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인니법인장에 KB 출신 외부인사 영입…부코핀 경험 통할까

해외법인장 첫 외부 수혈…장지규 전 KB뱅크 전략 담당 임원 선임 현지화·중기금융 확대와 함께 건전성 관리 시험대

2026-08-26     박지안 기자
[사진=IBK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IBK기업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수장에 KB국민은행 출신 장지규 전 KB뱅크 전략 담당 임원을 영입했다. 해외 법인장 자리에 외부 인사를 선임한 것은 처음이다. 장 신임 법인장이 KB의 인도네시아 사업 재편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IBK인도네시아은행의 현지화와 건전성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본부장급 개방형 직위 공개채용을 통해 장지규 신임 IBK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을 임용했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해외 법인장에 내부 인사를 주로 배치해 왔으나 이번에는 외부 공모를 통해 경쟁사 출신 현지 전문가를 수혈했다.

장 법인장은 KB국민은행 글로벌 부문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서 전략 업무를 맡아 온 인물이다. KB국민은행이 2020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에는 현지 법인의 전략 담당 이사로 활동했다. 부코핀은행은 KB 인수 후 ‘KB부코핀’을 거쳐 현재 ‘KB뱅크(KB Bank Indonesia)’로 사명을 바꿨다.

장 법인장은 부코핀의 리브랜딩과 사업 재편이 진행되던 시기에 전략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KB는 부실여신 정리와 비용 효율화, 리스크 관리 강화, 디지털 전환, 리테일·중소기업금융 확대 등을 축으로 현지 법인 정상화를 추진했다. 이후 장 법인장은 KB뱅크의 자회사인 KB뱅크 샤리아에서도 전략 업무를 맡아 인도네시아 이슬람금융 시장을 경험했다.

기업은행이 장 법인장을 선택한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법인의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 필요성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지난해 현지은행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 손상차손 영향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대출 성장세는 이어졌지만 충당금 부담과 비용 증가가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기업은행은 장 법인장 영입을 계기로 현지 진출 국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현지 기업·개인 고객 기반도 넓힌다는 구상이다. 다만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한국계 은행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현지화 수준과 여신 심사 역량에 따라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 단순한 외형 확대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성적표는 엇갈린다. 하나은행은 장기간 현지 영업망을 구축하며 수익성을 키운 반면, KB국민은행은 부코핀 인수 이후 이어진 부실과 자본 투입 부담을 줄이는 정상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현지법인의 내부통제와 충당금 부담이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장 법인장의 부코핀 경험이 IBK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대형 현지은행 인수 이후 조직 통합과 자산건전성 관리, 현지 규제 대응을 경험했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부코핀 사례가 장기간 대규모 자본 투입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던 만큼 IBK가 기대하는 역할은 공격적인 외형 확장보다는 부실을 사전에 관리하고 현지 조직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은행은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인도네시아 법인에 활력과 역동성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지 진출 중소기업 금융지원은 물론 철저한 건전성 관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장 법인장의 첫 시험대는 성장과 건전성의 균형이 될 전망이다. 한국계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기업은행의 기존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고객을 늘리고 부실 위험을 통제해야 한다. 기업은행의 첫 해외법인장 외부 영입이 단순한 인사 실험을 넘어 인도네시아 사업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