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겨눈 레버리지 국조…실제 돈은 삼성운용·한투증권에 더 몰렸다
김용범·이찬진 아들 미래에셋운용 재직에 ‘이해충돌·로비’ 의혹 집중 그러나 ETF 운용보수 83%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의 6배 넘어 거래 수수료 1위도 한국투자증권 220억원…미래에셋증권은 80억원 ‘누가 정책에 영향 미쳤나’와 ‘누가 경제적 수혜 얻었나’ 구분해 들여다봐야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하루 등락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정치권의 국정조사 대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의 국내 상장을 허용했다. 개별 대형주가 하루 5% 오르면 레버리지 상품은 원칙적으로 약 10% 상승하고, 반대로 5% 떨어지면 약 10% 하락하도록 설계된 고위험 상품이다.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KB·신한·한화·키움·하나 등 8개 자산운용사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상장 직후 개인 자금이 폭발적으로 몰렸다. 개인투자자는 5월 27일부터 7월 30일까지 16개 상품을 15조2876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6787억원까지 불어났다. 이후 시장 변동성과 투자자 손실 논란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7월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올렸다. 규제 이후 8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59억원으로 출시 초기의 19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다.
최근 정치권의 관심은 상품의 위험성보다 도입 과정과 미래에셋그룹의 관계에 집중되고 있다.
김용범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아들이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 원장이 미래에셋 관련 직무회피를 신청한 뒤에도 지난 4월 22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관련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직접 결재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미래에셋의 로비 가능성과 이해충돌 여부 등을 확인하겠다며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 후 실제 금융회사들이 벌어들인 돈의 흐름을 보면 정치권의 초점과는 다소 다른 그림이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통해 가장 많은 운용보수를 거둔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아니라 삼성자산운용이었다. ETF 매매 과정에서 가장 많은 위탁매매 수수료를 벌어들인 증권사도 미래에셋증권이 아니라 한국투자증권이었다.
제도 도입 과정의 이해충돌 여부와 제도로 인해 실제 경제적 수혜를 얻은 금융회사는 별개의 문제라는 의미다.
ETF 16개 열렸는데 운용보수 83%는 삼성자산운용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5월 27일부터 7월 28일까지 16개 상품에서 발생한 잠정 운용보수는 총 36억65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2개 상품에서 발생한 운용보수는 30억2900만원이었다.
전체 운용보수의 약 83%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서 발생한 운용보수는 4억8500만원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이 미래에셋자산운용보다 약 6.2배 많은 운용보수를 거둔 셈이다. 한화자산운용은 4900만원, 신한자산운용 3500만원, 한국투자신탁운용 2600만원, KB자산운용 2100만원에 그쳤다.
운용보수는 운용사가 ETF를 관리하는 대가로 투자자의 펀드 자산에서 지속해서 떼는 수수료다. 투자자가 ETF 투자로 손실을 보더라도 순자산이 존재하는 한 일정 비율의 운용보수는 발생한다.
삼성자산운용에 수익이 집중된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KODEX 상품으로 투자자 자금이 가장 많이 몰렸다.
8월 초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 순자산 점유율은 약 62%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약 32%였다. 두 회사가 사실상 시장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삼성의 자산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컸다.
보수율 차이도 컸다.
삼성자산운용의 두 KODEX 상품 운용보수율은 연 0.269%, 총보수는 0.29%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두 상품의 운용보수는 약 0.07%, 총보수는 약 0.09% 수준이었다.
같은 규모의 돈이 들어와 있다고 가정해도 삼성자산운용이 가져가는 운용보수가 미래에셋보다 세 배 이상 많은 구조였다.
이에 따라 8월 3일까지 삼성자산운용의 누적 운용수익은 32억2536만원으로 전체의 82.6%를 차지했고 미래에셋은 5억1136만원으로 13.1%에 그쳤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운용보수는 자산운용사의 매출 성격 수익으로 인건비와 상품 개발비, 상장비용 등을 차감한 순이익과는 다르다.
투자자 사고팔 때 돈 번 증권사는 한투 1위
돈의 흐름을 증권사까지 넓히면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ETF를 만드는 것은 자산운용사지만 개인투자자가 ETF를 사고팔 때 발생하는 위탁매매 수수료는 증권사가 가져간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투자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국내 36개 증권사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를 통해 거둔 위탁매매수수료는 총 930억9866만원이었다.
같은 시기 자산운용업계 전체 운용보수 36억6500만원의 25배가 넘는다.
수수료 수익 1위는 한국투자증권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두 달여 동안 219억9319만원을 거뒀다. 전체 증권사 수수료 수익의 23.6%다.
이어 NH투자증권 124억2539만원, 키움증권 123억3506만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80억661만원으로 4위, 삼성증권은 74억4915만원으로 5위였다.
상위 5개 증권사가 거둔 수수료만 약 622억원으로 전체의 66.8%였다.
결국 단일종목 레버리지 제도의 직접적인 금융회사 수익만 놓고 보면 운용사에서는 삼성자산운용, 증권사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큰 수혜를 얻었다.
미래에셋은 운용보수에서도 2위, 증권사 거래 수수료에서도 4위였다.
