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2분기 순익 55% 급증…반등 이끈 건 '당국발 가정변경 환입'
2분기 순이익 7111억원으로 54.6%↑…상반기 9796억원 8.0%↑ 2분기 보험손익 증가분 2941억 중 2721억(92.5%)이 손실부담계약 환입…순이익 증가액(2512억)보다 커 DB손보 "당국 계리가정 선진화 가이드라인 변경 영향"…하반기 지속엔 답 없어 장기 예실차 -1954억, 적자 폭 3.4배로…자동차보험 손익은 80.7%↓ 자본총계 25.3% 급증…이익잉여금 기여 17.6%, 신종자본증권은 반기 만에 2배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DB손해보험의 2분기 순이익이 71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12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이 계리가정 기준을 바꾸면서 생긴 '손실계약 환입' 한 항목의 개선 폭이 2721억원으로, 순이익 증가분 전체보다 크다. 같은 기간 보험금 예실차와 자동차보험 등 본업 지표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2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DB손보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7111억원으로 전년 동기(4599억원) 대비 54.6% 증가했다. 회사의 2026년 2분기 팩트시트(별도 기준)와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 공시를 분석한 결과다. 1분기 순이익이 26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9% 급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분기 만에 164.8% 뛰어오른 셈이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9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보험손익 증가분 92%가 한 항목…회사 "당국 가이드라인 변경 영향"
반등의 내용을 뜯어보면 무게중심이 한 곳에 쏠려 있다. 2분기 보험손익은 5618억원으로 전년 동기(2677억원)보다 2941억원 늘었는데, 이 가운데 2721억원(92.5%)이 '손실부담계약비용' 한 항목에서 나왔다. 지난해 2분기 352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던 이 항목은 올해 2분기 2369억원 환입으로 돌아섰다. 이 항목의 개선폭은 2분기 순이익 증가액(2512억원)보다도 크고, 상반기 기준으로도 개선폭(2245억원)이 보험손익 증가분(1180억원)을 웃돈다.
손실부담계약비용은 보험계약에서 손실이 예상될 때 미리 인식했다가 손실 요인이 해소되면 환입되는 IFRS17 회계 항목이다. 환입의 성격에 대해 DB손해보험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가정 변경으로 인한 손실계약 환입이 발생해 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해당 가정 변경은 "당국의 계리가정 선진화 가이드라인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자체 판단으로 가정을 조정한 것이 아니라 당국의 산출 기준 변경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환입이라는 의미다.
실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보험업권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손해율·사업비 가정 가이드라인을 올해 2분기 결산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환입이 반영된 시점과 겹친다.
다만 이 가이드라인은 일부 계리가정이 낙관적으로 설정돼 보험부채가 과소평가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보수적 산출을 유도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세부 적용 방식과 계약 구성에 따라 회사별 손익 영향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보수화 방향의 기준 변경 과정에서 대규모 이익 환입이 발생한 구체 경위에 대해 회사는 어떤 가정 항목이 바뀌었는지 밝히지 않았다.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는 성격인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가이드라인은 전 보험사 2분기 결산에 공통 적용됐지만, 환입이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일부 회사의 사정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금리가 오르면서 보험부채 평가액이 줄어 실적이 개선되는 현상은 일반적"이라면서도 "손실부담계약 환입이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은 업계 공통보다는 특정 회사에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환입은 그간 손실로 인식해 둔 계약이 있어야 발생하는 만큼, 같은 기준이 적용돼도 환입 규모는 각사가 안고 있던 손실계약 규모에 따라 갈리게 된다.
