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 급락 뒤 엔비디아 3%↑…외국인 ‘현·선물 4조 매도’가 첫 시험대

美 S&P500·나스닥 0.5% 안팎 반등…엔비디아 3.1%·마이크론 1.2% 상승 SOXL은 0.7% 하락…반도체 전체로 매수세 확산 여부는 아직 확인 필요 외국인 코스피 현물 1.92조·선물 2.12조 동시 순매도…삼전·하이닉스서만 1.4조 팔아 델 AI서버 주문 600억달러·백로그 950억달러…美장 마감 후 브로드컴 실적도 대기

2026-09-03     한순구 기자
2일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목요일 국내 증시는 전날 코스피 4% 급락을 촉발한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 매도가 이어지는지, 현재 미국장에서 나타나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반등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매수로 연결되는지가 핵심 변수다.

3일 오전 1시26분 한국시간 현재 미국 정규장은 진행 중이다. 최신 장중 집계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약 0.5~0.6%, 다우지수도 약 0.5% 상승하고 있다. 전날 유가와 국채금리 급등으로 동반 하락했던 미국 증시가 일단 반등하는 모습이다.

반도체에서는 종목별 흐름이 엇갈린다. 미 동부시간 오전 11시1분 기준 엔비디아는 224.16달러로 3.09% 상승했고, 오전 10시29분 기준 마이크론도 944.88달러로 1.23% 올랐다. 반면 오전 10시15분 기준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은 0.69% 하락한 105.18달러를 나타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의 반등은 국내 반도체주에 우호적인 신호지만 SOXL이 아직 상승으로 돌아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 반도체 업종 전체의 위험선호가 회복됐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외국인 현물 1.92조·선물 2.12조…하루 4조원 줄였다

전날 국내장의 가장 강한 신호는 지수 하락률보다 외국인의 현·선물 동시 매도였다.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3.08포인트(3.99%) 떨어진 6562.72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4.02% 하락한 25만500원, SK하이닉스는 4.73% 내린 16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에서 1조9198억원을 순매도했다. 동시에 코스피200 선물에서도 2조1204억원을 팔았다. 하루 동안 현·선물에서 줄인 위험노출 규모만 4조원을 넘어선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도 전체 1조5140억원 순매도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외국인 순매도가 1조2585억원이었다.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도는 전액 비차익거래로 집계됐다.

기관도 코스피 현물을 2조438억원 순매도했다. 다만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1조5779억원을 순매수해 외국인과는 다른 포지션을 취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고금리 부담 확산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다며, 미국 장 마감 후 예정된 브로드컴 실적이 수급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날 장 초반에는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에서 다시 매수로 돌아서는지가 가장 빠른 수급 신호가 될 수 있다. 선물 매수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순매수까지 동반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외국인, 하이닉스 1.07조·삼전 3330억 팔았다

외국인 매도는 전날에도 두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685억원, 삼성전자를 3330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에서만 약 1조4015억원을 팔았다.

삼성전자에서는 기관도 7526억원을 순매도했고 SK하이닉스에서도 기관이 4801억원을 팔았다. 반대로 기타법인은 삼성전자를 4966억원, SK하이닉스를 1조610억원 순매수했다. 양사의 자사주 매입이 외국인·기관 매물을 상당 부분 흡수했지만 주가 하락까지 막지는 못했다.

결국 목요일 장에서 확인할 것은 자사주 매입 규모 자체보다 외국인 매도가 줄어드는지다.

미국장에서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이 상승하고 있는데도 SK하이닉스에서 외국인이 다시 1조원 안팎을 매도한다면 미국 반도체 반등과 국내 수급이 분리되는 것이다. 반대로 외국인 선물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매수가 동시에 나타나면 전날의 위험회피 포지션 일부가 되돌아오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델 ‘AI서버 주문 600억달러’…HBM 수요에는 새 확인자료

주말 이후 AI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재료도 추가됐다.

델테크놀로지스는 최근 분기에 AI 최적화 서버 주문이 사상 최대인 600억달러에 달했고 수주잔고는 950억달러로 늘었다고 밝혔다.

델은 올해 연간 매출 전망을 기존 1670억달러에서 1920억달러로 상향했고 AI 최적화 서버의 올해 매출 전망도 600억달러에서 740억달러로 높였다. 2분기 전체 매출은 470억달러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델 주가는 현재 미국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델의 AI 서버에는 엔비디아 가속기가 사용된다. AI 서버 주문 증가가 그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로 연결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GPU와 HBM, D램 등 AI 데이터센터 공급망의 실제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JP모건 분석진도 델의 600억달러 주문과 950억달러 수주잔고를 근거로 AI 관련 주문 모멘텀이 강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AI 설비투자 과잉 논란이 국내 반도체주 변동성을 키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에는 엔비디아 주가뿐 아니라 델이 확인한 AI 서버 주문이 마이크론·메모리주 강세로 이어지는지도 볼 필요가 있다.

