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부동산 세제 공 넘긴 정부.. 민주당과 '샅바싸움' 시작됐다
[녹색경제신문 = 이정환 기자]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원안대로 국회에 넘기면서 이제 공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정부는 ‘실거주 중심’이라는 부동산 정책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부동산 민심을 의식해 논란이 된 세제안을 손질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정책 의지와 여당의 민심 사이에서 김민석 체제가 첫 번째 ‘뜨거운 감자’를 받아들었다. 정부와 민주당의 샅바싸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 "일단 원안대로"... 세제 수정은 국회 몫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원안대로 심의·의결하고 국회에 넘길 예정이다. 이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쉽게 흔들지 않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최근에도 부동산 투기를 강하게 비판하며 투기를 부추기는 불공정한 조세제도를 반드시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여기에 새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역시 기존 정책의 연속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이 시점에서 세제 개편안의 핵심을 먼저 수정할 경우 정책 후퇴로 비칠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가 선택한 방식은 직접 물러서기보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다. ‘실거주 중심·투기 억제’라는 정책 원칙을 유지한 채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논란이 큰 부분은 여당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수정·보완하도록 길을 열어둔 셈이다. 정부로서는 정책 기조를 지켰다는 명분을 확보하면서도, 여당이 부동산 민심을 반영해 세부 내용을 조정할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안 그대로 받기엔 부담... 민주당 '절충안' 고심
공을 넘겨받은 민주당의 고민은 더 복잡하다. 정부안의 가장 큰 논란은 1주택자라도 비거주자라는 이유로 종부세 기본공제를 14억원이 아닌 9억원으로 낮추는 부분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이 같은 차등 적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김민석 체제로서는 민심을 감안해 손질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전면 수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차등 과세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실거주 중심’ 부동산 정책의 핵심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이를 통째로 없애면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
결국 절충점으로 1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 차등 폭을 줄이거나 비거주자에 대한 공제액을 일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실거주자와 비거주자를 구분하되 그 격차를 정부안보다 줄이는 방식이다. 투기 억제라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 실수요자의 세 부담 논란을 줄이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민석 지도부로서는 최근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정부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도 부담스러울 것" 이라며 "자칫 민심과 동떨어진 여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정부안을 크게 수정할 경우 대통령 부동산 정책에 여당이 제동을 거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고민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결국 김민석 체제의 선택지는 민심을 달래면서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살리는 절충점을 찾는 것" 이라며 "이번 부동산 세제가 김민석 지도부의 정책 조정 능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