예실차·자동차보험…본업 지표는 반대 방향
같은 기간 영업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들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보험금이 예상보다 얼마나 더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장기보험 보험금 예실차는 상반기 마이너스 1954억원으로, 전년 동기(-573억원)보다 적자 폭이 3.4배로 커졌다. 회사 관계자는 "전년 대비 장기위험손해율이 상승한 영향"이라며 구체적인 담보별 내역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예실차 악화를 개별사 요인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실차는 상품 판매나 보험금 지급뿐 아니라 당국 규제, 과거 의료파업 같은 대외 요인의 영향도 받는다"며 "특정 담보 하나가 공통 요인이라기보다 여러 복합 요인이 작용한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은 상반기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777억원) 대비 80.7% 급감했다. 미래 이익의 현재 몫인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액도 6359억원으로 2.2% 줄었고, 분기 중 CSM 조정액은 2분기 마이너스 4042억원으로 돌아섰다. 신계약 CSM 유입 역시 6246억원에서 5861억원으로 6.2% 줄었다. 원수보험료가 9조8525억원으로 5.9% 늘며 외형은 성장했지만, 성장이 이익으로 연결되지 못한 모습이다. 다만 일반보험은 상반기 24억원 적자로 전년 동기(-583억원)보다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자본 25% 급증했지만…이익이 쌓은 몫은 18%
재무 지표의 외형도 크게 개선됐다. 6월 말 자본총계는 12조3455억원으로 지난해 말(9조8549억원)보다 25.3% 늘었다.
다만 증가분 2조4906억원을 뜯어보면 이익잉여금 증가는 4385억원(17.6%)에 그친다. 가장 큰 몫은 기타포괄손익 개선분 1조1349억원(45.6%)이다. 금리 상승으로 보험부채 평가액이 줄어든 효과가 자산 쪽 평가 변동을 웃돈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잔여보장 기준 최선추정부채(BEL)는 연초 8조1469억원에서 6월 말 3조2012억원으로 반기 만에 60.7% 감소했는데, 이 중 할인율 변경으로 인한 감소분만 4조4124억원에 달했다. 금리가 되돌아서면 자본도 상당 부분 되돌려질 수 있는 구조다.
나머지 8802억원(35.3%)은 신종자본증권 잔액 증가분이다. DB손보의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지난해 말 8650억원에서 6월 말 1조7452억원으로 반기 만에 두 배가 됐다.
자본성증권 중심의 확충은 자본의 질 관리 과제와 맞물린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기준을 50%로 하는 제도 시행방안을 확정했고, 규제는 2027년 1월부터 시행된다. 손실흡수성이 높은 자본금·이익잉여금 등을 중심으로 지급여력을 따로 재는 규제로, 보험업권의 자본증권 의존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발행 배경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지급여력비율 관리와 만기 도래 후순위채 차환이 주목적"이라고 밝혔다. 회사 설명대로라면 이번 증가분에는 순수한 신규 확충 외에 만기가 돌아온 기존 자본성증권을 대체한 몫이 포함된 셈이다. 현재 기본자본 비율 수준에 대해서는 "규제가 아직 시행되지 않아 공시 대상이 아니어서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기본자본 규제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자본건전성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회사별로 사정이 다른 만큼 규제에 안착할 수 있도록 실질 자본 축적과 자산부채관리(ALM) 강화 등 건전성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위에서 최하위로…수익성 내리막 뒤의 반등
이번 반등이 주목되는 것은 직전까지의 흐름 때문이다. 파인(FINE)의 손해보험사 핵심경영지표를 2024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6개 시점에 걸쳐 집계한 결과, DB손보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3.50%에서 1.81%로 낮아지며 5대 손보사 중 2위에서 최하위로 밀렸다. 이 기간 ROA가 직전 분기보다 오른 것은 한 차례뿐이었다. 올해 1분기 순이익 감소폭(-39.9%)도 5대사 중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자산은 52조9000억원에서 59조3000억원으로 12.1% 늘어, 외형은 커지는데 수익성이 빠지는 흐름이 이어져 왔다.
1년 넘게 내리막이던 수익성이 당국발 가정 변경 환입에 힘입어 한 분기 만에 급반등한 만큼, 결국 환입 효과를 걷어낸 하반기 숫자가 이번 반등의 진위를 답하게 된다.