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가격 인상 본격화…흑자전환 시계 빨라지나
TSMC 등 주요 업체도 가격 인상 추진 가동률 상승 겹치며 수익성 개선 기대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가 주요 파운드리 공정의 가격을 인상하는 가운데 TSMC 등 글로벌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파운드리 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생산능력이 빠듯해진 상황에서 가격 인상과 가동률 상승이 겹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흑자전환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4나노·5나노·8나노 등 주요 공정의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4나노 SF4 신규 주문 가격은 미국·중국 고객 기준 10~15%, 대만 고객 기준 5~10% 올랐으며 5나노 SF5는 10~15%, 8나노 공정은 약 10% 인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TSMC도 첨단공정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TSMC는 3나노 가격을 최대 15% 인상한 데 이어 2027년 초까지 2나노·3나노·5나노 등 첨단공정 가격을 추가로 5~10% 올리고 일부 성숙공정 가격도 최대 10%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 가격 상승은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AI 가속기와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 생산이 늘면서 첨단공정 수요가 증가했고, 주요 업체들의 생산능력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8인치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전력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가격 인상과 함께 파운드리 가동률도 높이고 있다. AI·HPC 관련 반도체 수주가 확대되면서 4나노 등 선단공정 생산 물량이 늘고 있으며, 대형 고객사 물량을 중심으로 생산라인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파운드리는 생산라인과 장비 유지에 대규모 고정비가 투입돼 가동률과 판매가격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웨이퍼 판매가격이 상승하면 동일한 생산량에서도 매출이 증가하고, 가동률이 높아지면 제품에 배분되는 고정비 부담도 낮아지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파운드리 사업에서 적자를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수주 확대와 가동률 개선을 통해 손익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가격 인상분이 신규 수주에 적용되고 생산 물량까지 늘어날 경우 매출 증가와 비용 부담 완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흑자전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해 "가동률과 수율, 가격 조정 효과에 힘입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가까운 시일 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TSMC의 가격 인상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가격 협상 환경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1위 업체인 TSMC가 첨단공정 가격을 높이면 파운드리 시장 전반의 가격 수준이 상승하고, 삼성전자 역시 가격 경쟁에 의존하지 않고 수익성을 고려한 수주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가동률과 웨이퍼 가격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며 “가격 상승과 생산 물량 증가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흑자전환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도 진행 중이다. 미국 테일러 1공장은 계획대로 2026년 가동을 시작해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테일러 2공장은 올해 말 착공해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고객들의 1.4나노 공정 문의도 늘고 있다”며 추가 생산능력 확보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