이는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미래에셋 관련 의혹과 실제 상품 수익구조를 동일선상에서 볼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미래에셋 의혹'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이 더 많은 수익을 거뒀다는 사실이 미래에셋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을 해소해주는 것도 아니다.
국정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질문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누가 제도 도입에 영향을 미쳤는가다.
김 전 실장이나 이 원장이 미래에셋 또는 다른 자산운용사와 접촉했는지, 특정 회사가 규제 완화를 요구했는지, 금융위·금감원·한국거래소 사이에 어떤 보고와 협의가 있었는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미래에셋이 로비를 통해 제도 도입에 영향을 줬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근무하는 김 전 실장과 이 원장의 자녀 역시 2022년 입사한 대리급 매니저로, ETF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조직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질문은 제도를 통해 실제 누가 경제적 이익을 얻었는가다.
공개된 금융당국 자료로만 보면 이 질문의 답은 미래에셋 한 곳으로 좁혀지지 않는다.
운용보수는 삼성자산운용에 80% 이상 집중됐고 거래 수수료는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 등에 더 많이 돌아갔다.
국정조사에서 이해충돌 여부만큼이나 전체 수익구조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출시 뒤 안전장치 계속 추가됐다는 점
금융시장 입장에서 더 직접적인 문제는 어느 금융회사가 가장 돈을 벌었느냐보다 고위험 상품을 허용할 당시 위험관리 장치가 충분했는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루 주가 등락률을 두 배로 추종한다.
기초주식이 하루 10% 하락하면 ETF 투자자는 하루 약 20%의 손실을 볼 수 있다. 또 일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내리는 횡보장에서는 복리효과로 장기 수익률이 단순히 원주식 수익률의 두 배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상장 이후 시장 과열이 확인되자 안전장치를 잇따라 다시 강화했다.
7월 31일부터 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세 배 높이고 대용증권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LP의 적정 괴리율 관리 기준도 국내 상품 기준 3%에서 2%로 강화했다. 금융당국은 신규 단일종목 상품 상장도 시장 안정 때까지 중단했다.
규제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출시 이후 규제 직전까지 일평균 11조6787억원이었던 거래대금은 8월 들어 1조59억원까지 감소했다. 개인 역시 규제 시행 이후 한 달 동안 해당 상품을 1조7730억원 순매도했다.
당초 1000만원의 예탁금과 교육만으로 허용했던 상품을 출시 두 달 만에 다시 강하게 규제해야 했다면 제도 도입 전에 거래 규모와 변동성을 충분히 예측했는지는 별도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LP도 1명이 하루 1534만좌…시장 안전판 준비됐나
3일 새롭게 드러난 LP 운용 실태도 이 문제와 연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투자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6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유동성공급호가를 담당하는 24개 증권사의 LP 전담인력은 회사별 1~6명이었다.
다올투자증권은 LP 전담인력이 한 명인데 해당 직원이 하루 평균 1534만3519좌를 담당했다.
키움증권은 2명이 하루 2160만5828좌를 관리해 1인당 1080만2914좌에 달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1인당 13만9353좌, 우리투자증권은 2만4313좌로 회사별 편차가 매우 컸다.
LP는 ETF의 매도·매수 호가를 공급해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NAV)에서 과도하게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변동성이 일반 ETF보다 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급등락 때 적절한 호가 공급과 위험 헤지가 중요한데, 상품 도입 당시 거래 규모에 따른 최소 LP 전담인력 기준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았다.
따라서 국정조사의 범위가 미래에셋과 정책 담당자의 관계만으로 좁혀질 경우 제도 자체의 사전 준비가 충분했는지라는 더 큰 금융시장 문제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
국조가 밝혀야 할 건 '미래에셋이냐 삼성이냐'가 아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논란을 단순히 미래에셋과 삼성자산운용 가운데 누가 더 많은 돈을 벌었느냐는 문제로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보수의 83%를 거둔 것은 높은 시장점유율과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율의 결과로 설명된다. 현재까지 삼성자산운용이 제도 도입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근거 역시 확인된 바 없다.
마찬가지로 김 전 실장과 이 원장 자녀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근무한다는 사실만으로 미래에셋이 정책 특혜를 받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국정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은 정책의 영향력과 경제적 수혜를 분리해 보는 것이다.
정책 측면에서는 대통령실·금융위·금감원·거래소와 각 금융회사 간 회의록 및 정책 건의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시장 측면에서는 삼성자산운용으로 운용보수가 집중된 과정,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가 900억원 넘는 위탁매매수수료를 거둔 구조와 함께 출시 전 위험성 검토 및 LP 관리체계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숫자가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정치권의 의혹은 미래에셋에 집중돼 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에서 실제 발생한 수수료 수익은 미래에셋 한 곳에 집중되지 않았다.
운용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압도적이었고, 거래 중개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수수료를 거뒀다.
따라서 국정조사가 실제 제도 도입 과정과 피해·수혜 구조를 규명하려는 것이라면 가족관계와 특정 회사의 로비 의혹뿐 아니라 금융권 전체에 돈이 어떻게 배분됐고, 그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위험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