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문은 다시 열었지만…추석 대목 놓친 ‘반쪽 정상화’
재개장 후 매출 1164억원…영업중단 전보다 57% 증가 고객 수 38%·구매회원 수 255% 늘며 소비자 발길은 회복 반면 추석 선물세트 판매 포기…상품 공급 정상화는 여전히 과제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홈플러스가 67개 점포 재개장 이후 빠르게 매출을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형마트 최대 성수기인 추석을 앞두고는 선물세트 판매를 포기했다. 고객은 돌아왔지만 상품을 채울 공급망은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반쪽짜리 영업 정상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67개 점포를 재개장한 이후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지난 13일 재개장 이후 31일까지 매출은 1164억원으로 영업중단 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고객 수는 38%, 구매회원 수는 255% 늘었다. 숫자만 보면 영업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하지만 추석 대목을 앞둔 홈플러스의 상황을 보면 마냥 낙관하기 어렵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과 본판매를 모두 진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매장을 찾는 고객은 돌아왔지만, 명절 수요를 겨냥한 상품을 충분히 확보할 만큼 공급망이 정상화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상품 대금을 선지급하는 방식으로 납품을 이어가고 있다. 운영자금 안에서 선지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상품 공급이 제한되면서 우선 식품과 생필품 등 기본적인 매대 구성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추석은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을 가늠할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됐다. 대형마트에서 명절 선물세트는 대표적인 성수기 상품인 데다 사전예약에는 기업·단체의 대량 주문도 몰린다. 홈플러스가 이 수요를 받지 못하면서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경쟁사로 고객이 이동할 가능성도 커졌다.
결국 현재 홈플러스의 실적 반등은 ‘고객 수요가 살아났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해졌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생계획안 역시 향후 67개 점포의 정상 영업을 전제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회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상품 조달이 핵심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2일 관계인집회를 열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수정안을 심리·결의한다. 가결 시한은 4일까지다. 회생계획안의 핵심은 채권자들이 홈플러스가 향후 정상 영업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고 채무를 갚을 수 있다고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다.
홈플러스는 재개장 이후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정상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보고 있다. 다만 매출 회복과 상품 공급 정상화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가 회생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재개장 이후 고객이 돌아오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추석 선물세트처럼 대형마트의 핵심 성수기 상품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직 공급망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만큼,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을 판단할 때 함께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