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이재용·최태원 회장 잇단 회동에 국민의힘 "주 52시간 규제 완화 등 규제 혁파 지지부진" 비판
- 국힘 '대통령이 부르면 거절이 없다. 재계 총수도 예외는 아니다' 논평 - "실리콘밸리 총수를 매달 불러 사업 현황 점검하는 미국 대통령은 없다" ..."손봐야 할 규제는 그대로 둔 채 총수만 불러 또 다른 숙제 안겨"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와 잇달아 회동에 나서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호남 반도체·새만금 등 정부 표 프로젝트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속도를 독촉하는 자리로 바뀌고 있다"며 "사실상 '소환'으로 비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재계에서는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배임죄 개선, 상속세 완화 등은 지지부진한 반면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7일 '대통령이 부르면 거절이 없다. 재계 총수도 예외는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올 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7번 대통령을 만났다"며 "이재용 회장 기준 월 두 번꼴. 실리콘밸리 총수를 매달 불러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미국 대통령은 없다"고 꼬집었다.
최보윤 대변인은 "순방 동행이나 경제계 간담회는 옛말"이라며 "이제는 호남 반도체·새만금 등 정부 표 프로젝트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속도를 독촉하는 자리로 바뀌고 있다. 소통을 넘어 사실상 '소환'으로 비칠 지경이다. 정작 기업들은 안팎에서 밀려드는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영남 투자는 언급하지 않고 호남 쪽 프로젝트만 비판하면서 국민의힘 지지세력 입맛을 맞춘 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최보윤 대변인은 "정부가 800조 원 규모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의 투자 압박까지 거세지고 있다"며 "미국 상무장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해 미국 내 메모리 생산시설 투자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두 기업은 이미 미국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에 370억 달러,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에 38억 7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도 또다시 추가 투자 압박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52시간제 규제 완화 등 재계가 요구하는 규제 개선은 더디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보윤 대변인은 "정부가 대규모 프로젝트의 속도를 재촉하는 동안 재계가 줄곧 호소해 온 주 52시간 규제 완화와 배임죄 규정 개선 등은 지지부진하다"며 "기업이 원하는 규제 혁파에는 더디면서 정부가 원하는 투자에는 '전격전'을 주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안팎의 부담이 고스란히 기업 몫으로 쌓이는 동안 정부는 무엇을 했나"라며 "손봐야 할 규제는 그대로 둔 채 총수만 부지런히 불러 또 다른 숙제를 안긴 것 말고 무엇을 했느냐. 나라의 미래 동력을 지켜야 할 정부가 그 동력을 만드는 이들의 등만 떠밀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재계는 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배임죄 개선, 상속세 및 법인세 완화 등 기업이 요구하는 규제 개혁 과제는 지지부진한 반면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에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최보윤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대기업 총수만 만나지 말고 함께 버티고 있는 중견·벤처 기업인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 동력에 필요한 것은 총수를 자주 부르는 대통령이 아니라 기업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대통령"이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최태원 회장과 회동한 데 이어 지난 26일 이재용 회장과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친 직후 이뤄진 회동이라는 점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추가 투자 요구 속에서 대미 투자가 주요 의제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용수 등 필수 인프라 확보 및 정부 지원 방안도 주요 현안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비공개 일정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회동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조만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의 회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경제신문 닛케이는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 등 재계 총수외의 연쇄 회동에 대해 "정권의 필요에 따라 한국 대기업 총수들이 협력을 요구받고 있다"며 "민간 투자를 외교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