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험 확대 농협손보, '금융소비자보호 원년' 선언은 공염불?...민원 건수 1년 새 50%↑

상반기 장기보험 원수보험료 1조5465억원·전년 동기比 17.4%↑...신계약 CSM 69.5%↑ 전체 민원 609건·50.7%↑...장기보장성 민원 417건·44.3%↑ 올 1·2분기 장기보장성 환산 민원건수 50%·28.3%↑...보유계약 대비 민원 부담 '껑충' 대외·보상·유지관리 민원 83%·52.7%·123.5%↑...자체민원은 감소 2분기 전체·대외·보상 민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업계 증가율 대비 3배 이상

2026-09-01     이준성 기자
[사진=NH농협손해보험]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NH농협손해보험이 장기보험 외형과 미래이익 기반을 빠르게 키운 반면 민원 지표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장기보험 원수보험료와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 70%가량 확대되는 동안 전체 민원은 50% 이상, 장기보장성보험 민원은 45%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를 '금융소비자보호 원년'으로 선포하고 민원 예방 등에 나선 농협손보이지만 아직까지는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녹색경제신문>이 농협손보의 2026년 반기보고서와 손해보험협회 민원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농협손보의 전체 민원은 609건으로 전년 동기(404건) 대비 50.7%(205건) 늘었다. 이 가운데 장기보장성보험 민원은 289건에서 417건으로 44.3%(128건) 증가했다. 전체 민원 순증분의 62.4%가 장기보장성보험의 몫이었던 셈이다.

민원 증가세는 환산 민원건수에서도 확인된다. 환산 민원건수는 보험사마다 계약 규모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각 사의 민원 수준을 보다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마련된 지표다. 통상 이 수치가 높을수록 보유계약 대비 민원 부담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농협손보의 장기보장성보험 환산 민원건수는 올 1분기 6.33건으로 전년 동기(4.22건)보다 50%(2.11건) 상승했다. 2분기에도 전년 동기(4.84건) 대비 28.3%(1.37건) 높아진 6.21건을 기록했다. 전체 환산 민원건수 역시 1분기 4.58건에서 6.95건으로 51.7%(2.37건), 2분기 4.55건에서 6.27건으로 37.8%(1.72건) 각각 뛰었다. 즉, 원건수뿐 아니라 계약 규모를 반영한 민원 부담도 전년보다 뚜렷하게 커졌다는 뜻이다. 

이처럼 민원 지표가 악화되는 사이 장기보험 외형과 미래이익 기반은 빠르게 커졌다. 올 상반기 농협손보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1조546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173억원)보다 17.4% 증가해 전체 원수보험료 증가율(12%)을 웃돌았다. 전체 원수보험료 증가액의 69.9%가 장기보험에서 나온 가운데 향후 인식할 이익을 뜻하는 원수보험계약 신계약 CSM도 1179억5500만원에서 1998억7600만원으로 69.5% 늘었다. 달리 말하면 보험 영업과 소비자관리가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보면 민원 증가세는 외부기관 접수와 판매 이후 단계에 집중됐다. 농협손보의 자체민원은 지난해 상반기 145건에서 올 상반기 135건으로 6.9%(10건) 줄었지만 대외민원은 259건에서 474건으로 83%(215건) 급증해 전체 민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1%에서 77.8%로 높아졌다.

유형별로는 보험모집 민원이 41건에서 33건으로 19.5%(8건) 감소한 반면 보상 민원은 281건에서 429건으로 52.7%(148건), 유지관리 민원은 51건에서 114건으로 123.5%(63건) 늘었다. 보험을 파는 단계보다 계약 체결 이후 고객관리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불만이 가파르게 불어난 것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농협손보의 민원 증가 속도가 업계 전체 흐름을 크게 웃돌았다는 점이다. 올 2분기 농협손보의 전체·대외·보상 민원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42%, 80.3%, 39.3% 늘어 손해보험업계 증가율(10.3%·25.7%·8.7%)의 4.1배, 3.1배, 4.5배에 달했다.

여기에 농협손보 입장에서 더욱 뼈아픈 대목은 이 같은 결과가 올해 초 내건 소비자보호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농협손보는 지난해부터 '소비자보호 6대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2026 금융소비자보호 실천 결의대회'에서 올해를 "금융소비자보호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송춘수 농협손보 대표는 "불완전판매 최소화와 대고객 접점 업무 개선을 통한 민원 예방에 힘써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환산 민원건수까지 상승한 데다 주요 민원 증가율도 각각 업계 증가율의 3배를 웃돈 만큼 계약 규모나 업계 공통 흐름만으로는 민원 급증을 설명하기 어렵다"라며 "농협손보의 경우 모집 민원은 줄고 보상·유지관리 민원이 급증한 만큼 장기계약 관리와 보험금 지급 역량이 영업 확대 속도를 따라가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기보험은 판매 이후 고객과의 관계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상품인 만큼 원수보험료와 CSM 확대만으로 성장의 질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금융소비자보호 원년'의 성과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가입 후 소비자가 실제 변화를 체감했는지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협손보 관계자는 "장기보장성·보상·유지관리 민원 증가에는 보험금 청구건수 확대와 가입 시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계약해지 관련 불만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라며 "대외민원은 인공지능(AI)과 SNS 등 디지털 매체 발달로 금융소비자의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외부기관 절차가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원이 증가한 부서를 대상으로 감축 대책회의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