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ELB 발행 경쟁 가열…한투 1위 '수성'·키움 3위 '껑충', 삼성은 '톱10 밖'

ELB 발행액 21.9조원...전년비 33.6% 증가 한국투자증권 1위 수성…대신 발행 53% 늘리며 2위 유지 키움증권 129% 급증해 8위→3위…공모 ELB 확대 견인 삼성증권 3위서 톱10 밖으로…"고금리 특판·외형 경쟁 지양"

2026-09-08     정수진 기자
[출처=ChatGPT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이 크게 늘고 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낮추면서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발행 1위를 지킨 가운데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이 발행을 크게 늘리며 상위권에 자리했다. 반면 지난해 3위였던 삼성증권은 고금리 특판을 통한 외형 경쟁에 나서지 않으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ELB 시장 22조원 육박…한투 선두 굳히고 키움 발행 두 배로

8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9월 7일까지 국내 증권사의 ELB 발행액은 21조9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16조4118억원 대비 3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발행 건수도 2886건에서 4006건으로 38.8% 늘었다.

ELB는 투자금 대부분을 채권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고 일부를 주식이나 주가지수 등에 연계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ELS보다 기대수익률은 낮지만 원금 손실 위험을 낮출 수 있어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이 주로 찾는다. 다만 발행 증권사가 부도나 파산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찾으면서도 주식시장 변동성을 부담스러워하는 투자자들이 ELB로 눈을 돌린 것이 발행 증가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4조876억원의 ELB를 발행해 점유율 18.75%로 1위를 유지했다. 전년 동기 3조6429억원보다 발행액은 12.2% 증가했다. 다만 전체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점유율은 지난해 22%대에서 18%대로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 수요와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구조의 ELB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수요와 금리·시장 상황, 운용 여건 등을 고려해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1조8317억원에서 2조8015억원으로 발행액을 52.9% 늘리며 2위를 유지했다. 점유율도 11.19%에서 12.85%로 높아졌다. 특히 올해 발행 물량을 모두 공모로 채우면서 공모 ELB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키움증권의 약진은 더 두드러졌다. 지난해 6635억원이던 발행액이 올해 1조5213억원으로 129.3% 급증했다. 이에 발행 순위가 8위에서 3위로 뛰었고 점유율도 4.04%에서 6.98%로 확대됐다.

키움증권은 지수·종목형 '하이파이브 ELB' 판매 확대가 발행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말 키움증권의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상향된 점도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원금 보장을 통한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시장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추구하려는 고객 수요와 맞아떨어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원금을 보호하면서 시장 방향에 따라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교보증권은 1조4444억원으로 지난해 6위에서 4위로 올라섰고 신한투자증권은 1조4429억원으로 5위를 유지했다. KB증권은 1조3658억원으로 6위, 한화투자증권은 1조2781억원으로 7위를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6544억원에서 1조2480억원으로 늘며 9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액이 1조326억원에서 1조2016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순위는 7위에서 9위로 낮아졌다.

시장 커졌는데 삼성은 톱10 밖…"고금리 특판 경쟁 지양"

반면 삼성증권은 업계의 ELB 발행 확대 흐름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삼성증권의 ELB 발행액은 1조6273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에 이어 업계 3위였다. 점유율도 9.92%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발행액 기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삼성증권은 일부 증권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ELB를 적극적으로 내놓은 것과 달리 수익성을 고려해 발행 경쟁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 자금을 조달할수록 증권사가 이를 웃도는 운용수익을 내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시장 내 일부 증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금리 특판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한 영향이 크다"며 "건전한 수익성 관리와 리스크 통제를 우선하고 과도한 외형 경쟁을 지양하면서 상대적으로 발행량이 조정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ELB 발행 계획에 대해서는 "회사의 세부 영업 전략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수치나 스케줄을 미리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