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녹색금융 실적 줄고 탄소배출은 목표 초과…"산업지원·감축 병행 쉽지 않은 과제"
녹색금융 18조6545억→18조2742억원 2.0% 감소, 금융배출량은 SBTi 목표보다 1262만톤 많아 철강·운송 등 고배출 업종 익스포저 증가 영향…농협금융 "지원 축소보다 전환자금 공급이 금융의 역할" 목표 재수립은 2029년…"매월 배출량 산출해 목표 경로와 격차 점검"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NH농협금융의 지난해 녹색금융 실적이 전년보다 줄고, 대출·투자를 통한 금융배출량은 스스로 세운 감축 목표를 절반 가까이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에 따라 철강·운송 등 기간산업 지원이 늘어난 영향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산업지원과 금융배출량 감축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색금융 3803억원 감소…온실가스 감축 여신 8.9%↓
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농협금융이 지난 6월 발간한 '2025 ESG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녹색금융 실적은 18조2742억원으로 2024년(18조6545억원)보다 3803억원(2.0%) 감소했다. '온실가스 감축' 부문 여신이 12조4118억원에서 11조3025억원으로 8.9% 줄어든 영향이 컸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채권 투자는 늘었지만 여신 감소를 메우지 못했다. 농협금융은 2030년 녹색금융 30조원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배출량 3,807만톤, 목표 2,545만톤 대비 50% 초과
금융배출량은 금융사가 대출·투자한 기업의 온실가스 가운데 금융사 기여분으로 산정한 수치로, 금융사 탄소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농협금융의 지난해 금융배출량은 정부 익스포저(국채)를 제외한 SBTi(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 기준 3807만톤(tCO2eq)으로, 당해 목표치 2545만톤보다 1262만톤(49.6%) 많았다.
농협금융은 2022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24년 상반기 SBTi 인증을 받았다. 2021년 배출량(3,052만톤) 대비 2030년 37.4%, 2040년 62% 감축이 목표다. 2030년 목표(1912만톤)에 도달하려면 남은 5년간 현재 배출량의 절반 가까이를 줄여야 한다.
농협금융은 보고서에서 초과 원인을 "총 금융자산이 확대되고 철강, 운송 등 금융집약도가 높은 고배출 업종에 대한 익스포저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철강 부문 금융배출량은 2023년 137만8000톤에서 2025년 181만3000톤으로 32%, 운송은 34만3000톤에서 49만9000톤으로 45% 늘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에 따라 철강·운송 등 기간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늘어나면 단기적으로 금융배출량이 늘어날 수 있다"며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고배출 업종에 대한 금융지원을 단순히 축소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탄소 전환을 위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올바른 금융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익스포저를 포함한 전체 금융배출량은 전년 대비 590만톤 줄었다. 보고서는 감소 요인을 "데이터 품질 개선,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기술했으며, 정부 익스포저(-248만5000톤), 상장주식·회사채(-175만톤), 프로젝트금융(-166만8000톤)에서 감소폭이 컸다. 비중이 가장 큰 기업대출·비상장주식(2854만9000톤)은 18만8000톤 줄었다. 태양광·풍력 등 무탄소 발전 PF 잔액은 5666억6000만원으로 전체 발전 PF의 20.3%다.
이 관계자는 "금융배출량을 매월 산출해 목표 경로와의 차이를 점검하고, 업종별 익스포저 변화와 배출량 증감 요인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환계획·자금용도 살펴 저탄소 설비투자 지원 확대"…목표 재수립은 2029년
농협금융은 2026~2030년 108조4000억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 공급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찬우 회장은 보고서 CEO 인사말에서 "산업과 기업의 저탄소 전환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전환금융 등 녹색금융을 핵심 과제로 선정하여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기업의 전환계획과 감축 목표, 자금 용도 등을 살펴 저탄소 설비투자와 공정개선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전환금융 등 그룹 차원의 감축 전략을 추진하고, 업종별 익스포저와 금융배출량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생산적금융 확대와 2030년 감축 목표를 함께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감축 목표 조정은 당장 검토하지 않는다. TCFD 이행 로드맵에는 2025~2030년 'SBTi 기반 탄소중립 목표 중간 점검 및 재수립'이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농협금융 관계자는 "SBTi 감축 목표 최초 승인 시점이 2024년으로, 목표 재수립은 승인 후 5년이 되는 2029년에 추진할 예정"이라며 "목표 경로와 실제 배출량 간 격차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수 있도록 전환금융 추진 등 전사적으로 탄소 감축 전략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고배출 업종의 실질적인 저탄소 전환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9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기반 '녹색여신 적합성 판단 시스템'을 계열사 전반에 도입하고, 계열사 대표이사 평가에 탈석탄금융 미준수 시 건당 감점을 부여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기후기술펀드 2호에 189억원을 출자했고, 농협생명은 전남 고흥 90MW 태양광 사업에 1506억원의 금융주선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