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저축은행, 지주계 저축은행 중 유독 가파른 추락…"자본 지원 없이 버텨야"

2년 새 16.32%→11.5%로 5%p 가까이 급락, KB·신한보다 낙폭 커 NH농협금융은 캐피탈에 자본 투입 집중…저축은행엔 증자 계획 없어

2026-09-07     박금재 기자
NH저축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NH농협금융지주 계열 NH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이 최근 2~3년 사이 지주계 저축은행 중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저축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올해 3월 말 11.5%로, 전년 동기(18.4%) 대비 6.9%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말 중도금대출 부문 대손비용을 조기 인식하며 순손실 978억원을 낸 여파로, 자기자본 자체가 2024년 말 2924억원에서 올 3월 말 1681억원까지 급감한 결과다.

같은 지주계 저축은행끼리 비교하면 NH의 하락폭이 유독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KB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14.85%로, 지난해 2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도 금융당국 권고치(11%)를 크게 웃도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보면 신한저축은행(17.55%)과 NH저축은행(16.32%)이 지주계 저축은행 중 나란히 최상위권이었는데, 불과 2년여 만에 NH저축은행만 11.5%까지 떨어지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수익성 측면에서 봐도 대응 속도의 차이가 드러난다. 올해 1분기 신한·우리금융저축은행은 흑자를 지켜낸 반면, KB·하나저축은행은 부동산 금융 연체 여파로 적자를 냈다. KB저축은행은 111억원, 하나저축은행은 69억5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는데, 두 회사 모두 부실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자본 관리에 나선 결과였다. KB저축은행은 지난해에만 137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며 방어에 나섰고, 그 결과 BIS 비율은 여전히 15%에 가까운 수준을 지켜냈다. 반면 NH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한꺼번에 대손비용을 조기 인식하며 자본이 급격히 깎여나가는 방식으로 부실이 드러났고, 이후 별도의 자본 확충 없이 낮아진 비율을 그대로 안고 가는 모양새다.

농협금융지주는 이런 상황에서도 NH저축은행에 대한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는 미래성장동력 확보 등을 최우선 목적으로 대상 자회사를 선정한 것이며,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향후 수익성과 자금지원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수 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반면 같은 기간 그룹 전체의 보통주자본비율은 유상증자에 힘입어 지난 6월 말 기준 전분기 대비 0.94%포인트 상승해 국내 은행지주 중 상승폭 1위를 기록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자본을 늘리면서도, 정작 가장 취약한 계열사인 저축은행에는 그 자본이 흘러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런 격차는 취약계층 지원 여력에서도 확인된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 기준 올해 2분기 NH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사잇돌2·민간중금리) 취급 실적은 838억원으로, 신한(2183억원)·하나(1493억원)·KB(1132억원)·우리금융저축은행(906억원)에 모두 못 미치는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자본 여력이 줄어든 만큼 서민금융 공급이라는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에서도 다른 지주계 계열사에 뒤처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NH저축은행의 이런 흐름이 자산 규모가 비슷한 다른 지주계 저축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유독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농협금융지주가 계열사 간 건전성 관리를 균형 있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 KB·신한이 각자 방식(선제적 충당금 적립, 안정적 수익 구조)으로 자본비율을 지켜낸 것과 달리, NH저축은행은 부실이 이미 표면화된 뒤에도 자본 보강 없이 낮아진 비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추가 충격에 대한 완충 여력이 상대적으로 얇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NH저축은행의 경우 이미 한 차례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면서 자본비율이 크게 낮아진 만큼 향후 추가적인 부실에 대응할 완충력이 충분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지주가 다른 계열사에는 자본을 투입하면서 상대적으로 자본 여력이 취약한 저축은행에는 지원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그룹 차원의 자본 배분 적정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