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기업대출 확대로 자산성장… 건전성·자본관리 '과제'

기업대출 늘린 하나은행…건전성·자본 지표 동반 주춤 고정이하여신 44.8% 급증·위험자산 12.6조 늘며 자본비율 하락 규제 기준 충족했지만…대규모 채권 만기 앞두고 리스크 관리 시험대

2026-09-09     박지안 기자
하나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하나은행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부실채권 증가와 자본적정성 지표 하락이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올해 6월 말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이 지난해 말 대비 44.8% 급증했고, 위험가중자산(RWA)이 늘면서 BIS 총자본비율도 0.71%포인트(p) 하락했다.

하나은행 측은 특정 대기업의 회생 신청에 따른 일회성 영향이 컸다는 입장이다. 자본 및 유동성 관련 지표는 현재 규제 비율을 상회하고 있어 즉각적인 건전성 악화로 이어진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부실 확대 여부를 관리하는 한편 유동성 대응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성장에 뒤따른 부실채권 급증

​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하나은행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382조276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조6640억원(4.0%) 증가했다.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 역시 2조1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그러나 대출 규모가 커진 만큼 건전성 지표는 악화됐다.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지난해 말 1조279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8520억원으로 5730억원(44.8%) 늘었다. 이에 따라 NPL비율도 0.35%에서 0.48%로 0.13%p 상승했다.

​하나은행 측은 "대기업 회생 신청 건으로 약 4200억원의 신규 NPL이 일시에 발생하면서 관련 지표의 변동 폭이 컸다"며 "해당 요인을 제외하면 그룹 기준 NPL비율은 0.85%, 커버리지비율은 92.6% 수준으로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커버리지비율 하락에 대해서는 포트폴리오 특성을 이유로 들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연체자산의 약 90%가 담보부 여신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담보부 여신은 회수가능 가치를 반영해 충당금을 산정하므로, 무담보 여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버리지비율이 낮게 산출된다"고 전했다.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BIS비율 후퇴

​자본적정성 지표도 하락세를 보였다. 하나은행의 BIS 자기자본은 6월 말 기준 36조828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890억원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위험가중자산이 205조1350억원에서 217조7590억원으로 12조6240억원(6.2%) 더 큰 폭으로 늘면서, BIS 총자본비율은 17.62%에서 16.91%로 0.71%p 하락했다. ​다만 현재 BIS 총자본비율은 국내 시스템적 중요은행(D-SIB) 규제 기준(12.5%)을 4.41%p 웃돌아 여전히 자본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부실자산 상·매각을 확대해 손실흡수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NPL 잔액과 위험가중자산을 동시에 줄여 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비율을 100% 이상으로 회복시킨다는 구상이다.

​대규모 채권 만기…차환 부담도 변수

​유동성 지표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6월 말 기준 106.66%로 최소 규제 기준(100%)을 웃돌았다. 다만 하반기 이후 대규모 채무증권 만기가 예정돼 있어 차환 부담이 변수로 꼽힌다. 2026년 8월 말 기준 하나은행의 채무증권 잔액은 약 30조1811억원이다. ​만기 일정은 올해 9월 1000억원, 11월 1조3200억원, 12월 1조1400억원에 이어 내년 3월(2조1900억원)과 4월(1조8000억원)까지 대규모 물량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향후 시장금리와 채권 수급 여건에 따라 조달 비용이 커질 수 있다. 하나은행은 13조원 규모의 사채 발행 한도를 확보해둔 상태다.

차환 전략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유동성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면서도 "최근 채권 발행 시장 여건과 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은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전했다.

기업대출 확대로 자산과 이익을 키운 하나은행은 NPL 급증과 위험가중자산 확대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업계에선 하반기에 늘어난 부실채권을 얼마나 신속하게 정리하고 자본비율을 방어하는지, 만기 도래 채권의 차환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