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사회공헌 금액은 4위지만 '순익 대비 환원율'은 1위
4대 은행 사회공헌 총 1조3323억원, 전년比 17.24% 증가 절대 금액은 KB국민(3589억원) 최다, 순이익 대비 비중은 우리은행(12%) 최고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사회공헌 활동에 쓴 돈이 1조3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절대 금액과 상대적 환원 비율에서 서로 다른 은행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5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사회공헌활동에 투입한 비용은 총 1조32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7.24% 증가한 규모로, 4대 은행 모두 사회공헌 비용이 3000억원대를 넘어서며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 전체가 사회공헌 예산을 큰 폭으로 늘렸다는 건,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상생금융'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공공성 강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만큼, 사회공헌 규모 자체가 은행 이미지 관리의 핵심 지표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3589억원을 집행하며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했다. 전년도보다 약 600억원 더 늘린 규모다. 신한은행은 3015억원에서 3326억원으로 311억원 늘었고, 하나은행도 2942억원에서 3218억원으로 증가했다. 네 은행 모두 전년보다 사회공헌 예산을 늘렸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증가 폭과 절대 규모에서는 은행별로 온도차가 뚜렷했다.
그런데 각 은행이 벌어들인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비중으로 기준을 바꾸면 그림이 달라진다. 우리은행의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비중은 12%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절대 금액으로는 KB국민은행에 못 미치지만,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사회에 돌려준 몫으로 따지면 우리은행이 가장 아낌없이 환원한 셈이다. 신한은행의 순이익 대비 비중은 8.2%에서 8.8%로 0.6%포인트 상승했고, KB국민은행도 9.2%에서 9.3%로 소폭 올랐다. 절대 금액 기준 순위와 비중 기준 순위가 이렇게 엇갈린다는 점은, 단순히 사회공헌 예산의 크기만으로 은행의 사회적 책임 이행 정도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걸 보여준다.
이런 결과는 최근 우리은행을 둘러싼 다른 지표들과 함께 보면 눈길을 끈다. 올해 상반기 우리은행은 순이익이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실적 자체는 부침을 겪는 와중에도 순익 대비 사회공헌 비중이 4대 은행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실적과 사회공헌 예산 규모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로 볼 여지가 있다. 순이익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도 사회공헌 비중을 유지하려면, 결과적으로 절대 금액 기준으로는 다른 은행보다 소극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딜레마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은행권 전체로 봐도 사회공헌 확대 흐름은 뚜렷하다. 은행연합회 집계에 따르면 은행권 전체 사회공헌활동금액은 2조15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7% 늘었다. 서민금융, 지역사회·공익, 학술·교육, 메세나(문화·예술·체육), 환경, 글로벌 등 6대 분야로 나눠 집행되는데, KB국민은행은 특히 지역사회·공익과 서민금융 부문에서 집행액을 집중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한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지역 신용보증재단 특별 출연금도 1184억원에서 1557억원으로 373억원 늘었다. 이런 특별출연 확대는 최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자금난이 이어지는 상황과도 맞물려, 은행권의 사회공헌이 단순 기부를 넘어 실물경제 지원 성격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결국 이번 보고서는 사회공헌을 '얼마나 많이 냈는가'와 '벌어들인 돈 대비 얼마나 냈는가'라는 두 가지 잣대로 볼 때 은행별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앞으로 사회공헌 평가 기준이 절대 금액 중심에서 순익 대비 비중 같은 상대적 지표로 확장될 경우, 은행별 위상도 지금과는 다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회공헌 규모를 평가할 때 절대 금액뿐 아니라 은행의 이익 규모와 경영 여건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얼마나 많이 지출했느냐를 넘어 실제 사회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환원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은행들도 실질적인 지원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