지주와의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상당한 토지를 확보하고도 사업계획승인 단계에서 장기간 표류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정부는 사업계획승인 기준 완화와 함께 업무대행사 등록제, 공사비 검증제 등을 도입해 사업 투명성도 높일 방침이다.
제도 변화로 가장 주목받는 건설사는 서희건설이다. 지주택 사업을 주력으로 성장한 서희건설은 올해 화성 비봉과 용인 양지 등 대형 지주택 사업장이 착공하면서 착공 수주잔고가 지난해 말 1조2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착공 수주잔고도 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화성 비봉과 용인 양지 사업의 도급액만 각각 2578억원과 3175억원으로 총 5753억원 규모다. 향후 미착공 사업장이 착공으로 전환될 경우 매출 기반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NH투자증권도 지난 8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제도 개편이 지주택 시장의 옥석 가리기를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초기 토지 확보에 필요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영세 업무대행사나 부실 조합의 신규 진입은 어려워지는 반면 사업 경험과 자금조달 능력을 갖춘 사업자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제도 개선이 곧바로 건설사들의 지주택 수주 확대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사업계획승인 기준이 낮아져도 토지 확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사업 지연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견 건설업계에서는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을 중심으로 사업장을 선별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3817억원, 영업이익 742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가운데 공사비와 사업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와 비주택 사업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제도 개선으로 정상 사업장의 추진 여건이 나아진 것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지주택 특유의 사업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닌 만큼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