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열기’ 식자 좁혀진 ETF 빅2 격차...미래에셋운용, 해외주식으로 추격

2026-09-04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상반기 국내 증시 랠리를 등에 업고 벌어졌던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격차가 하반기 들어 다시 좁혀지고 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미국 대표지수 ETF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해외지수 상품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다.

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168조9538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37조978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양사의 순자산 격차는 약 30조9751억원이다.

상반기 말과 비교하면 격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6월 말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200조7835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58조6517억원으로 양사 간 격차가 42조1318억원에 달했다. 당시 시장점유율도 삼성자산운용 39.2%, 미래에셋자산운용 31.0%로 8.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국내 증시와 반도체주 강세를 바탕으로 KODEX 200 등 국내 주식형 상품이 몸집을 키운 영향이 컸다.

이후 9월 초까지 삼성자산운용의 순자산은 상반기 말 대비 약 31조8300억원(15.9%) 감소한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약 20조6730억원(13.0%) 줄었다. 이에 따라 양사의 순자산 격차도 두 달여 만에 약 11조1600억원 축소됐다.

두 회사의 희비에는 ETF 포트폴리오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가운데 해외지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42.3%로 가장 높았다. 규모로는 58조1335억원에 달한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의 해외지수 비중은 20.3%, 34조2740억원 수준이다.

반대로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대표지수가 포함된 시장지수의 비중이 24.9%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2.0%를 크게 웃돈다. 파생상품 역시 삼성자산운용이 14.9%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0.2%보다 높다. 상반기 국내 증시 강세 구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상품 구성이 점유율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면, 증시 변동성이 커진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해외지수 비중이 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방어력이 부각되는 셈이다.

실제 최근 자금 흐름에서도 미국 대표지수에 대한 투자 수요가 두드러진다. 최근 한 달간 TIGER 미국S&P500에는 1조346억원이 순유입돼 전체 ETF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들였다. 같은 기간 해당 ETF 수익률은 -2.58%를 기록했지만 순자산은 7264억원 증가했다. 지수 조정에도 신규 투자자금이 꾸준히 들어왔다는 의미다.

TIGER 미국나스닥100에도 같은 기간 5739억원이 들어왔다. 두 상품의 자금 순유입액을 합치면 1조6085억원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나스닥100과 KODEX 미국S&P500 역시 각각 6414억원, 4572억원이 유입됐지만 두 상품의 합계는 1조986억원으로 TIGER의 양대 미국 대표지수 상품보다 약 5100억원 적었다.

지난달 중순에도 이 같은 흐름은 나타났다. 당시 ETF 자금 순유입 상위 10개 가운데 TIGER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 KODEX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지수 추종 상품 4개가 이름을 올렸다. 증시 급등락을 거치면서 국내 자산에서 해외자산으로 투자 대상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대표지수 영역에서 여전히 강한 자금 흡입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 KODEX 200에는 6264억원이 순유입됐고 KODEX 코스피에도 3310억원이 들어왔다.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에도 3580억원이 유입됐다. 해외지수에서는 미래에셋이 우위를 보이는 반면 국내지수와 파생·커버드콜 영역에서는 삼성의 경쟁력이 이어지는 구도다.

ETF 시장의 거래 열기가 상반기보다 식은 점도 향후 운용사 간 경쟁의 변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3~19일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4371억원으로 7월 33조2909억원보다 47.6% 감소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강화 이후 관련 상품 거래가 크게 줄면서 상반기 급증했던 ETF 거래대금이 정상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하반기 ETF 시장의 경쟁은 결국 국내 증시의 방향과 해외주식으로의 자금 이동이 좌우할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ETF 시장은 단기 거래대금보다 어떤 상품군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해외 대표지수와 장기투자형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운용사별 상품 포트폴리오 차이가 점유율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