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상속·파양 1심 잇단 '승소'… 법원, 파양 청구 '기각'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양어머니 김영식 여사가 제기한 재판상 파양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이 2004년 입양으로 맺어진 두 사람의 법적 모자 관계를 해소해 달라는 김 여사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구 회장은 집안 내에서 벌어진 두 건의 소송에서 모두 잇따라 1심 승소를 거두게 됐다. 다만 세 모녀가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이 항소심 단계에 접어든 데다, 김 여사 역시 파양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가능성을 내비쳐 법적 분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6단독 이은주 판사는 3일 김 여사가 구 회장을 상대로 낸 재판상 파양 청구 소송에서 원고 기각 판결을 내리고 소송비용도 김 여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구체적인 기각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로써 두 사람의 법률상 모자 관계는 그대로 유지된다.
김 여사는 선고 직후에도 구 회장과의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더 이상 이어가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며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관계가 정리될 때까지 다각도로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을 내놓아 항소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앞서 김 여사는 2024년 11월 이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는 김 여사와 두 딸(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이 구 회장을 상대로 낸 상속회복청구 소송 1심이 한창 진행 중이던 때다. 재산 분할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이 법적 모자 관계의 존속 여부를 다투는 싸움으로까지 번진 셈이다.
김 여사 측은 민법 제905조 제2호('양부모가 양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를 파양 청구의 근거로 내세웠다. 현재 두 사람의 관계를 감안할 때 법적 모자 관계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었으나, 구 회장의 어떤 행위가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인 정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구 회장은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다. 장자가 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LG가(家)의 전통에 따라, 외아들을 사고로 잃은 구 전 회장은 2004년 조카였던 구 회장을 양자로 입적시켰다. 구 회장은 이후 후계 수업을 거쳐 2018년 5월 구 전 회장이 별세한 뒤 같은 해 6월 ㈜LG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상속 과정에서 구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한층 공고해졌다. 구 전 회장이 보유했던 ㈜LG 지분 11.28% 중 구 회장이 8.76%를 물려받았고,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 씨가 각각 2.01%, 0.51%를 분할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6.2%에서 15%로 늘어나며 최대주주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상속 마무리가 끝난 후 잠잠했던 갈등은 2023년 법정 다툼으로 표면화됐다. 세 모녀 측은 "2018년 상속 당시 구 전 회장의 경영재산 승계 유언이 존재하는 줄 알고 합의했으나, 나중에 유언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기존 협의는 착오와 기망에 의해 이뤄진 만큼 법정 상속 비율대로 재산을 다시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 회장 측은 구 전 회장이 생전에 경영재산 승계 의사를 명확히 했고, 가족들 역시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정당하게 합의했다고 맞섰다.
올해 2월 1심 재판부는 구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2018년 상속재산분할 협의가 유효하게 성립했으며 기망 행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상속인들이 분할 과정에 직접 관여한 점과 구 전 회장의 경영재산 승계 의사가 담긴 이른바 '유지 메모'의 존재 등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세 모녀의 불복으로 4일 서울고법에서 상속회복청구 소송 항소심의 첫 변론준비기일이 열린다. 여기에 김 여사가 파양 소송까지 항소할 경우, 경영권 상속과 가족 관계 해소를 둘러싼 두 갈래 법정 공방이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