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경상환자 8주 넘기면 별도 심사...향후치료비도 제한
10일 이후 사고부터 '8주룰' 적용...염좌·타박상 경상환자 대상 사고 후 7주 내 진단서·진료기록 제출...자배원 전문의료인 치료 필요성 검토 경상환자 향후치료비 지급 제한...실제 발생한 치료비 중심으로 보장 경상환자 수 줄었지만 치료비 1조→1.41조...자동차보험 손익도 악화 보험금 누수 줄여 보험료 부담 완화...가입·사고 단계별 안내도 강화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오는 10일부터 자동차사고로 염좌나 단순 타박상을 입은 경상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를 이어가려면 전문의료인의 치료 필요성 검토를 거쳐야 한다. 경상환자에게 지급돼 온 '향후치료비'도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실제 발생한 치료비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자동차보험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장기·과잉치료 등에 따른 보험금 누수를 줄여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금융감독원은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해 경상환자의 장기치료 필요성 검토 절차를 도입하고 향후치료비 지급기준도 개선한다고 밝혔다. 장기치료 필요성 검토 절차는 오는 10일 이후 발생하는 자동차사고부터 적용된다.
검토 대상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상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 가운데 염좌나 단순 타박상을 입은 환자다. 골절이나 장기손상 등 상해등급 1~11급 중상환자는 이번 절차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후유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영유아와 임산부도 원칙적으로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개편은 지난 2023년 도입된 경상환자 진단서 제출 제도를 한층 강화한 조치다. 기존에는 사고 이후 4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는 경상환자가 진단서를 제출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치료기간이 8주를 초과할 경우 별도의 전문의료인 검토까지 거쳐야 한다.
8주 이후에도 치료가 필요한 경상환자는 사고 발생일로부터 7주가 지나기 전에 관련 자료를 보험회사에 내야 한다. 진단서와 진료기록부 사본 등이 기본 제출자료이며 영상검사를 받았다면 영상자료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보험회사가 해당 자료를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하 자배원)에 넘기면 전문의료인이 장기치료 필요성을 판단하며, 자배원은 검토 요청을 받은 뒤 7일 이내 결과를 통보한다. 심사 비용과 필수 제출자료 발급 비용은 보험회사가 부담한다.
정상적으로 장기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한 보완장치도 마련됐다. 환자가 사고 후 7주 안에 검토를 신청했지만 심사가 지연된 경우에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발생한 치료비를 보험회사가 부담한다. 심사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환자는 결과 통보 후 7일 이내 국토교통부 공제분쟁조정분과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자배원은 종합병원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의과·한의과 전문의 등 약 200명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했다.
금융당국이 장기치료 관리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경상환자 수 감소와 반대로 치료비는 지속해서 늘어난 상황이 자리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자동차사고 경상환자는 2019년 155만4000명에서 2024년 148만8000명으로 연평균 0.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상환자 치료비는 1조원에서 1조4100억원으로 증가해 연평균 7%의 증가율을 보였다.
자동차보험 손익도 악화했다. 자동차보험 부문 보험손익은 2024년 97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7080억원 적자로 적자 폭이 크게 늘었으며 올해 1~5월에도 163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보험금 누수가 계속되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일반 가입자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관행적으로 지급돼 온 향후치료비 기준도 달라진다. 앞으로 상해등급 1~11급 중상환자는 장래 치료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향후치료비를 지급받는다. 경상환자에게는 향후치료비를 별도로 지급하지 않고 치료가 끝날 때까지 실제 발생한 치료비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향후치료비의 새 지급기준은 오는 10일 이후 개정 약관으로 체결되고 보험기간이 10월25일부터 시작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장기치료 필요성 검토 절차와 향후치료비 개편은 적용 시점이 서로 다르다. 전자는 오는 10일 이후 발생한 자동차사고부터, 후자는 개정 약관이 적용되는 신규 계약부터 시행된다.
제도 변경으로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놓치는 일을 막기 위한 안내 절차도 강화된다. 보험회사는 자동차보험 신규 가입이나 갱신 단계에서 바뀐 치료비 보상 절차와 향후치료비 지급기준을 알리고 사고가 접수되면 피해자에게 관련 내용을 다시 안내할 예정이다. 장기치료 검토 신청을 놓치지 않도록 사고 발생 후 3~4주차와 6~7주차에도 두 차례 추가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