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S "백인규는 특수관계인"… 고려아연 감사위원, 자문사 7곳과 상반된 결론
한국ESG기준원(KCGS)이 고려아연 감사위원 후보 가운데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추천한 박유경 후보에게 찬성 권고를 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후보에 대해서는 "회사와 중요한 거래관계가 있는 법인의 특수관계인"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영풍은 30일 공식 뉴스룸을 통해, KCGS가 28일 공개한 의안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은 권고를 냈다고 밝혔다. 오는 9월 9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표결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지금까지 나온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 8곳의 권고 가운데 가장 최근이다.
영풍에 따르면 KCGS는 이번 감사위원 선임 안건의 본질을 단순한 회계·감사 전문성 비교가 아니라, 회사 자금이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게 사용됐는지와 그 과정에서 경영진과의 이해상충은 없었는지를 감시할 감사위원회의 실질적 기능을 회복하는 문제로 판단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를 둘러싼 원아시아펀드 투자,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대규모 유상증자 등을 그 핵심 지배구조 쟁점으로 지목했다는 설명이다. 현 감사위원회에 대해서도 유상증자 안건에 찬성했고 관련 사안의 독립적 조사 요구에 외부 절차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취했다는 점을 들어, 경영진 견제 기능을 발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영풍은 전했다.
백인규 후보에 대해서는 한국 딜로이트그룹 이사회 의장 및 ESG센터장을 지냈고, 같은 그룹이 고려아연의 주요 전략 사업 관련 재무실사에 참여한 이력을 들어 특수관계인으로 판단했다는 것이 영풍의 설명이다. 반면 박유경 후보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장기간 포트폴리오 기업의 재무성과와 투자 집행을 분석하고 책임투자·기업지배구조 업무를 총괄한 경험을 근거로 적합성을 인정받았다고 영풍은 전했다.
이는 앞서 나온 자문기관 7곳의 권고와는 상반된 결론이다.
ISS,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 한국의결권자문, PIRC, 이건존스 프록시서비스, 한국ESG연구소 등 7개 기관은 백 후보에게 찬성, 박 후보에게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백 후보가 회계법인에서 장기간 외부감사와 회계처리 적정성 검토, 재무실사 업무를 수행한 경력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 감사위원 선임에는 상법상 '3%룰'이 적용된다.
3%룰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제도로, 대주주의 영향력이 이사회 감시 기능인 감사위원회 구성까지 미치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다. 이 때문에 이번 표결 결과는 최대주주보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표심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 소액주주들도 지난 25일 서스틴베스트, KCGS, 한국의결권자문 등에 공개 질의서를 보내 "후보의 경력·전문성뿐 아니라 현 경영진을 실제로 독립적으로 견제하고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핵심 기준으로 평가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한국ESG기준원의 이번 권고는 고려아연 임시주총의 핵심이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실질적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있다는 점을 정확히 짚은 분석"이라며 "주주들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감사위원을 선임해 관련 지배구조 쟁점에 대한 독립적이고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KCGS는 같은 보고서에서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주주제안한 이준봉·심혜섭 독립이사 후보에도 찬성 권고를 냈고,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에도 찬성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