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리지 열기 ‘주춤’…증권사, 예탁금 100조 놓고 고객 쟁탈전

거래대금 36% 감소…브로커리지 경쟁 격화 키움·한투, 한 달 만에 점유율 1위 교체 예탁금 100조에 고객 유치전 ‘후끈’ 애프터마켓까지 리테일 격전지 확대

2026-09-03     정수진 기자
[출처=ChatGPT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2분기 대비 크게 줄면서 증권사들의 리테일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거래대금의 절대 수준은 여전히 예년보다 높지만 국내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해외주식 거래가 일제히 감소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 방어를 위한 점유율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100조원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현금성 혜택부터 타사 주식 이전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내걸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거래대금 90조에서 40조로 '뚝'…리테일 점유율도 '엎치락뒤치락'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7~8월 평균 58조원으로 올해 2분기 평균 91조원 대비 36.5% 감소했다. 7월 66조3000억원에서 8월에는 49조6000억원까지 줄었다.

ETF 거래대금도 7~8월 평균 25조원으로 2분기 평균 28조원 대비 10.1% 감소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규제가 강화된 이후 거래가 줄어든 영향이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역시 같은 기간 평균 455억달러로 2분기 평균 601억달러보다 24.2% 감소했다.

거래대금이 줄면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영업환경도 2분기보다 비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다만 3분기 거래대금의 절대 수준은 전년 동기 대비 여전히 높은 만큼 증시 자금이 본격적으로 이탈했다기보다는 2분기 급증했던 거래 열기가 다소 진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의 리테일 점유율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8월 KRX·넥스트레이드(NXT)·ETF를 합산한 주요 증권사의 거래 점유율은 키움증권이 14.3%로 가장 높았고 한국투자증권 12.4%, 미래에셋증권 9.0%, NH투자증권 7.7%, 삼성증권 7.3% 순이었다.

특히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한 달 만에 1위 자리가 뒤바뀌었다. 한국투자증권은 DMA(직접시장접근)를 중심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 증가의 수혜를 받으며 지난 7월 키움증권을 1.2%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규제 강화 이후 8월 한국투자증권의 ETF 점유율이 전월 대비 5.5%포인트 하락하면서 다시 2위로 내려왔고 키움증권이 1위를 되찾았다. SK증권은 키움증권의 점유율 반등 배경으로 KRX 내 코스닥 거래대금 비중이 8월 18.8%로 전월 대비 4.6%포인트 상승한 점을 꼽았다.

예탁금 100조 잡아라…현금·주식 이전에 애프터마켓 경쟁까지

거래는 줄었지만 증시에 머물고 있는 자금은 여전히 많다. 8월 투자자예탁금은 102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감소했지만 10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대기자금을 실제 거래로 연결하는 것이 브로커리지 수익을 좌우할 수 있는 셈이다.

오는 14일 KRX 국내주식 애프터마켓 출범도 새로운 고객 확보 기회로 떠올랐다. 국내주식 거래시간이 오후 8시까지 늘어나면서 퇴근 이후 직장인 투자 수요를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애프터마켓 출범을 앞두고 이달 말까지 오후 4~8시에 사용할 수 있는 투자지원금 2000원을 매일 선착순 3000명에게 지급한다. 기존 NXT 애프터마켓 거래대금 가운데 30~50대 비중이 73%에 달한다는 점에서 퇴근 이후 거래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신규 고객에게 국내주식 2주와 투자지원금 2만원을 제공하고 타사에서 국내주식을 옮겨오는 고객에게도 혜택을 지급한다.

고객뿐 아니라 실제 거래와 자산을 끌어오기 위한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타사 국내외 주식을 옮겨오는 고객과 주식대여 이용 고객에게 각각 최대 1500만원을 지급해 중복 참여 시 최대 3000만원의 리워드를 제공한다. 신한투자증권은 8주간 국내주식 거래 고객에게 총 8억원 규모의 거래 축하금을 내걸었다.

메리츠증권은 신규 금융 플랫폼 'MOUM(모음)'을 앞세웠다. MOUM에서 Super365 계좌를 처음 개설한 고객에게 최대 5000원의 현금을 지급하고, 11월 말 기준 평가금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추첨을 통해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주식 1주를 제공한다. 삼성증권 역시 주식·금현물·자녀 계좌 등을 연계한 투자지원금 이벤트로 고객 확보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와 비교하면 거래대금이 줄었지만 투자자예탁금 등 증시 주변자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고객 자산을 실제 거래로 연결해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애프터마켓을 비롯한 리테일 고객 유치 경쟁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