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LG전자 “AIDV 승부처는 인캐빈 AI”···새로운 수익모델 만든다
“주행은 기본 기능으로…차별화·수익화는 인캐빈 AI에서” 집까지 AI 에이전트로 연결…가전·TV·텔레매틱스 역량 접목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LG전자가 인공지능 정의 차량(AIDV·AI Defined Vehicle)의 차세대 승부처로 ‘인캐빈(In-cabin) AI’를 지목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성숙할수록 차량이 스스로 달리는 능력 자체는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고, 탑승자가 이동 시간 동안 어떤 경험과 서비스를 누리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홍현택 LG전자 VS사업본부 연구위원은 27일 열린 자율주행모빌리티 산업전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이 성숙하기도 전에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AIDV가 새로운 화두가 됐다”며 “결국 AIDV에서 핵심은 고객에게 어떤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느냐”라고 말했다.
SDV가 차량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AIDV에서는 AI가 각각의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이용자의 상황과 의도에 맞는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가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인캐빈 AI다. 자율주행 레벨이 높아질수록 운전자의 주시 부담과 직접 운전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차량 내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차량을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업무와 학습, 놀이, 휴식이 가능한 생활공간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동 중 업무를 보거나 자녀가 학습 콘텐츠를 이용하고, 게임과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차량 내 AI의 역할도 단순한 ‘명령 실행’에서 ‘예측과 실행’으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음성과 시선, 감정, 생체정보, 주변 상황 등을 함께 분석하는 멀티모달 기술을 통해 AI가 탑승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제안·실행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이를 △멀티모달 인터랙션 △개인화 △에이전트 AI 등 세 축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운전자를 식별해 저장된 좌석이나 공조 설정을 불러오는 것을 넘어 같은 사람이라도 피로도나 감정 등 현재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LG전자는 차량 내의 경험을 집안 내 가전과 연동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가령 차량이 운전자의 피로도가 높다고 판단하면 귀가 전에 집안의 조명이나 공조 등 생활환경을 미리 조정하는 식이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생활가전과 AI홈 플랫폼을 차량 서비스의 차별화 요소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전장사업도 최대한 활용한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와 운전자 인식, 시선 추적 등 인캐빈 센싱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솔루션도 사업화하고 있다. 텔레매틱스 역시 차량과 모바일·홈을 하나의 사용자 맥락으로 연결하는 기반 기술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LG전자는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홍 연구위원은 “드라이빙은 차량이 가져야 하는 기본 기능이 될 것”이라며 “인캐빈 AI는 고객별 가치와 상황별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 비즈니스 레벨의 가치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의 긴 개발주기와 빠른 AI 기술 발전 속도 간 격차는 풀어야 할 과제다. 차량용 AI는 일반 생성형 AI와 달리 오작동이 사고나 리콜로 이어질 수 있어 기능 안전과 사이버보안, 개인정보 보호 등 높은 신뢰성이 요구된다. 확률적으로 결과를 내놓는 AI를 안전 규제가 엄격한 자동차 환경에서 어떻게 통제할지도 핵심 기술 과제로 꼽힌다.
홍 연구위원은 “결국 수익화 핵심”이라며 “이런 기술이 발전하려면 돈이 돌아야 하고, 차량에서 서비스 수익화를 어떻게 할지가 가장 중요한 고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