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강세에 흔들린 ACE...한투운용, 하반기 국내형 라인업 확대로 반등 노리나

2026-09-07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하반기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미국 증시와 빅테크 등을 앞세워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올해 국내 증시 강세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해외형 상품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가 약점으로 작용하면서다. 최근 국내 반도체와 방산·바이오 등으로 상품군을 넓히면서 반등에 나선 가운데 연말까지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ETF 순자산은 32조8428억원, 시장점유율은 7.30%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순자산 25조3505억원과 비교하면 8개월 동안 약 7조4923억원, 29.6% 증가했다. 외형 자체는 성장세를 이어간 셈이다.

다만 같은 기간 국내 ETF 시장의 성장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국내 ETF 전체 순자산은 지난해 말 297조1401억원에서 올해 8월 말 450조1193억원으로 약 51.5% 증가했다. ACE ETF의 순자산 증가율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8.53%였던 ACE의 시장점유율은 8월 말 7.30%로 1.23%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ETF 시장점유율 상승 폭 1위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로 투자자금이 빠르게 이동한 것이 점유율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6월 말 ACE ETF의 시장점유율은 7.11%까지 떨어졌다. 연초 8%대 중반에서 약 1.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반면 국내주식형 상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KB자산운용 RISE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7.03%에서 7.38%로 상승했다.

상품 구성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8월 기준 한투운용의 ETF 라인업은 해외형 64개, 국내형 45개, 혼합형 3개로 해외형이 국내형보다 많다. 반면 KB자산운용은 국내형 76개, 해외형 62개, 혼합형 5개로 국내 상품군이 상대적으로 두껍다. 지난 6월에도 한투운용의 111개 ETF 가운데 해외형이 67개로 60% 이상을 차지한 반면 KB운용은 전체 140개 상품 가운데 국내형이 83개로 절반을 넘었다.

그동안 한투운용의 성장동력이었던 해외 상품 중심 전략이 올해 국내 증시 강세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 셈이다. 지난해 ACE ETF의 성장을 이끈 주요 상품 역시 ACE 미국S&P500, ACE 미국나스닥100,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등 미국 증시 관련 상품이었다. 지난해 말 ACE ETF 점유율이 8.53%까지 높아진 데도 이들 해외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이 주효했다.

한투운용도 이 같은 상품 구성의 한계를 인식하고 올해 들어 국내형 ETF 라인업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본부장은 최근 국내 증시 상승 과정에서 미국 상품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의 한계를 경험했다며 올해부터 반도체와 고배당, 커버드콜 등 국내 관련 상품 출시를 적극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표주에 집중하는 'ACE K반도체TOP2+'와 국내 AI 전력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ACE 코리아AI전력TOP10'을 상장했다. 같은 달 고배당주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더하고 코스피200 옵션 매도 전략을 활용하는 'ACE 고배당주Plus커버드콜액티브'도 선보였다. ACE K반도체TOP2+는 상장 이후 빠르게 자금을 끌어모으며 7월 초 이미 순자산 3000억원을 넘어섰다.

하반기 들어서는 국내형 상품 공급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7월 7일 국내 방산 핵심 기업을 담은 'ACE K방산TOP5+'를 상장한 데 이어 같은 달 21일에는 코스닥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ACE K바이오코스닥액티브'를 내놨다. 8월 11일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조선·방산·원전 등 국내 전략산업을 한 상품에 담은 'ACE 반도체Plus전략산업'을 추가했다.

특히 ACE 반도체Plus전략산업의 초기 자금 유입 속도가 가팔랐다. 해당 ETF는 8월 11일 상장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순자산 3295억원을 기록했다. 한투운용은 이어 지난달 2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에 50%, 국내 단기채권에 50%를 투자하는 'ACE 삼성전자SK하이닉스플러스채권혼합50'도 상장했다. DC형 퇴직연금과 IRP에서 투자한도 100% 적용이 가능한 구조로 국내 주식뿐 아니라 연금시장까지 겨냥한 상품이다.

국내형 보강 효과는 8월 들어 일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투운용의 ACE ETF 순자산은 8월 한 달 동안 1조4781억원 증가했고 점유율도 전월 대비 0.08%포인트 오른 7.3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운용의 순자산 증가액 9118억원을 웃돌면서 두 회사의 순자산 격차도 7월 말 2조7437억원에서 8월 말 2조1772억원으로 줄었다.

향후 관건은 국내형 상품 확대가 일시적인 시장 대응을 넘어 ACE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실질적으로 다변화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해외 대표지수와 미국 빅테크에서 구축한 기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국내 반도체·배당·방산·바이오 등으로 자금 유입처를 넓힐 경우 올해 상반기 나타난 시장점유율 하락을 만회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국내 증시 중심의 자금 이동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신상품의 자금 유입이 일부 상품에 그칠 경우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ACE의 가파른 점유율 성장세를 되찾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투운용은 해외형 ETF에서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국내형 상품군을 얼마나 빠르게 키우느냐가 향후 점유율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특히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경우 신상품의 초기 흥행을 실제 점유율 상승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