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대출 2년 새 18.7조 줄었는데…부실우려 익스포저는 1.1조 늘었다

유의·부실우려 PF 14.7조→16.4조…부실우려 단계서 1.1조 증가 정리·재구조화 규모 3.8조→2조→4000억…신규 공급도 회수·정리의 70%

2026-09-08     강신후 기자

[녹색경제신문 = 강신후 기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전체 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된 PF 익스포저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 말까지 늘어난 1조7000억원 가운데 1조1000억원이 ‘부실우려’ 단계에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8일 금융감독원이 본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유의·부실우려 PF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14조7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6조4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증가했다. 단계별로 보면 ‘유의’ PF 익스포저는 3조7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으로 6000억원 늘었고, ‘부실우려’ PF 익스포저는 11조원에서 12조1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증가액 1조7000억원 가운데 부실우려 단계의 증가액이 1조1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특히 PF 대출 자체는 감소하고 있는데 부실 우려 사업장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PF 대출 잔액은 2024년 1분기 말 134조2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15조5000억원으로 2년 새 18조7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된 PF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이후 다시 증가했다. 전체 PF 규모를 줄이는 과정에서도 남아 있는 사업장의 위험도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부실 PF 사업장의 정리·재구조화 실적도 올해 들어 크게 줄었다. 정리·재구조화 규모는 지난해 3분기 3조8000억원에서 4분기 2조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4000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80% 감소한 규모다. 금감원은 정리·재구조화 실적 감소와 관련해 그동안 PF 부실 자체가 줄어든 데 따른 모수 감소와 계절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부실우려 PF 익스포저 증가만으로 부실 사업장의 질적 악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착공이 지연됐던 사업장 가운데 사업성 보완이나 보증 등을 통해 올해 착공에 들어가는 사례가 늘면서 기존의 위험 익스포저가 사업 진행 과정에서 다시 드러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착공하지 못했던 사업들 가운데 수익성이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았는데, 올해 상반기 들어 더 이상 사업을 미루기 어려워 착공에 들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사업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보증 등 보완책을 통해 착공할 필요가 있는 사업들이 있는 만큼, 위험 익스포저가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PF 시장에서는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금융권의 전체 PF 익스포저가 감소하는 동시에 신규 사업으로 자금이 충분히 재투입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신규 PF 공급은 141조5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회수·정리 규모인 202조8000억원의 70%에 그쳤다. 신규 PF 공급에서 회수·정리를 뺀 순공급은 61조3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해당 기간 8개 분기 모두 신규 PF 공급보다 회수·정리 규모가 컸다.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면서 금융권의 위험 노출은 줄었지만, 회수된 자금이 신규 개발사업으로 충분히 흘러가지 않으면서 PF 시장 전체가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국면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PF 부실 위험이 남아 있는 가운데 정상 사업장까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주택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도 최근 PF 부실 정리와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PF 사업성 평가에서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을 반영해 건전성 평가와 충당금 부담을 높이는 제도의 시행 시점을 기존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 늦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의 PF 대출 위험가중치 도입 역시 2년 유예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사업성 평가와 자본 규제 강화가 PF 금융회사의 자금 공급을 위축시켜 정상 또는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까지 영향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은 수도권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2027년까지 착공·준공 가능성이 있는 주요 PF 사업장 325곳도 특별 관리하기로 했다. 사업장별 담당자를 지정해 자금 조달과 인허가 등 지연 요인을 점검하고, 정상진행·공급촉진·정상화지원·매각유도 등 사업장 상황에 따라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 PF 시장의 핵심 과제는 부실 사업장을 얼마나 신속하게 정리하느냐와 함께, 정리 과정에서 빠져나온 금융 여력이 정상 사업장으로 다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부실 PF 정리와 정상 사업장 지원을 병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유의 이하 PF 가운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부실우려’ 익스포저가 증가하고 정리·재구조화 규모는 급감하면서 정책 효과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본지가 요청한 본PF·브릿지론별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와 해당 사업장 수 등 세부 자료에 대해 금감원은 “해당 자료가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