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컬리는 놔두고 대형마트만?”…새벽배송 규제에 소상공인도 갈렸다

온라인 유통 매출 비중 60.4%…대형마트는 7.5%에 그쳐 “대형마트 대신 온라인으로 간다”…소상공인 내부서도 ‘무조건 반대’ 변화 5년간 5000억원 디지털 전환 지원 전제로 조건부 수용론까지 등장

2026-09-01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을 둘러싼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소상공인 내부에서도 입장이 갈리고 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정부 지원을 전제로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조건부 수용하겠다고 밝힌 반면,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는 기존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형마트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은 60.8%로 대형마트 8.1%의 7배를 넘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온라인 매출은 8.5% 늘었지만 대형마트 매출은 10.5% 줄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질문은 단순하다.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막는 것이 정말 골목상권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가?

현재 소비자의 장보기 경쟁에서 소상공인은 대형마트만 상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온라인 유통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새벽배송 역시 온라인 장보기의 대표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즉, 대형마트에만 영업시간 규제를 적용하면 소비자가 대형마트 대신 동네 슈퍼나 전통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대형마트에서 주문하지 못한 소비자가 다른 온라인 유통업체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상공인 내부에서 나온 변화는 이 같은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5년간 5000억원을 투입해 동네 슈퍼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공공 배달앱에 ‘동네수퍼 1시간 쾌속장보기’ 카테고리를 만들고, POS와 재고관리 시스템을 연동하며, 배달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등의 방안이다. 이 같은 상생안이 법제화되면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조건부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는 여전히 반대다. 특히 소공연은 슈퍼마켓뿐 아니라 농수산물 등 다양한 소상공인 업종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소상공인들도 갈리는 이유는 경쟁 상대를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로 풀이된다.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이 허용되면 골목상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의 소비 행태를 감안하면 ‘대형마트를 막는 것’과 ‘소상공인을 살리는 것’이 반드시 같은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대형마트 자체의 경쟁력도 예전 같지 않다. 올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대형마트는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반면 온라인은 8.1%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 비중도 온라인이 59.6%, 대형마트가 8.5%였다.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무조건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이미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특정 오프라인 채널의 배송만 제한하는 것이 소상공인 보호라는 정책 목표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최근 수퍼마켓조합의 요구처럼 대형마트를 막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네 슈퍼와 전통시장도 온라인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해법에 가까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온라인 장보기가 이미 일상화된 상황에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만 제한한다고 소비자가 골목상권으로 이동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상생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현재 소비 행태에 맞춰 소상공인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까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