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하이닉스, 일본에 반도체 생산공장 설립 검토"

일본 전역 대상 전력·용수 확보 지역 검토 밝혀 구체적 파트너 및 부지는 미정, 키옥시아 이목

2026-08-31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일본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일본 내 생산거점 구축 가능성을 밝히면서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해외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31일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참석을 계기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일본 내 메모리 칩 생산을 위한 생산공장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급증하는 AI 수요에 대응하면서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일본 내 후보 지역과 관련해 “일본 전역을 살펴보고 있다”며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곳이라면 어디든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설립 지역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의 일본 생산거점 검토는 일본 내 고객사 및 협력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하려는 전략과도 맞물린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과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 지분을 14% 이상 보유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도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고객 및 협력업체와 함께 낸드플래시 시장을 공동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에는 반도체 소재·장비업체인 나믹스와 도쿄일렉트론을 비롯해 소니그룹, 닌텐도 등 SK하이닉스의 고객 및 협력 네트워크와 연관된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최태원

일본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도 투자 여건으로 꼽힌다. 일본 정부는 TSMC 등 해외 반도체 기업의 현지 공장 건설과 증설에 보조금을 지원하며 자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일본 공장 검토는 해외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최근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차세대 HBM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에 집중된 생산 기반을 미국과 일본 등으로 넓히는 방향을 검토하는 모양새다. 

최 회장은 이날 한일 양국의 노동인구 감소 문제를 다룬 행사에서 “지금이야말로 한국과 일본이 경제 블록을 형성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일본 생산공장 설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는 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로, 부지·투자 규모·생산 제품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일본 투자 관련 사안은 검토 단계일 뿐 확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 등을 중심으로 한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에 총 54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