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상반기 순익 7658억…OK·한투가 절반 벌고 이자이익은 정체

상반기 순이익 198% 급증하며 4년 만에 최대 실적 기록 유가증권 이익·대손비용 감소가 실적 견인…본업 이자이익은 0.9% 그쳐 OK·한국투자저축은행 합산 순익 3821억…전체의 49.9% 차지 연체율 6.26%로 상승 지속…하반기 건전성 관리 시험대

2026-09-07     박지안 기자
금감원과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국내 79개 저축은행이 올해 상반기 4년 만에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유가증권 운용수익 증가와 대손비용 감소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지만 본업 수익인 이자이익은 정체됐다. 여기에 순익이 일부 대형 저축은행에 집중되면서 업권 전반의 실적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 급증의 속사정…본업 대신 유가증권·비용 절감 효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658억 원으로, 전년 동기(2570억 원) 대비 5088억 원(198.0%) 늘어났다. 이는 2022년 상반기 이후 4년 만의 반기 최대 실적이다.

그러나 세부 실적을 보면 실적 개선이 대출 영업 확대에 따른 결과는 아니었다. 저축은행의 본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이자이익은 2조7326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7072억 원) 대비 254억 원(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순익을 크게 끌어올린 주된 원인은 유가증권 운용 및 처분 손익과 대손비용 감축이었다. 상반기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12억 원 늘어났다. 부실 여신 정리와 충당금 부담 완화로 대손비용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608억 원 줄었으며, 충당금 전입액(1조 3942억 원)도 15.8% 감소했다. 대출 자산 성장이나 마진 개선보다는 채권·펀드 운용 성과와 비용 절감이 순익 급증을 만든 셈이다.

OK·한국투자저축은행 '절반 독식'…대형사 쏠림 가속

실적 회복세가 전체 저축은행으로 고르게 확산되지 못하고 대형사로 쏠리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OK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331억 원) 대비 약 6.9배 늘어난 2291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전년 동기(218억 원) 대비 7배 이상 급증한 1530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두 대형사의 합산 순이익은 3821억 원으로, 업권 전체 순익(7658억 원)의 49.9%를 차지했다. 나머지 77개 저축은행의 순익 합계(3837억 원)와 사실상 비등한 수준이다.

두 대형사의 호실적 역시 유가증권 처분 손익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OK저축은행의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은 2405억 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375억 원에 달했다. 두 회사의 처분이익 합계만 3780억 원으로, 상반기 순익 급증을 이끈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다.

총자산 늘었지만 연체율 6.26%…하반기 건전성 부담 여전

자산 규모는 늘었지만 건전성 지표는 부담을 지속하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저축은행 업권의 총자산은 120조6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2조6000억 원(2.2%) 증가했다. 자산 확장은 주로 기업대출이 주도했다.

반면 연체율은 6.26%로 전년 말 대비 0.22%포인트(p)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부실채권 정리 영향으로 전년 말 대비 0.27%p 하락한 8.16%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73%로 법정 규제 비율을 크게 상회하지만 전년 말 대비 0.12%p 소폭 낮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 반등은 일회성 유가증권 처분이익과 대손비용 절감에 기인한 측면이 커 하반기에도 이 같은 호실적이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며 "기업대출 중심의 연체율 상승세와 부동산 PF 관련 후속 리스크가 다시 충당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가 저축은행업권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