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후발 3사 '다른 셈법'…키움 '외형'·하나 '균형'·신한 '내실'
키움 발행어음 1.8조로 선두…연말 3조 목표 유지 온라인 판매·높은 금리 앞세워 외형 확대 지속 하나 1.1조 돌파…조달·운용 균형 맞춰 성장 신한 2900억 '속도조절'…ALM·수익성에 방점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발행어음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키움증권과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높은 금리를 앞세워 빠르게 잔액을 늘리는 반면 하나증권은 조달과 운용 간 균형에, 신한투자증권은 수익성과 유동성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키움 1.8조로 선두…연말 '3조' 목표 유지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1조8160억원으로 후발 3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지난해 말 3337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173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판매와 높은 금리를 빠른 성장의 배경으로 꼽았다. 키움증권은 지난 6월 30일 1년 만기 약정형 발행어음 금리를 연 4.00%로 책정하며 고금리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을 중심으로 판매해 고정비를 낮추고, 이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제공으로 연결한 것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타 발행어음 사업자 대비 높은 금리와 자산관리 역량 등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말 3조원 목표도 유지한다. 최근 증가세는 다소 정체됐지만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발행어음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고 운용자산 확보에도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하반기에도 시장성 자산 70~80%, 비시장성 자산 20~30%의 운용 기조를 유지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시장성 자산은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빠르게 반영되는 만큼 만기 도래에 따라 유동성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운용할 예정"이라며 "기업대출과 사모사채, 모험자본 출자, 부동산 등 비시장성 자산도 적극 발굴·편입해 초과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도 1조 돌파…외형보다 조달·운용 '균형'
하나증권도 발행어음 잔액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해 1분기 4367억원에서 상반기 6452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 24일 기준으로는 약 1조1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연말 목표는 2조원이다.
다만 하나증권은 잔액 확대 속도보다 조달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산을 함께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조달 자금은 A등급 회사채와 중견·중소기업 대출, 코스닥벤처펀드, 벤처투자조합 등에 투자하고 있다.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 등 현금화가 쉬운 자산도 함께 편입해 유동성을 관리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향후에도 시장 상황에 따라 조달과 운용의 균형을 정교하게 맞춰나갈 방침"이라며 "단순한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고 투자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후속 금융 솔루션까지 제공해 기업에는 성장 자금을, 고객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 2900억…"잰걸음보다 바른걸음"
신한투자증권은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리다. 발행어음 잔액은 1분기 1048억원에서 상반기 29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지만 키움증권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외형 경쟁보다 수익성과 유동성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 자금을 먼저 끌어모으기보다 운용자산 확보에 맞춰 발행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잰걸음보다 바른걸음’이라는 방향"이라며 "사업 초기부터 외형 경쟁보다 건전한 유동성 관리와 모험자본 공급 기반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한 금리 경쟁을 통한 외형 확대보다 건전한 자산부채관리(ALM) 원칙과 수익성을 고려한 운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