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화투자證, 증시 호황에도 운용실적 급감...금리 변동성에 채권운용 발목
현대차증권 상반기 자산운용 순영업수익 224억원·전년比 78.4% 급감 한화투자증권 Trading 순영업수익 162억원·65.3% 감소 NH·KB·키움·신한 등은 운용실적 두 자릿수 성장...같은 변동성 속 리스크 대응력 차별화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 리테일 부문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현대차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자산운용·트레이딩 실적이 큰 폭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위탁매매 수익은 확대됐지만, 상반기 채권금리 상승과 시장 변동성 확대가 운용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사업부문별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2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의 올해 상반기 자산운용 순영업수익은 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4%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1000억원을 웃돌았던 수익이 1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상반기 급격한 시장금리 상승으로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이 확대되는 등 채권운용 수익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자산운용부문 영업활동과 관련해 발생한 손해배상금 245억원은 회계기준상 영업외수익으로 반영됐다. 해당 금액을 운용 관련 성과에 포함해 감안하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은 54.9%에 달한다. 즉 일회성 영업외수익을 제외하면 자산운용 본연의 수익성 저하가 더욱 두드러진 셈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산운용 부문의 순이자손익은 640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상품 관련 순손익에서 42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외환거래손익도 11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기타영업손익 131억원 등을 더한 자산운용 부문 영업이익은 92억원에 그쳤다. 이자손익이 일정 수준 방어됐음에도 금융상품 평가·매매와 외환 관련 손실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한 셈이다.
이는 리테일 부문의 가파른 성장세와는 대조적이다. 현대차증권의 상반기 위탁·금융상품 순영업수익은 1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9% 증가했다. 반면 자산운용 순영업수익이 급감하고 IB 순영업수익도 192억원으로 33.9% 감소하면서 전체 사업부문 실적 개선에는 제약으로 작용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Trading 부문 순영업수익은 162억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3%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27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Trading 부문은 올해 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채권 평가 부담이 Trading 실적 저하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의 상반기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채권에서 1753억7000만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반면 평가이익은 36억8000만원에 그쳤다. 평가손익만 단순 상계하면 약 1717억원의 순손실이다.
다만 채권 처분에서는 약 359억원의 이익과 309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약 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해당 계정 전체가 Trading 부문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상승 과정에서 보유 채권의 평가 부담이 크게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리테일과 법인영업에서는 증시 호황 효과가 뚜렷했다. 상반기 WM 순영업수익은 21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9% 증가했고 Wholesale 부문도 361억원으로 96.9% 늘었다. 그러나 Trading과 IB 부문이 동시에 부진하면서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6%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의 운용 부진은 같은 시장 환경에서 주요 경쟁사들이 관련 수익을 확대한 것과 대조된다. 각사가 운용·S&T·상품운용 등 서로 다른 기준으로 사업부문 실적을 집계하는 만큼 절대금액을 직접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실적 방향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운용부문 수익은 8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했다. 회사 측은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변동성 구간에서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S&T 총영업이익이 4342억원으로 83.0% 늘었다. 메자닌과 전략자산뿐 아니라 FX와 자기자본 운용, ELS, 글로벌 채권 영업 등의 수익이 확대됐다.
키움증권 역시 S&T·운용손익도 40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4% 증가했다.
증권사별 집계 범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대차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의 운용실적 감소세는 같은 기간 실적을 확대한 일부 증권사와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같은 시장 변동성에 노출됐음에도 운용 성과가 엇갈린 배경에는 자산별 익스포저와 포트폴리오 구성뿐 아니라 듀레이션 조정과 헤지 등 금리 변동에 대한 대응력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채권 비중이 높은 운용 포트폴리오의 경우 금리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르내리면서 포지션 관리 난도가 높아졌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8월 말 2.4%에서 올해 2월 말 3.0%로 오른 데 이어 중동 지역 갈등이 확대된 3월 23일에는 3.6%까지 상승했다. 이후 4월 중순 3.33%까지 하락했다가 같은 달 말 다시 3.60%로 오르는 등 상반기 내내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회사채 3년물(AA-) 금리 역시 5월 초 4.27%까지 상승하면서 채권 운용 부담을 키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금리 방향성이 빠르게 바뀌면서 채권 평가손익 변동성이 커졌고, 증권사별로 듀레이션이나 헤지 포지션에 따라 운용 성과가 크게 엇갈렸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거래대금 증가 효과가 둔화할 경우 채권을 비롯한 운용부문의 수익성 회복 여부가 전체 실적의 안정성을 좌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