 

브로드컴 실적, 국장 열리기 전 마지막 AI 변수

미국 장 마감 후에는 브로드컴이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브로드컴의 분기 매출을 약 292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3.21~3.22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AI 반도체 매출 전망과 빅테크 고객 주문이다.

브로드컴은 구글·메타 등 빅테크의 주문형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이어서 엔비디아 GPU와는 다른 AI 투자 경로를 보여준다. 직전 실적 발표 당시에는 실적 자체보다 AI 칩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간외 주가가 13% 넘게 급락했다.

따라서 브로드컴의 실적과 시간외 주가는 목요일 한국 증시가 열리기 전에 추가로 반영될 가장 큰 반도체 변수다.

 

국민연금 리밸런싱은 ‘삼전 매도·하이닉스 매수’ 차별화

국민연금 리밸런싱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동일하게 작용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 재개 이후 지난달 27일까지 연기금은 SK하이닉스를 1조7995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5748억원 순매도했다.

연기금은 7월 코스피에서 약 7400억원을 순매수한 뒤 증시가 반등한 8월에는 약 3700억원을 순매도했다. 전체 지수에 대한 일방적인 매도보다는 종목별 비중 조정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날도 연기금 전체 순매수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매매 방향이 다시 갈리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에서 외국인 매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연기금 매수가 유지된다면 전날 4.73% 급락 이후 수급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외국인 매도가 다시 확대되면 연기금 매수와 자사주만으로 물량을 받아내는 구도가 이어지게 된다.

 

이란 충돌에도 유가 추가 폭등은 일단 멈춰

중동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2일 국제유가는 큰 폭의 장중 변동을 보였다. 한국시간 현재 확인 가능한 최신 로이터 집계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94.90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0.32달러로 전일보다 소폭 상승했다. 장중에는 두 유종 모두 7월 말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31일 하루 약 1700만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선박 통항량이 여전히 낮고 미국과 이란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어 공급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한때 4.817%까지 상승한 뒤 4.78% 수준으로 내려왔다. 전날 국내장을 압박했던 ‘유가 상승→인플레이션 우려→국채금리 상승’ 흐름이 추가로 강해지는지는 계속 확인해야 한다.

 

중국 AI칩 IPO에는 6109배 주문…‘내재화’ 자금은 계속 유입

중국에서는 텐센트가 투자한 AI 반도체 기업 엔플레임이 상하이 STAR마켓 기업공개(IPO)에서 온라인 배정 물량의 6109배에 달하는 청약 주문을 받았다.

엔플레임은 주당 142.18위안에 4300만주를 발행해 약 61억위안, 미화 9억800만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다. 자금은 5·6세대 AI 반도체 개발 등에 사용한다.

중국 내 AI 반도체 자립에 자금이 계속 몰리고 있다는 의미지만 아직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당장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는 아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 AI칩 투자보다 미국 데이터센터 주문과 HBM 수요가 단기 주가에는 보다 직접적인 변수다.

 

목요일 첫 신호는 ‘외국인 선물 → 하이닉스 현물’

3일 국내장 개장 전 현재까지의 신호는 전날보다 다소 개선됐다.

미국 주요 지수가 반등하고 엔비디아는 3%, 마이크론은 1% 넘게 상승하고 있다. 델의 AI 서버 주문도 AI 인프라의 실제 수요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SOXL은 아직 약세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며 미국 10년물 금리도 4.8% 부근이다. 반도체주에 호재만 들어온 상황은 아니다.

따라서 장이 열리면 가장 먼저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이 전날 2조1204억원 순매도에서 매수로 돌아서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다음은 전날 1조685억원을 순매도한 SK하이닉스와 3330억원을 판 삼성전자에서 현물 매도가 줄어드는지다.

엔비디아·마이크론 강세와 브로드컴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오더라도 외국인이 국내 현물을 계속 팔면 미국 AI 반도체주와 한국 메모리주의 수급은 여전히 분리돼 있는 셈이다.

반대로 외국인 선물 매수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매수가 동시에 확인된다면 전날 코스피 4% 급락을 만들었던 현·선물 동반 매도 포지션이 일부 되돌아오는 첫 수급 신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