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5시20분…삼전 사고 하이닉스 판 외국인, 다시 갈림길

오전 4시22분 기준 엔비디아 1.0%↓·마이크론 0.8%↑·SOXL 0.7%↑ 美 7월 PCE 3.7%, 예상치 상회…엔비디아 실적·가이던스가 금리 부담과 맞대결 외국인 코스피 현물 1051억원 매도·선물 1803억원 매수 삼성전자 6713억원 순매수, SK하이닉스 3821억원 순매도…종목별 수급 분리

2026-08-27     한순구 기자
엔비디아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목요일 국내 증시는 한국시간 오전 5시20분께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과 외국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매 방향에 따라 개장 초반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4시22분 기준 미국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장지수펀드(ETF)인 SPY는 0.12%,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QQQ는 0.21% 상승하고 있다. 반면 엔비디아는 1.02%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0.80%,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은 0.74% 오르고 있다. 미국 증시 전체가 뚜렷한 위험회피로 기울기보다는 엔비디아 실적을 앞두고 반도체 종목별 주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전날 외국인이 코스피 현물을 4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면서도 코스피200 선물은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순매수했지만 SK하이닉스는 순매도해 두 종목의 수급도 갈렸다.

따라서 이날 개장 전에는 엔비디아 실적의 예상치 상회 여부만 보기보다 다음 분기 매출 전망과 매출총이익률, 시간외 주가 반응, 외국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매매​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엔비디아 실적 오전 5시20분…6시 컨퍼런스콜도 중요

엔비디아는 한국시간 27일 오전 5시20분께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컨퍼런스콜은 오전 6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엔비디아의 2분기 매출 전망치는 921억8000만달러다. 전년 동기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3분기 매출 전망치는 1042억달러, 매출총이익률은 약 75%로 예상되고 있다.

옵션시장에서는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가 위아래로 약 5.4%, 시가총액 기준 약 2800억달러 움직일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매출 자체보다 차세대 ‘루빈’ 제품의 양산 속도와 AI 데이터센터 투자금융, 메모리 가격 상승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주요 확인 대상으로 꼽힌다.

엔비디아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더라도 다음 분기 전망이나 매출총이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시간외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실제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8차례 실적 발표일 가운데 6차례 하락했다.

 

美 PCE 3.7%…호실적에도 금리 부담 남아

엔비디아 실적을 앞두고 발표된 미국 물가는 예상보다 높았다.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시장 전망치 3.6%를 웃돌았다.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1.5%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기준 38.1%로 반영됐다.

엘런 젠트너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물가 지표 하나만으로 9월 회의의 판단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지표가 이어지면 연준이 움직여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내더라도 물가와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하면 기술주 주가 상승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날 국내장에서도 미국 실적과 금리 신호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외국인, 삼성전자 6713억원 사고 하이닉스 3821억원 팔았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5.47포인트, 0.97% 오른 6808.21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1.75% 오른 26만1500원, SK하이닉스는 0.60% 상승한 16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외국인의 두 종목 매매 방향은 반대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6713억원 순매수한 반면 SK하이닉스는 3821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외국인 순매수와 순매도 1위 종목이었다.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발표 이후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와 추가 환원 기대가 일부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실적을 앞둔 HBM 수요 확인과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효과가 동시에 반영되는 구간이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마이크론과 엔비디아가 함께 상승하면 국내 메모리주의 동반 반등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엔비디아가 상승해도 마이크론이 하락하거나 SK하이닉스에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 GPU와 메모리주의 수급이 분리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현물은 팔고 선물은 샀다…외국인 방향 아직 확정되지 않아

외국인은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51억원을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반면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약 1803억원을 순매수했다. 현물시장 전체에서는 매도했지만 선물에서는 지수 상승에 대응하는 포지션을 취한 것이다.

기관은 코스피에서 7648억원을 순매수했고 기타법인은 1조5981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 임직원 주식보상 목적 매입과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소각 물량이 기타법인 순매수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조정을 둘러싼 부담은 남아 있지만, 26일 실제 시장에서 지수 하단을 받친 수급은 연기금 리밸런싱보다 기관과 기타법인 매수였다.

특히 코스피 거래량은 3억2700만주로 올해 일평균 거래량 7억100만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 물량이 지수와 개별 종목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커진 셈이다.

이날에는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매수가 이어지는지, 삼성전자 순매수가 SK하이닉스로 확산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중국 AI는 美클라우드와 협상…메모리 수요의 간접 신호

중국에서는 문샷AI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구글 등 미국 클라우드 기업과 자사 ‘키미 K3’ 모델의 매출 배분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계약이 성사되면 중국 AI 기업과 미국 대형 클라우드 기업 사이의 첫 대형 수익배분 사례가 될 수 있다.

다만 협상 자체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공급 확대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클라우드 탑재 규모와 연산 인프라 증설, 사용되는 가속기와 메모리 종류가 추가로 확인돼야 한다.

 

호르무즈 합의에도 통항량은 평소보다 적어

중동에서는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해협의 관리와 수익 배분에 합의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 선박 통항량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선박정보업체 클플러 집계에 따르면 25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5척으로 최근 10일 평균 15척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이란이 지정한 선박 45척의 블랙리스트를 우려해 일부 인도 정유사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해당 선박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점도 운송 정상화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27일 오전 4시22분 기준 미국 원유 ETF인 USO는 1.05% 상승하고 있다. 호르무즈 합의 보도에도 실제 원유 운송 정상화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유가가 하락 일변도로 움직이지는 않는 모습이다.

 

개장 전 핵심 신호는 실적보다 ‘주가 반응’

목요일 국내장 개장 전 첫 번째 신호는 엔비디아가 매출 921억8000만달러와 매출총이익률 약 75%라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는지다.

두 번째는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의 시간외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다. 엔비디아만 상승하고 마이크론이 약세를 보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세 번째는 외국인이 전날처럼 삼성전자는 사고 SK하이닉스는 파는지, 코스피200 선물 매수를 유지하는지다. 외국인 선물과 두 반도체 대형주 현물 매수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지수 수급 개선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엔비디아 시간외 주가가 하락하고 외국인 선물까지 매도로 돌아선다면 기관과 자사주 매입 수급만으로 지수를 지탱할 수 있는지가 목요일 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