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법정관리 졸업 ‘첫 관문’ 통과…이제는 현금창출력 시험대
회생계획안 법원 인가로 파산 가능성 일단 해소 5032억원 납품대금 변제·부동산 매각 일정 현실화 관건 재개장 후 매출 반등세…일시적 효과 넘어 실적 개선 입증해야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홈플러스가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으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만으로 경영 정상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는 계획에 담긴 채무 변제와 자산 매각을 차질없이 진행하면서, 대형마트 영업 자체에서 꾸준한 현금을 만들어내야 한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일 관계인집회를 열고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회생담보권자조와 주주조는 전원 찬성했고 회생채권자조에서도 75.90%가 동의했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약 1년6개월 만에 법원의 인가라는 고비를 넘은 것이다.
홈플러스 앞에 놓인 가장 현실적인 과제는 돈을 마련하는 일이다. 회생계획상 변제 대상인 미지급 납품대금은 약 5032억원이다. 홈플러스는 이를 오는 2028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갚아 2030년 2월까지 변제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납품업체와의 거래를 정상화하는 것도 동시에 풀어야 한다.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매출 회복에 제동이 걸리고, 이는 다시 채무 변제에 필요한 현금 확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회생 과정에서 납품업체의 신뢰가 중요한 이유다.
영업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도 나왔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3일 주요 점포의 영업을 재개한 뒤 같은 달 30일까지 11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방문객 수와 구매회원 수도 각각 38%, 255% 증가했다.
다만 재개장 직후의 실적만으로 정상화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향후에도 고객을 붙잡고 매출을 유지하면서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부동산 매각은 또 다른 변수다. 홈플러스는 폐점 대상 37개 점포 중 자사 소유 19개 점포를 오는 2028년 2월까지 처분할 계획이다. 이후 남은 자가 점포를 활용한 추가 자금 조달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자산을 언제, 얼마에 매각하느냐가 회생계획의 실행력을 좌우할 수 있다. 부동산 매각대금은 채무 변제와 후속 자금 조달의 기반으로 활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M&A 역시 장기 과제로 남는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사업자로 자리 잡으려면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영업 경쟁력도 증명해야 한다.
결국 이번 인가는 홈플러스에 ‘생존할 기회’를 마련한 결정에 가깝다. 이제 시장이 확인할 것은 회생계획에 적힌 숫자가 아니라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 채무 변제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회생계획안이 인가된 만큼 이제는 계획을 실제 영업 성과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납품업체와의 거래를 안정시키고 지속적인 현금창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상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