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 최대실적' 나란히 찍은 삼성화재·삼성생명…비결은 '내실'과 '체력'
삼성생명 상반기 순이익 1조8935억원 35.8%↑·삼성화재 1조3723억원 10.2%↑…나란히 반기 최대 삼성화재, 신계약 CSM 12.6% 줄었지만 배수 13.9배·유지율 6%p 안팎 개선…"밸류체인 전반 내실성장 운영의 결과" 삼성생명, 자기자본 반년 새 64.8조→147조…시장위험액 74.3조 불어도 킥스 208% 방어 S&P, 삼성화재 신용등급 'AA' 상향…삼성생명 보험손익 감소엔 "경상 수준 회복 전망"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나란히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갈아치웠다. 눈에 띄는 건 기록을 만든 방식이다. 삼성화재는 신계약 규모를 줄이면서도 계약의 질을 끌어올린 '내실'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가 랠리를 자본 체력으로 소화해낸 '체력'으로 각각 최대 실적의 토대를 다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특정한 단기 조치가 있었다기보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품·심사·채널 등 밸류체인 전반을 내실성장 중심으로 운영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27일 <녹색경제신문>이 두 회사의 2026년 상반기 경영실적 자료와 팩트북을 분석한 결과 삼성생명의 상반기 지배주주 연결 순이익은 1조89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8% 늘었고, 삼성화재는 1조3723억원으로 10.2% 증가하며 IFRS17 도입 이후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신계약 CSM(계약서비스마진)은 1조2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줄었다. CSM은 보험계약에서 미래에 발생할 이익의 현재가치로, 보험사의 장기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표면만 보면 역성장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신계약 보험료 대비 CSM 창출력을 보여주는 보장성 CSM 배수는 12.8배에서 13.9배로 1.1배 개선됐고, 인보험은 14.8배에 달했다. 덜 팔았지만 판 계약마다 더 남긴 셈이다. 그 결과 CSM 총량은 14조594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계약의 질은 유지율에서도 확인된다. 상반기 보장성 유지율은 25회차가 전년 동기 70.1%에서 76.0%로, 37회차가 53.9%에서 60.2%로 6%포인트 안팎씩 뛰었다. 가입 2~3년차 계약에서 업계에 보기 드문 개선 폭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유지율 개선에 대해 "계약의 질을 관리하는 노력은 성격상 시간이 지나야 지표에 반영되는 만큼, 가입 기간이 오래된 고회차 계약에서 개선 폭이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실은 손익 전반으로 번졌다. 자동차보험은 2분기 손해율이 82.0%까지 내려오며 분기 손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일반보험 손익은 1880억원으로 75.6% 급증했다. 영국 로이즈 계열 캐노피우스 지분 투자손익은 1685억원으로 247.6% 늘었고 해외법인 수익도 43.3% 증가하며 해외 성장도 본격화됐다.
체질 개선은 외부 검증으로 돌아왔다. 지난 7월 S&P는 삼성화재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했다. 회사에 따르면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등급이다. 3월에는 자사주 소각을 완료해 보유비율을 13.4%에서 10.8%로 낮췄고, 6월 말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282.8%,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220.2%로 반년 새 49.5%포인트 뛰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 방향에 대해 "미래 가치와 근본적 체질 개선, 수익성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 인보험 매출 회복과 채널 생산성 증대를 통해 신계약 CSM 창출과 미래 이익 기반 강화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다만 유지율은 분기별로 등락이 있는 지표인 만큼 하반기에도 누계 기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의 상반기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만든 기회를 리스크 관리로 소화해낸 반기였다. 6월 말 자기자본은 147조원으로 지난해 말 64.8조원에서 반년 만에 2.3배로 불었다. 삼성전자 지분 평가이익이 77.2조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주가 상승은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보유 주식 가치가 커지면서 킥스 시장위험액이 6월 말 74.3조원까지 불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킥스비율은 208%로 안정권을 지켰고, 자본의 질을 보여주는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오히려 지난해 말 156%에서 177%로 개선됐다. 삼성전자 주가가 1만원 움직일 때 킥스 변동은 0.1%포인트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본업의 성장성도 뚜렷했다. 상반기 신계약 CSM은 1조7175억원으로 20.4% 늘었고, CSM 잔액은 13.7조원으로 반년 새 0.5조원 증가했다. 특히 종신보험 신계약 CSM이 2570억원에서 536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며 성장을 이끌었다. 금리 상승기 환급형·단기납 종신 수요를 포착한 결과다. 전속 설계사(FC)는 3만5540명으로 1년 새 10.2% 늘어 업계 전반의 조직 축소 흐름과 대비됐고, 방카슈랑스 APE는 63.7% 급증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건강보험 및 종신보험 판매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신계약 CSM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험서비스손익은 5330억원으로 35.9% 감소했다. 일회성 퇴직충당금 526억원과 인건비 증가 300억원을 제외하면 6157억원 수준이며, 실손 담보 손해율은 2분기 111%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본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상적인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