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발급경쟁 넘어 데이터·PLCC·AI 총력전…"시장 포화로 더 치열해질 것"
신한, 결제 인프라 외부 제공하는 PaaS 사업 확대 현대, PLCC 기반 고객 전략에 초개인화 AI 접목 삼성, 데이터 분석·신용평가 사업으로 영역 확장 우리, 미얀마·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운영 병행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카드사들의 경쟁 전선이 신규회원 유치를 위한 전통적 발급 경쟁을 넘어 데이터·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인공지능(AI)·해외사업 등 비결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과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 카드사가 결제 외 사업을 병행하는 모습이다.
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카드는 최근 반기보고서에서 경제활동 인구 증가율 둔화와 시장 포화로 신규회원 모집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카드 역시 반기보고서에서 회원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채널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올해 상반기 전업카드사들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지만 카드 관련 비용과 판매관리비도 함께 늘었다. 이에 카드사들은 회원 수와 발급 장수뿐 아니라 고객당 이용액과 제휴 사업, 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한 사업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신한카드, 결제 인프라 외부 제공 확대
신한카드는 자체 카드 발급과 가맹점 결제에 더해 결제·정산 기능을 외부 기업에 제공하는 PaaS(Pay as a Service) 사업을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24년 3월 트래블월렛을 시작으로 2025년 3월 로드시스템, 올해 1월 SBJ은행, 2월 이동의즐거움 등을 PaaS 고객사로 확보했다. 카드사가 보유한 결제·정산 인프라를 외부 사업자의 서비스에 연계하는 방식이다.
결제 인프라를 넘어 AI와 데이터 기반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생성형 AI 상담지원 시스템 ‘아이쏠라(Ai-SOLa)’와 사내 업무용 AI 플랫폼 ‘아이나(AINa)’를 운영하는 한편, 마이데이터 2.0과 데이터 사업 브랜드 ‘그랜데이터(GranData)’를 통해 데이터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이마트 등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그랜데이터 회원사 확보에도 나섰다.
현대카드, PLCC와 AI 사업 병행
현대카드는 PLCC를 기반으로 제휴사와의 협업을 확대하며 고객 접점을 넓혀왔다. 2015년 PLCC를 선보인 이후 현대차,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쏘카, 네이버, 넥슨, 미래에셋증권, 야놀자, 올리브영 등 다양한 기업과 제휴를 맺었다. PLCC는 제휴 브랜드의 고객 기반과 카드 혜택을 결합한 형태로, 현대카드는 제휴카드 발급과 이용을 통해 결제 고객을 확보하고 제휴사는 자사 고객에게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다.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도 이어가고 있다. 현대카드는 고객의 행동·성향·상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초개인화 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운영하며 고객 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삼성카드, 데이터 분석·신용평가 확대
삼성카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에서 데이터 플랫폼과 AI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14년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삼성카드 LINK’를 선보인 데 이어 빅데이터 마케팅 파트너십을 운영했으며, 2024년에는 데이터 플랫폼 ‘BLUE Data Lab’을 공개했다. BLUE Data Lab은 가맹점 데이터를 분석·가공해 기업 고객의 상권 분석과 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데이터 관련 사업 기반도 넓히고 있다. 삼성카드는 기업정보조회업과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관련 라이선스를 취득했으며, 서울대와 설명가능AI(XAI) 관련 산학협력을 진행하는 등 AI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AI 챗봇 ‘샘(SAM)’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카드, 동남아 현지법인 운영
우리카드는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국내 카드시장 외 금융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얀마 마이크로파이낸스 법인 ‘투투파이낸스미얀마’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운영하며 현지 금융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다만 미얀마 법인은 2021년 군부 쿠데타와 2025년 지진 이후 사업환경의 변동성이 커진 지역에 위치한 만큼 현지법인의 자산건전성과 대손비용, 영업 지속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제휴와 AI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23년 11월 글로벌 호텔체인 아코르와 제휴해 프리미엄 독자카드 2종을 출시했으며, 2025년에는 유튜브 웍스 어워즈 ‘Best AI Pioneer’ 부문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수익성·비용 관리 과제
카드사들이 결제 외 사업으로 수익 기반을 넓히는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율과 비용 관리도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에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될 예정인 만큼 수수료 수익에 대한 부담도 이어질 전망이다.
카드사들이 확대하는 비결제 사업은 분야별로 역할이 다르다. PaaS는 결제·정산 기능을 기업에 제공하고, PLCC는 제휴사를 통한 고객 기반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AI는 상담·마케팅·고객관리, 데이터 사업은 기업 대상 분석·신용평가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해외법인은 국내 시장을 넘어 지역별로 사업 기반을 다변화하는 역할을 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발급 장수나 회원 수뿐 아니라 고객당 이용액, 제휴수수료 수익, 데이터 사업 매출 같은 지표에서 경쟁력이 판가름 날 것"이라며 "제휴를 무작정 늘리기보다 어떤 고객과 업종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선별하는 역량이 함께 요구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